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김부겸 의원은 16일 불과 이틀(7.22~24) 사이에 '견적 의뢰→ 광고 의뢰→ 업체 선정→ 광고 제작→ 첫 방송'이 이뤄진 점을 들어 미디어법 파동은 짜여진 각본에 따른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은 지난 7월 22일 김형오 국회의장을 내세워 야당의 격렬 반대에도 불구하고 서부 활극을 떠올리게 하는 집단난투극을 벌이며 언론관계법을 날치기했다.
이런 배경 때문인지 정부는 6억원의 국민 세금을 퍼붓다시피 해 TV에 정부 광고를 내보냈다. 그러나 방송 광고 제작이 단 이틀 만에 발주부터 방송까지 처리됐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통상 10일 안팎의 시간이 걸리는 방송광고를 이틀 만에 해치운 것은 제작업체가 사전 선정됐음은 물론 이미 제작까지 끝내고 국회 상황을 주시하며 대기했던 것으로 짐작된다.
제작업체인 '투모로우 커뮤니케이션그룹 샐러드'의 사장인 오승렬씨는 지난 대선에서 이명박 후보의 카피를 만들어주고, 지난해 11월 구성된 한나라당의 '한미 FTA 비준 당·정·청 TF팀' 실무대책팀에 속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오씨는 '한나라당 홍보위원 CI팀' 직함도 가지고 있었다. 속된 말로 이명박 대통령이 오씨에게 '고생했다'며 나랏돈을 인심쓰듯 돈벼락을 안겨준 것이다.
김부겸 의원은 "한국언론재단은 3개 회사가 프레젠테이션을 거쳐 그 가운데 한 업체가 선정되었다고 주장하나, 이미 사전에 제작업체의 선정은 물론 제작까지 끝냈다고 보아야 한다"며 "이는 7월 22일을 미디어법 강행 처리의 D-day로 정한 상태에서 청와대 및 정부 여당의 삼각편대가 정교한 사전 시나리오에 따라 움직인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성훈 기자 hoonls@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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