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르테르 효과와 유명인 자살 언론보도, 얼만큼 연관성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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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테르 효과와 유명인 자살 언론보도, 얼만큼 연관성 있을까?
  • 송정은 기자
  • 승인 2014.03.18 10: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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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인 자살에 대한 언론보도가 '베르테르 효과'를 부를 수 있다는 통설이 사실로 확인돼 놀라움을 주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융합의학과 김남국 교수팀은 유명인 자살에 대한 언론의 기사 수와 모방 자살 증가 수를 파악했다

유명인 자살에 대한 언론보도와 모방 자살의 상관관계가 통계적으로 의미가 있다고 18일 밝혔다.

김 교수는 지난 1990년부터 2010년 사이 자살한 유명인 중 언론에 많이 보도된 15명에 대한 신문과 TV 기사량, 통계청 모방 자살자 수를 정량적으로 모델링해 분석했다

상관계수가 0.74로 나왔다.

상관계수는 1에 가까울수록 두 변수 간 연관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2008년 자살로 숨진 유명 탤런트 최아무개 씨의 상관계수가 가장 높았다고.

자살에 대한 일별 신문 보도량과 일별 모방자살의 상관계수가 0.71, TV보도량과 모방자살의 상관계수는 0.76으로 나타났다.

공동 연구자인 고려대안산병원 인간유전체연구소 서수연 박사는 "사람들은 유명인이 본받을 점이 있다고 생각해 그들의 행동을 모방하려고 한다"며 "하지만 유명인의 자살 같은 부적응적인 행동도 따라해 모방자살로 이어지기도 한다. 즉, 모방자살은 위인 본받기의 부정적인 행동양태"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우리나라는 자살률이 OECD 국가 중 1위인데도 자살에 대한 본격적인 연구가 부족했다"며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한 모방자살 연구는 있었지만, 이번 연구처럼 모방자살을 모델링하고 언론보도와의 상관관계를 밝힌 것은 처음"이라고 알렸다.

그는 이어 "유명인 자살 이후 언론보도에 노출된 횟수와 모방 자살의 연관성이 밝혀졌다는 점에서 향후 언론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우리나라 언론도 자체적인 자살보도지침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정신과학분야 학술저널인 '역학 및 정신과학 학술지' 최근호에 실렸다

송정은 기자 beatriceeuni@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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