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빙벨' 상영한 부산국제영화제, 보복성 인사조치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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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빙벨' 상영한 부산국제영화제, 보복성 인사조치 의혹
  • 허윤하 기자
  • 승인 2015.01.26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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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병수 부산시장, 이용관 집행위원장 사퇴 종용... 짓밟힌 표현의 자유

▲ 서병수 부산시장이 이용관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에게 <다이빙벨>상영과 관련한 보복성 사퇴를 강요하고 있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사진=서병수 부산시장 홈페이지)
ⓒ 데일리중앙
이용관 부산국제영화제(BIFF) 집행위원장이 부산시로부터 사퇴를 종용받아 그 배경에 <다이빙벨> 상영 강행이 자리잡고 있다는 의혹이 일고있다.

지난해 제19회 부산국제영화제 당시 BIFF조직위원회는 세월호 참사 구조 상황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다이빙벨>의 상영금지 압박에도 불구하고 '외압'이라며 이를 거부한 바 있다.

당시 새누리당 하태경 국회의원은 "확인할 수 없는 증언에만 의존했다며 <다이빙벨>의 2차 상영을 막아야 한다"고 반박했고, '판단은 관객의 몫'이라며 상영을 찬성하는 입장이 대립하기도 했다.

올해로 20회를 맞이하는 BIFF가 아시아 최대 국제영화제라는 명성에도 불구하고 예술과 표현의 자유를 보장받지 못한다는 점은 치명적인 결점이 될 수 있다.

노동당은 26일 논평을 통해 "서병수 부산시장은 부산국제영화제에 대한 보복을 중단하라"며 관객의 입장을 대변했다.

이어 "영화에 대한 판단은 오로지 관객의 몫이며, 서 시장이 일반 국민보다 영화를 수용하고 비판하는 능력이 더 높을거라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거세게 비판했다.

논란의 주인공인 서 시장은 한나라당 시절 제17대 국회의원부터 해운대구 기장군갑에서 내리 3선을 역임하고 지난 2012년엔 새누리당 사무총장을 역임한 바 있다.

올해 치뤄진 제6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부산시장으로 당선됐다.

노동당 측은 "겨우 50.7%로 당선된 신임 시장이 20년 간 공들여 쌓아온 BIFF의 명성을 하루 아침에 무너뜨려도 되냐"고 지적했다.

노동당 관계자에 따르면 부산시는 지도점검 등을 대대적으로 벌이면서 BIFF를 압박하고, 감사원은 넉달 째 강도높은 특별감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한다.

이번 사태가 불거지기 전까지만 해도 부산시는 BIFF를 부산의 상징으로 홍보하며 새로이 건축한 영화의 전당에서 미국출신 배우 톰 크루즈를 명예로운 부산시민으로 임명하기까지 했다.

노동당은 "부산시 말대로 BIFF가 20주년을 맞아 혁신하기 위해선 보다 전폭적인 지원을 해도 모자를 판이다"라며 "권력의 욕망을 위해 같이 망하자는 도둑놈 심보에 다름 없다"고 맹비난했다.

이번 사태를 간과할 수 없는 이유는 예술의 자율성에 대한 국가권력의 폭력적 침해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노동당 관계자는 "유한한 권력의 기준으로 예술을 재단하는 오만함이야말로 예술의 존재의의를 말해주는 것일지도 모른다"고 꼬집었다.

작년 20주년을 맞이한 광주비엔날레에서도 박근혜 대통령을 풍자한 홍성담 작가 작품의 전시가 유보되면서 행사가 진행되지 못하기까지 했다.

만약 이 집행위원장의 사퇴가 합당한 이유가 아닌 보복성 인사조치로 결론난다면 영화를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는 국민의 권리 또한 침범당하는 것으로 쉽게 넘어갈 수 없는 것으로 보인다.

허윤하 기자 yhheo616@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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