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화산 편지 366] 와송
상태바
[태화산 편지 366] 와송
  • 한상도 기자
  • 승인 2015.07.31 07:5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상도(농부 작가)

▲ ⓒ 데일리중앙
2년전 이곳으로 귀농할 때 선택한 주작목입니다.

귀농을 준비하면서 고르고 골라 선택했습니다. 암에 좋은 항암작물로 새롭게 부각되는데다 재배도 까다롭지 않고 땅도 많이 필요치 않아 초보자인 제게는 최적의 작목이라 판단했습니다.

귀농후 어수리를 만나면서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김삿갓의 새로운 특화작목으로 만들기 위해 모든 관심과 노력을 어수리에 집중하게 됐고 와송에는 그만큼 소홀해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주작목에서 졸지에 서자 신세로 전락했습니다.

자연재배라고 말은 그럴듯하게 했지만 솔직히 고백하면 방치하다시피했습니다. 가뭄이 극에 달했을 때도 물 한번 주지 않았고, 기껏해야 잔가지 한번 솎아준 것이 전부였습니다.

그런데도 저렇듯 튼실하게 자랐습니다. 천덕꾸러기같은 설움과 무관심 속에서도 오히려 더 튼실하고 멋지게 자라준 와송. 사람으로 치면 효자도 이런 효자가 없습니다.

옛부터 '막 기른 자식 덕 본다'고 했던가요. 제게는 와송이 그렇지 않나 싶습니다. 그래서 더 마음이 가는 와송을 다음주부터 수확해 판매할 생각입니다.

혹여 필요하신 님이 계시면 주문을 주십시오. 순서대로 차례차례 수확해 보내드리겠습니다.

와송은 몸에도 좋지만 맛도 좋습니다. 와송에 요구르트와 물 조금 넣고 갈아 쥬스로 만들면 시큼하고 새콤하고 달콤한 맛이 어우러져 아이들도 좋아하는 맛 좋은 건강쥬스가 됩니다.

탄산음료 대신 와송쥬스를! 올 여름 제가 펼치는 건강지키기 캠페인입니다. 님께서도 동참해 주지 않으시겠습니까?

한상도 기자 shyeol@dailiang.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