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부동산 침체 속 해외 투자 발길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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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부동산 침체 속 해외 투자 발길 늘어
  • 이성훈 기자
  • 승인 2008.05.23 13: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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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시장 약세 및 각종 규제 피하자... 대안 투자처로 '해외 시장' 각광

국내 부동산 시장이 침체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부동산 시장에 대한 관심이 부쩍 커지고 있다. 

겹겹이 쌓인 부동산 규제로 서울 강남권은 물론 전국 대부분의 집값이 내림세를 벗어나지 못하게 되자 상대적으로 규제가 적은 해외부동산 시장으로 투자자들이 발길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해외 부동산이 주목받는 이유가 무엇이고, 해외 부동산 투자 시 주의할 점은 무엇인지 살펴 본다.

23일 부동산정보업체 스피드뱅크에 따르면, 서울 지역 평균 아파트값은 연초 대비 21일 현재 1.91% 오른 데 그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과거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강남(0.37%)과 서초(0.07%)는 오름폭이 거의 제자리 걸음 수준이다. 특히 송파와 양천은 1.39%와 0.56% 각각 내렸다.

국내 부동산 장기 침체... 투자자 '해외로... 해외로...'

이는 부동산 시장 활황기인 2006년 한 해 동안 아파트값이 20% 이상 오르던 과거와 상반된 모습이다. 국내 부동산 시장의 침체가 장기화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으며, 획기적인 부동산 부양대책이 나오지 않는 이상 상당기간 침체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부동산 시장과 달리 해외부동산 시장은 투자금액이 늘어나는 추세다. 이를 반영하듯 개인을 대상으로 한 해외 부동산 투자 세미나가 연일 봇물을 이루고 있다.

21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 4월 중 해외 부동산 취득액은 6400만 달러(183건)로 전월 4900만 달러(151건)에 비해 30% 이상 늘었다. 지역별로는 동남아 지역이 3200만 달러(113건)로 전달보다 증가했고 북미지역도 2700만 달러(56건)로 전달보다 늘어났다.

미국발 서브프라임 사태로 올 1, 2월 해외부동산 투자 건수가 줄어든 것과 비교하면 해외부동산에 대한 관심이 서서히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여겨질 수 있다.

북미지역의 투자 증가는 서브프라임모기지 부실 사태가 가시지 않는 현재 미국 주택시장에서 의외의 결과다. 이는 미국의 경기 부진에 따라 나오는 양질의 저가 매물을 잘 활용하려는 투자자가 늘면서 거래 건수도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해외부동산 규제 빗장 풀려... 양도세·종부세도 제외

이와 같은 투자자들의 해외부동산 수요에 대한 원인으로는 다음과 같은 이유를 들 수 있다.

첫 번째로 외환 거래제도의 개선과 취득 한도제의 변화를 꼽을 수 있다. 해외부동산 투자 시 사전 신고를 한 후 송금이 가능했던 과거와 달리, 현재는 신고 전에도 자유롭게 송금할 수 있도록 외환 거래제도가 바뀌었다. 아울러 정부는 투자목적의 해외부동산 취득 한도를 지난해 2월 1인당 100만 달러(2006년 5월)에서 300만 달러로 확대했으나 올해 안에 이를 폐지할 것으로 보여 해외 투자에 대한 환경이 좋아지고 있다.

두 번째로는 투자대비 절세 혜택이다. 해외부동산 투자는 국내부동산과 달리 양도소득세 및 종합부동산세 중과세 조항이 없다. 다시 말해 국내에 주택을 소유하고 있는 사람이 해외주택을 보유하다 양도한 경우 주택의 수에 관계없이 1가구 다주택 중과세율을 적용 받지 않는다. 또한, 취득세 역시 내지 않기 때문에 국내 투자보다 훨씬 고효율의 투자처로 주목받고 있다.

이와 같은 투자조건은 개인 뿐만 아니라 기관 투자자들에게도 매력적이다. 국민연금기금은 투자 다변화와 수익률 향상을 위해 해외부동산 투자를 두 배 늘려 8000억원을 투자하기로 지난 4월 발표한 바 있다. 국내 유력 증권사와 은행에서도 앞다퉈 해외부동산에 대한 직간접 투자를 모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건설업계 또한 해외 부동산에 대한 이와 같은 개인과 기관투자가들의 수요 추이를 지켜보며 해외 시장으로 영역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90년대 아시아 지역 외환위기 이후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심리가 높은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각 국과 감소했던 관광객이 회복추세를 보이고 있는 괌 등이 주목받고 있다.

관광∙교육 수요 '괌' 등 휴양지 눈길

특히, 괌의 경우에는 늘어나는 관광객을 겨냥한 투몬베이 등 해안가 호텔과 콘도 건설 추진 중에 있으며, 미군이전과 관련된 건설사업 등 개발 호재가 맞물려 괌 전체가 개발 붐을 타고 있다. 이로 인해 건설 업계는 물론 국내 개인 투자자 및 기관투자가들에게 주목을 받고 있다.

휴양도시 발리에서도 고급빌라가 분양된다. 루티즈코리아는 발리에 위치한 '샤또드 발리 럭셔리 풀빌라'도 국내 분양에 나선다. 143.21㎡형의 1베드룸부터 419.21㎡형의 4베드룸으로 구성되며 오는 12월 완공 예정이다. 

그러나 해외 부동산 투자 시에는 섣부른 투자 결정이 예기치 않은 여건에 의해 손실을 입을 수 있기 때문에 꼼꼼한 준비와 사전 조사가 선행돼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충고한다.

최근 변화가 심한 환율 변동에 따른 외환 리스크도 감안해야 하며, 투자의 목적을 분명히 하여 매물탐색에 들어가는 것이 실패를 줄이는 중요한 방법이다.

또 지리적으로도 멀리 떨어져 있어 현장을 직접 확인하기 힘들기 때문에 가능한 한 해당 지역에 대한 모든 정보를 면밀히 살펴 보고, 특히 투자를 계획하는 나라의 부동산 거래법규와 정책 방향에 대해 정확하게 알아보고 투자에 나서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성훈 기자 hoonls@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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