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자원공사, 친수사업으로 4대강 부채 못갚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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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자원공사, 친수사업으로 4대강 부채 못갚는다
  • 석희열 기자
  • 승인 2016.09.01 18: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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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적 근거 미비로 1조원 회수 불투명... 이해찬, 정부에 대책마련 촉구
▲ 이해찬 국회의원(무소속)은 1일 4대강사업으로 떠안게 된 수자원공사의 부채를 해소할 대책을 정부가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 데일리중앙

[데일리중앙 석희열 기자] 한국수자원공사(K-water)가 4대강사업 부채 8조원에 대한 상환 대책으로 야심차게 추진 중인 친수사업이 어려움에 직면했다.

무소속 이해찬 국회의원(세종시)은 1일 "국회입법조사처에 의뢰한 '하천관리기금 효용성 검토' 자료에 의하면 '친수구역 활용에 관한 특별법'에 따른 친수구역 개발이익을 현재로선 수공의 부채 상환에 사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친수법에 따르면 친수구역 개발이익을 환수해 하천관리기금으로 조성하고 이 기금은 하천공사 및 유지·보수비용 뿐 아니라 4대강사업 비용 보전에도 사용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 하천관리기금 설치 근거와 개발이익 납부금의 근거를 마련해야 하는데 '국가재정법'과 '부담금관리기본법'을 고쳐야 한다.

그러나 이 개정안들은 18대와 19대 국회에서 모두 임기 만료로 폐기됐고 20대 국회에서 발의도 되지 않은 상태다. 즉 수공이 에코델타시티사업으로 개발이익이 발생해도 환수할 근거도 부채상환으로 사용할 법적 근거도 갖추지 않은 것이다.

에코델타시티 사업 이외에 4400억원을 마련하겠다는 친수사업도 계획이 불투명하다.

이해찬 의원이 국회예산정책처에 의뢰한 '수공의 4대강사업 투자 회수방안 검토' 자료에 의하면 친수사업으로 발생할 개발이익은 1조원. 이 중 부산에코델타시티 사업을 제외한 4400억원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 수립돼 있지 않다고 한다.

수공은 부산 에코델타시티 사업에 약 5조4000억원을 투자해 5600억원의 순이익이 발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다른 친수구역 사업에 대해서는 부동산 경기 및 재무여건 등을 고려해 단계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히고 있을 뿐이다.

4400억원의 순이익을 거두기 위해 4조원 이상의 투자를 해야 하는데 매년 2000억원 이상 부채를 갚아야 하는 수공 입장에서 그만한 여력이 있을지는 의문이다.

이해찬 의원은 "수공은 투자금 회수 가능성이 불투명한데 정권의 압박에 밀려 4대강사업에 참여했다"며 "친수사업은 민간택지분양해서 빚 갚으라는 것인데 공공기관이 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4대강 부채의 전 국민 부가 방식으로 폐지돼야 한다고 했다.

이 의원은 "수공이 부채상환 압박 때문에 수도사업 등 공익사업이 위축될 가능성이 크고 수도요금 상승 압박도 커질 것"이라며 "근원적 책임이 정부에 있는 만큼 정부가 추가적인 부채해소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정부에 촉구했다.

수공은 4대강사업 수행으로 7조9800억원의 채무 원금이 발생했다. 그런데 이 중 70%를 자체 수익으로 상환하도록 결정한 국가정책조정회의 결과에 따라 5조5500억원을 2015년부터 향후 22년 간 상환하게 돼 있다.

이에 따라 수공은 댐 사용권 수익과 사업비 절감으로 5780억원, 친수사업과 단지·발전사업 순이익으로 5조원을 상환하겠다는 계획이다.

한편 수공은 2015년 4대강사업 투자비 중 회수 불가능한 약 6조3000억원을 자산손상 처리해 부채비율이 112%에서 211%로 대폭 상승했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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