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30% 직장내 괴롭힘 겪어, 극단적 생각도 해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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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30% 직장내 괴롭힘 겪어, 극단적 생각도 해봐
  • 송정은 기자
  • 승인 2024.04.0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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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10명 중 3명은 직장 내에서 괴롭힘을 겪었으며 이 중 괴롭힘으로 인해 자해나 극단적 선택을 고민한 적이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특히 비정규직, 공공기관 종사자일수록 직장 내 괴롭힘에 시달렸다.

8일 직장갑질119 조사에 따르면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10명 중 3명(30.5%)은 지난 1년 동안 직장 내 괴롭힘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1분기 조사 결과인 30.1%와 유사한 수준이다.

직장갑질119는 지난 2월14일부터 23일까지 전국 만 19세 이상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직장 내 괴롭힘 실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직장 내 괴롭힘을 당한 적이 있다고 답변한 응답자 305명에게 이로 인해 자해나 극단적 선택을 고민한 적이 있는지 묻자 그중 15.6%가 있다고 답했다. 특히 공공기관, 비정규직, 30인 미만 사업장 종사자일수록 괴롭힘 수준이 심각하다고 답변했다.

계약직 직장인 A씨는 "계약직인데 정규직 하기 싫냐며 자기가 사무실에 한마디만 하면 바로 짐 싸고 아웃이라고 협박한다"며 "물건을 던지거나 폭언을 일삼기도 한다"고 전했다. 인사 불이익을 우려해 괴롭힘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한 것이다.

특히 근무 시간이 긴 직장인들일수록 괴롭힘을 당했다고 응답한 비율은 높았다. 주 52시간 초과 근무자들이 괴롭힘을 경험했다는 응답은 41.3%로 평균보다 10%포인트(p) 이상 높았다.

직장인 B씨는 "퇴근 시간 10분 전, 30분 전 바로 처리할 필요가 없는 새로운 업무를 지시하고 정시에 퇴근해야 한다고 말하면 난리가 난다"며 "시키는 대로 하기 싫으면 그만두는 것으로 알겠다고 말하며 압박한다"고 하소연했다.

직장에서 가장 흔한 괴롭힘 유형은 '모욕·명예훼손'(17.5%)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부당 지시'(17.3%) ▲'업무 외 강요'(16.5%) ▲'폭행·폭언'(15.5%) ▲'따돌림·차별'(13.1%) 등이 뒤를 이었다.

괴롭힘을 겪은 이들 중 46.6%는 괴롭힘 수준이 심각하다고 답했으며 대부분 신고하거나 치료받는 등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직장 내 괴롭힘을 겪은 이들 중 절반 이상(57.7%)은 '참거나 모르는 척했다'고 답했다.

신고하더라도 적절한 보호 조치를 받지 못하거나 오히려 보복당하는 경우도 있었다. 직장 내 괴롭힘을 신고한 이들 중 절반 이상(52%)은 괴롭힘을 인정받지 못했다.

회사가 괴롭힘에 대해 객관적 조사, 피해자 보호 등 회사의 조치 의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경우도 58%에 달했으며 신고했다는 이유만으로 불리한 처우를 당한 적 있다고 답변한 응답자도 40%였다.

직장갑질119 관계자는 "사업장 규모가 작고 고용 형태가 불안정한 노동자들이 상대적으로 더 심각한 괴롭힘을 경험하고 있다는 사실을 재확인했다"며 "괴롭힘을 경험한 이후 극단적 선택을 고민했다는 응답이 전년 대비 늘어났다는 점 역시 우려스럽다"고 설명했다.

이어 "작은 사업장 노동자, 비정규직의 노동조건을 개선하고 지위를 보장하는 전반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송정은 기자 blue1004sje@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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