[태화산 편지 317] 고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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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화산 편지 317] 고독
  • 한상도 기자
  • 승인 2015.05.28 09: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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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도(농부 작가)

▲ ⓒ 데일리중앙
어제 하루는 참 많이 외로웠습니다.

깊고 적막한 산중이라 평소에도 그렇지만 집사람마저 서울에 다니러 가고 집에 혼자 있으니 긴긴 겨울밤 만큼이나 외롭고 쓸쓸했습니다. 일상 자체가 묵언수행이었습니다.

흔히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고 합니다. 그만큼 우리는 서로 어울려 살아가고 혼자 있는 것을 견디지 못하고 고통스러워 합니다.

같이 있는 즐거움보다 혼자 있을 때의 외로움을 견디지 못해 연인들이 결혼을 하고 가정을 꾸린다니 고독의 실체를 미루어 짐작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서강대 최진석 교수는 고독이야말로 창조의 원동력이라고 했습니다. 인간은 혼자 있을 때라야 집단이 공유한 기존의 틀과 사고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세계를 만들어갈 수 있다는 것입니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그런 것도 같습니다. 제가 쓰는 이 태화산 편지 또한 어쩌면 그 고독의 산물일 수 있으니까요.

일상의 작고 사소한 것들에 관심을 갖고, 나만의 시각으로 다시 보고 의미를 부여하는 것. 산중이라는 공간도 공간이지만 집단에서 벗어나 나만의 시간을 갖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러니 고독은 외롭고 쓸쓸한 것이 아닙니다. 내가 내 인생의 주인으로 살아가기 위해 받아들이고 즐겨야 할 또다른 일상입니다.

어떻습니까? 이번 주말에는 저와 더불어 나를 찾아 떠나는, 혼자만의 달콤한(?) 고독에 빠져보는 것이.

한상도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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