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후보 부인과 인터넷 기자의 녹취록 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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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후보 부인과 인터넷 기자의 녹취록 공방
  • 이병익 칼럼니스트
  • 승인 2022.01.18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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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익(칼럼니스트)
윤석열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 김건희씨와 유튜브 방송 '서울의소리' 기자의 통화 내용이 최근 공개돼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MBC 방송화면 캡처)copyright 데일리중앙
윤석열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 김건희씨와 유튜브 방송 '서울의소리' 기자의 통화 내용이 최근 공개돼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MBC 방송화면 캡처)
ⓒ 데일리중앙

김건희 여사와 인터넷신문 '서울의 소리' 소속의 이명수 기자와 통화가 최대의 정치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 두 사람 간의 대화는 52차례 총 7시간 45분간의 분량이었다. '서울의 소리'는 진보를 내세우는 대표적인 좌파 언론이다. 좌파 언론인이 우파 대통령 후보의 부인과 공식 인터뷰라면 요청받은 김건희씨가 거절했을 수도 있고 소극적으로 응했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횟수나 시간으로 봐서 두 사람의 친밀도가 매우 높았을 것이라 추정한다. 실제로 호칭을 누님과 동생으로 호칭하기도 했다. 김건희 여사가 이 기자에 대한 경계가 풀어졌음을 보여준다. 김건희씨는 이명수씨가 기자라는 사실을 잊고 편한 동생으로 생각하고 진실과 과장이 섞인 발언을 쏟아낸 것으로 보인다. 후보의 부인으로서 경솔하기도 하고 또 천박한 모습을 보여준 것 같다. 우리가 화면 속에서 본 차분하고 조신하게 본 김건희 여사의 모습이 아닌 것 같아서 당황한 사람들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이명수 기자는 왜 통화내용을 녹취했으며 방송에 제보했는가를 보면 확실한 목적이 있어 보인다. 처음부터 의도적으로 접근을 했고 대화 내용을 편집해서 mbc에 넘겼다. 이 사실에 대해서 여당은 국민의 알 권리를 주장하고 야당은 선거개입이나 공작으로 보고 있다. 법원은 몇 가지 조건을 걸고 방송을 허가했다. 소송 진행중인 사건에 대한 대화내용, 언론사에 대한 불만 표현, 정치성이 없는 개인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못하도록 했다. 첫 방송은 여당 측이 원하는 내용에 못 미친 것으로 보이고 야당 측에서는 약간의 안도감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mbc는 2차 방송을 앞두고 있는데 그 내용에 대해서 설왕설래 하고 있다.

이명수 기자의 녹취제보 행위는 기자의 시각으로 보면 부끄러운 일이다. 취재원을 보호해야 할 책임을 가진 기자가 취재원을 노출시킨 정도를 넘어서 곤경에 빠뜨리는 짓을 했다. 일반적인 기자의 행태와는 분명히 다르다. 기자라면 공개를 할 때 취재원의 동의를 구해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므로 이것은 기자가 아닌 사람의 사적인 대화라고 규정할 수밖에 없다. 이 기자는 잠시 비난을 감수 할 수 있겠지만 김 여사는 후폭풍을 고스란히 안아야 할 것 같다. 방송내용에 실망해서 mbc에 방송제보를 괜히 했다는 ‘서울의 소리’ 백은종 대표의 태도를 보면 목적한 대로 방송이 되지 않아서 불만이 있었던 것 같다. mbc가 여권인사들의 불만을 반영하여 좀 더 윤석열 후보측에 타격을 출 수 있는 내용을 방송할지 모른다는 우려도 있다.

대화내용은 이미 시중에 유포되어 많은 국민은 내용을 알고 있다. 이 기자의 녹취와 제보와는 상관없이 김건희 여사의 경거망동에 대해서 분노하는 야권지지자들이 많은 것은 사실이다. 일부는 솔직담백하다고 미화하기도 하지만 후보 부인의 처신으로는 부적절하다고 보고 있다. 앞으로 김건희씨는 자신의 행위에 반성하고 자숙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윤석열 후보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당혹스러움을 감출 수 없다고 말한다.

이런 와중에 김건희 여사가 윤석열 후보의 선거활동에 빨리 나오기를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오히려 여권에서 독려하고 있는 것을 보면 김건희 리스크를 최대한 이용하고자 하는 것 같다. 녹취록에서 거침없는 발언을 한 것을 보고 언행에서 오는 실수를 기대할 것 같다. 그러나 김건희 여사는 자숙의 시간을 길게 가져야 할 것으로 본다. 본인이 기자회견에서 윤 후보에게 미안하고 국민에게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그리고 윤 후보가 대통령이 되어도 조용히 내조하고 살겠다고 했다. 그 마음을 가지고 있다면 선거전에 나서지 않는 것이 그 약속을 지키는 것이라고 본다. 후보는 호감을 얻으려고 열심히 선거전에 나서는데 부인이 비호감으로 국민에게 각인되면 윤석열 후보에게 치명적인 결과가 될 것이기에 김건희 여사는 반성하고 몸을 낮춰야 할 것이다.
 

이병익 칼럼니스트 webmaster@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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