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도(농부 작가)
안양에 살 때는 조기축구회에 나가 일주일에 한두번씩 공을 차곤 했는데 귀농한 뒤로는 한번 만져보지도 못했습니다.
그동안은 그래도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느라 신경 쓸 여력이 없다고 위안을 삼았는데, 이제 조금 자리를 잡고보니 발이 근질거려 참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보름전 영월 동강FC에 가입, 일요일마다 다시 공을 차고 있습니다. 어제는 인천 계양구와의 교류전이 있어 오전 내내 그라운드에서 땀을 쏟았습니다.
제가 축구를 좋아하는 것은 아마도 땀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숨을 헉헉거리며 뛰어다니다 보면 비가 오듯 쏟아지는 땀. 그 땀에 씻겨 빠져나오는 몸안의 노폐물들.
그래서일까요. 땀을 흠뻑 흘리고나면 군살을 덜어낸 것처럼 몸이 가볍고 개운해집니다. 알 수 없는 희열감이 뿜어져 나옵니다. 그러니 뙤약볕이 작열해도 뛰고 달릴 수밖에 없습니다.
어제는 그렇게 공을 차며 흘렸으니 오늘은 또 풀을 뽑으며 쏟아야겠지요. 하루라도 땀을 흘리지 않으면 몸이 답답하고 찜찜해 견딜 수가 없으니까요.
저는 그런데 님은 어떻습니까. 님은 오늘 어디에 얼마나 땀을 쏟으시겠습니까.
한상도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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