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언론관계법 직권상정-날치기 강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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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언론관계법 직권상정-날치기 강행
  • 석희열 기자·최우성 기자
  • 승인 2009.07.22 16:44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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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리투표 및 재투표 실시 등 부정 투표 논란... 야권, 강력한 대응 경고

▲ 이윤성 국회 부의장이 22일 오후 4시10분께 "원천무효"를 주장하는 민주당 등 야당의 결사적인 반발 속에 한나라당 의원들의 엄호를 받으며 방송법 일부개정안 가결을 선포하고 있다.
ⓒ 데일리중앙 이성훈
여야, 집단 난투극... 또다시 뒷골목 난장판 국회 재연

6월 임시국회 최대 쟁점법안인 방송법 등 언론관계법이 집단 난투극 속에 22일 오후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그러나 여야는 이번에도 '뒷골목 난장판' 국회를 보여줬다.

한나라당은 이날 민주당 등 야당의 필사적인 저지선을 뚫고 본회의장으로 진입해 언론관계법과 금융지주회사법 등을 직권상정, 날치기 처리했다. 야당은 즉각 "원천무효"를 주장하며 강력 반발했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본회의장 밖에서 민주당과 몇 차례 격한 충돌을 거친 뒤 오후 3시26분께 본회의장 오른쪽 귀빈식당 쪽으로 난 문을 통해 일시에 본회의장으로 밀고 들어갔다.

김형오 국회의장 대신 의장석에 앉은 이윤성 국회부의장은 오후 3시35분께 회의 개회를 선언한 뒤 신문법, 방송법, 인터넷법 등 언론관계법과 금융지주회사법을 차례로 직권상정, 표결 처리했다.

온 몸 던지는 강기정 의원... 이에 뒤지지 않는 여당 의원들

▲ 민주당 강기정 의원이 22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이윤성 국회부의장이 방송법 등 쟁점법안을 직권상정, 날치기 처리하려 하자 의사봉을 빼앗으려 몸을 날려 육탄저지에 나서고 있다.
ⓒ 데일리중앙 이성훈
이 과정에서 민주당 강기정 의원 등이 몸을 날려 의사봉을 빼앗으려 했지만 한나라당 의원들의 완강한 저지로 실패했다.

특히 이 부의장은 방송법 투표 과정에서 의결정족수가 안 된 상태에서 투표 종료를 선언, 사실상 부결됐음에도 재투표를 실시해 불법 논란이 거세질 전망이다.

이 부의장은 오후 3시37분께 신문법 등 언론관계법 3건을 일괄 상정한 뒤 야당의 격렬한 반대 속에 신문법 개정안을 먼저 표결 처리했다.

이어 3시56분 방송법에 대해 투표를 시작, 4시께 투표 종료를 선언했다. 그런데 웬일인지 투표 결과를 선포하지 않았다. 그러자 야당 의원들과 방청석에서 이를 지켜보던 야당 보좌진, 언론노조 관계자들은 "부결됐다"며 함성을 지르며 승리를 만끽했다.

그러나 이 부의장은 몇몇 한나라당 의원들과의 구수 회의를 한 뒤 오후 4시4분께 투표 결과 선포 대신 '재투표'를 선언했다. '부결됐으니 한번 더 투표를 하겠다'는 이러한 시도는 그러나 국회법이 규정하고 있는 일사부재의 원칙을 깬 것이다.

의결정족수 미달... 이윤성 "투표 한번 더 하자" 재투표 논란

▲ 22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방송법 일부개정법률안의 투표 결과 재적의원 294명 가운에 145명만 출석해 의결정족수(과반수, 147명 이상)를 넘기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윤성 국회부의장은 투표결과를 발표하지 않고 미루다 재투표를 선언해 부정투표 논란이 거세게 일고 있다. (사진=민주당TV)
야당 의원들은 "부정투표" "재투표 원천무효" 등을 외쳤고, 강기정 의원 등이 의장석 위로 몸을 솟구쳐 의사봉을 낚아채려 시도하는 등 격렬하게 반발했다.

또 신문법 등의 투표 과정에서는 대리 투표 의혹이 제기돼 불법 논란에 휩싸였다. 민주당 등 야당은 "대리투표는 명백한 불법"이라며 원천무효를 주장했다.

나흘째 단식투쟁을 이어가고 있는 정세균 대표는 이날 본회의장에서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를 찾아가 강력하게 항의했다.

김형오 국회의장이 이날 이윤성(한나라당 소속) 국회부의장에게 사회권을 적법하게 넘겼느냐도 논란이 되고 있다.

한나라당은 4시15분 본회의 산회가 선포된 뒤에도 한동안 자리를 뜨지 않고 머물다 4시19분께 본청 246호실로 자리를 옮겨 비공개 의원총회를 시작했다.

민주당, 비장하게 애국가 제창... 정세균 대표, 통한의 눈물

민주당은 한나라당 의원들이 나간 뒤 본회의장에서  즉석 규탄대회를 열어 "직권상정 원천무효" "대리투표 원천무효" 등을 외치며 한나라당을 강력 규탄했다. 정세균 대표는 끝내 눈물을 보였다.

제1야당 대표의 흐르는 눈물
한나라당이 22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자신들이 제출한 방송법 등 언론관계법을 직권상정해 날치기 처리하자 단식투쟁으로 기력이 약해진 정세균 민주당 대표가 끝내 통한의 눈물을 흘리고 있다.
ⓒ 데일리중앙 이성훈

한나라당의 대리투표?
22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방송법 등 쟁점법안 표결(투표)에 서 한나라당 소속으로 보이는 한 여성 의원이 다른 의원의 전자투표를 위한 컴퓨터에 버튼을 조작하고 있다.
ⓒ 데일리중앙 이성훈
대리투표 논란 확산... 야권, 원천무효투쟁

민주당은 대리투표 증거 등을 집중 수집하여 법적 투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또 김형오 국회의장과 이윤성 국회부의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오후 4시24분 비장하게 '애국가'를 불렀다. 4층 방청석에서도 100여 명의 민주당 의원 보좌진 등이 함께 따라 불렀다.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 창조한국당 등도 한나라당의 언론관계법 날치기 처리에 대해 "원천무효"를 주장하며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등 강력한 원천무효 투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본회의 표결에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참석하지 않았다.

석희열 기자·최우성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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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강은흐른다 2009-07-23 03:36:51
꼭 저렇게 국회에서 전쟁을 해야 하나
입법전쟁? 그게 뭔데 도대체
국회의원들끼리 만나면 싸우는게 입법전쟁이라고 하나 보네.
그참 이명박 대통령은 참 별난 짓도 참 잘 만들어내네.
4대강 사업도 안되면 이런식으로 국민과 전쟁하겠네.
대통령이 아니라 원수될라 걱정이다.

김성현 2009-07-23 02:26:36
한나라당 정권에 의해 무참히 살해됏다.
이제 남은 것은 무엇인가.
오로지 정권 퇴진만이 남앗을뿐이다.

강민 2009-07-23 01:14:29
세금이 아깝다.
저러라고 피같은 세금 내는 것 아닌데.
차라리 그돈으로 불우이웃이나 돕고 일자리를
만드는게 10배 100배 나을텐데 말이다.
한나라당ㅇ으,ㅣ원들은 하도 욕을 많이 먹어놔서
명도 길거다. 오래 살것이다. 참 복많은 인간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