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정치권의 새판짜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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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정치권의 새판짜기를 기대한다
  • 이병익 기자
  • 승인 2016.11.22 0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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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익(정치평론가이자 칼럼리스트)
▲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국정농단 사건으로 온 나라가 들끓고 있는 가운데 내년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의 새판짜기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 데일리중앙

최순실게이트로 불리는 국정농단사건으로 온 나라가 시끄럽다. 언론에서 기자들이, 방송에서는 평론가들이, 광화문 광장에서는 시민들이 대통령에 대해 온갖 비난을 하고 있어도 이상할 정도로 대한민국은 굴러간다. 부산의 해운대에서 엘씨티 더샾이라는 건축물에 대한 불법인허가 사건과 특혜분양의혹, 이영복사장의 1천 억 원 대의 비자금을 만들고 정가에 뿌린 희대의 상납스캔들이 있어도 무덤덤하다.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에 대기업을 압박해서 돈을 거둬들였다는 증거들이 나오고 있다. 여기에 청와대 경제수석이 관련되어 있고 최순실의 측근들이 관련되어 이권을 노렸다고 한다. 박근혜 정부가 무리하게 재단을 만들고 재벌들에게 기부를 강요했다고 한다. 과거 군사정부시절을 제외하고도 김영삼 정부, 김대중 정부, 노무현 정부, 이명박 정부에서는 재벌들에게 돈을 거둬들이지 않았을까? 재벌들이 아무런 대가없이 자발적으로 돈을 냈다고 생각하는 국민들은 없을 것이다.

박근혜 정부만 부정비리가 있었던 것도 아니고 과거 정권에서도 밝혀졌거나 터지지 않은 뇌관들은 역대 정부에서도 있었다고 본다. 정치권은 어떨까? 온갖 비리에 추문에 파렴치한 작태를 저지르고도 뻔뻔하게 국회의원직을 유지하고 있는 사람들도 많다. 유권자의 지지를 받았다는 이유만으로 마치 면죄부를 받은 것 마냥 설치는 꼴도 보고 있다. 오죽하면 김영란 법이라는 것을 만들어 제제를 하겠다고 하겠는가? 공직자도 부패하고 정치인도 부패하고 재벌과 기업인도 부패하고 도대체 이 나라가 언제까지 부패의 늪에서 허우적대고 있을지 걱정이다.

어제 동아시아 미래재단의 포럼에서 손학규 대표는 한마디로 구태를 청산하고 7공화국을 열어 나가자고 역설했다. 헌법 개정을 포합하여 권력구조도 바꾸고 정치판의 물갈이를 하자고 했다. 바로 이것이 새 정치를 위한 기본적인 틀이라고 생각한다. 손학규 대표는 권력구조 개편에서 내각제는 분명히 반대한다고 했다. 내각제는 정국불안이 올 것이 자명하다고 말했다. 필자는 이미 내각제 불가를 말한 바가 있다. 부패하고 무능력한 국회의원들이 내각제하에서 번갈아 장관하고 차관하고 하는 꼴을 보고 싶지 않아서이다.

5년 단임제는 범죄정권을 양산하고 있다. 임기 말에는 각종 비리들이 봇물처럼 터져 나오고 레임덕현상으로 식물대통령이 되어 버리고 만다. 무소불위의 대통령권력은 집권초기에 국정의 모든 분야에 자기사람을 쓰면서 국정농단의 빌미를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집권초기에는 공무원들이 권력의 눈치를 보다가 임기 말에는 유력한 차기정권에 줄 대기를 하기도 하고 드러내놓고 복지부동의 자세를 보이기도 한다. 곧 물러날 각부 장관의 영이 설 리도 없다. 이런 폐단을 반복적으로 보아왔음에도 대통령 5년 단임제를 바꾸겠다는 적극적인 자세도 보이지 않는다.

현 야당인 민주당이 문재인 후보가 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아래 헌법 개정과 권력구조 개편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민주당은 헌법 개정에 앞장서기를 촉구하는 바이다. 헌법개정논의가 시행된다고 해도 권력구조개편에 또 다시 이기주의가 작동해서 쉽게 결론이 나지 않을 지도 모른다. 잘 안되면 각 당은 원하는 권력구조개편안을 내놓고 국민투표에 부쳐야 할 것이다. 국민투표는 이럴 때 하라고 있는 제도이다.

헌법 개정을 하기 전에 국회해산부터 해야 할 것으로 본다. 의원들 중에는 선거법위반 사범도 있고 부정과 비리에 연루된 사람도 있다. 국회의원의 품위를 위반한 사례들도 있다. 그래서 모두 의원자격을 내놓고 수사를 받아야하고 죄질에 따라서 의원의 출마자격도 새롭게 검증해야한다. 장관들만 청문회하라는 법이 어디 있는가? 지역구의원들에 대한 자격청문회도 해야 한다. 그래서 정말 깨끗하고 능력 있는 사람들이 국회의원이 되어야 한다.

부정과 비리가 있는 사람은 절대 국민의 대표가 될 수 없도록 해야 한다. 의원의 임기도 2년씩으로 해서 검증을 자주 받게 해야 할 것이다. 정치의 새 틀을 짜려면 제도와 사람이 확실히 바뀌어야 한다. 제 3지대를 말하는 대선후보들은 새판짜기든 7공화국이든 구호로만 하지 말고 구체적인 약속을 제시 하여야한다. 어떻게 정치의 새판을 짜야하겠다는 청사진을 보여 주어야 할 것이다.

이병익 기자 webmaster@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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