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도(농부 작가)
마음 같아서는 꼭 그렇게 하고 싶었습니다. 제 편지에 님들이 달아주신 댓글, 편지의 양념이자 님과 제가 소통한 그 흔적들을 편지와 함께 수록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그 많은 댓글을 다시 읽고 정리하느라 적지 않은 시간과 노력도 투자했습니다.
하지만 출판사와 본격적인 작업을 진행하다보니 그것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지나친 욕심이었음을 스스로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댓글은 그 특성상 많이 수록해야 맛이 나는데 그렇게 하자니 책의 분량을 감당할 수가 없습니다. 그렇다고 한두개씩만 골라 넣자니 균형이 맞지 않고 편집도 어색하기만 합니다.
그래서 고민을 거듭하고 출판사와도 협의해 결국 편지만으로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 점 다시 한번 사과드리며 양해해 주십사 하는 간청을 함께 드립니다.
이번 일로 인해 저 자신은 참으로 값진 교훈을 얻었습니다. 아무리 뜻이 좋고 의미가 있다해도 의욕이 지나치면 현실을 망각하게 된다는 사실 말입니다.
그러니 뜨거운 열정 뒷면에는 냉철한 이성이 함께 있어야 한다는 것. 다시금 절감하는 삶의 지혜입니다.
한상도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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