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직자들 "주위사람에게 취업 관련 거짓말 한 적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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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직자들 "주위사람에게 취업 관련 거짓말 한 적 있다"
  • 이성훈 기자
  • 승인 2009.02.19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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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심한 취업 한파로 구직자 10명 가운데 4명은 주변 사람들에게 취업과 관련해 자신의 신변에 대한 거짓말을 한 적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취업포털 커리어가 지난 11일부터 16일까지 구직자 938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42.3%가 '최근 취업과 관련 자신의 상황에 대해 주변 사람들(가족, 친인척 및 선후배)에게 거짓말을 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가장 많이 한 거짓말(복수응답)로는 '최종면접까지 갔는데 떨어졌어'가 42.1%로 1위를 차지했다. 다음으로 '요즘 일하느라 바빠~'와 같이 아르바이트나 임시직을 얻고도 정규직에 채용된 것처럼 거짓말을 했다는 의견이 각각 25.7%로 뒤를 이었다. 미취업 상태임에도 '취업됐으니까 걱정마'라고 말하는 경우도 19.4%로 나타났다.

'공기업·고시준비 등 공부 중이다'라며 공시족 행세를 했다는 9.8%, '유학이나 연수 준비 중이다'와 같은 유학 준비 거짓말은 7.8%, '몸이 아파 구직 활동 못했다' 7.0% 순이었다.

거짓말 하는 이유(복수응답)로는 '자존심 때문에'가 45.6%로 가장 많았고, '부모님을 안심시키기 위해서'는 39.0%로 그 뒤를 이었다. 이밖에도 '구직 활동이 장기간에 접어들 것 같아서' 32.7%, '잔소리나 조언을 듣기 싫어서' 23.4%, '취업에 자신이 없고 막막해서' 21.9% 등이었다. '스펙 쌓기 위한 시간을 벌기 위해서' 10.1%라는 답변도 있었다.

거짓말을 많이 하는 대상(복수응답)으로는 구직자 절반 이상이 가족(55.9%)을 꼽았다. 이어 친구(54.7%), 친척(25.2%), 학교 선·후배(21.9%), 애인(7.8%) 순이었다.

한편 구직자 42.3%는 취업을 위해 거짓말을 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주로 한 거짓말(복수응답)로는 지원동기 및 입사 후 포부(67.3%), 성격의 장·단점(31.2%), 컴퓨터·외국어 능력(19.9%), 아르바이트 경험(14.1%), 동아리 활동(7.6%), 해외연수·배낭여행(3.0%) 등이 있었다.

구직 활동을 하면서 거짓말 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를 묻는 질문에는 38.2%가 '적정 수준의 거짓말은 크게 문제될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했으며,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만 취업을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는 26.0%로 나타났다.

커리어 김기태 대표는 "구직 활동이 장기간에 접어들자 불가피하게 거짓말을 하게 되는 구직자가 늘고 있다"며 "미취업 상태라는 것에 움츠려 들기 보다는 적극적으로 구직 상태라는 점을 알려 새로운 구직 기회를 만드는 자세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성훈 기자 hoonls@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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