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부도설' 동유럽 금융위기, 한 고비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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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부도설' 동유럽 금융위기, 한 고비 넘겼다
  • 데일리중앙 기자
  • 승인 2009.06.13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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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이후 금융시장 위험 상당부문 해소... 현지 진출 우리 기업 희비 엇갈려

국가 부도설이 나돌던 동유럽 경제가 한고비를 넘겼다는 분석이 나왔다.

13일 코트라(KOTRA)가 내놓은 '동유럽 금융위기 이후 현지시장 점검' 보고서에 따르면, 동유럽 금융 시장이 3월 이후 안정세를 보이면서 국가 부도 우려는 상당 부문 해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실물 경제는 회복 지연으로 현지 진출 우리 기업들의 매출 부진은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연초부터 폭락했던 동유럽 국가들의 화폐 가치는 3월 이후 일제히 반등세를 보였다. 지난 3월 5일 달러당 249.29까지 떨어졌던 헝가리 포린트화는 6월 2일 현재 199.62로 19.9% 상승했다.

체코 크라운화도 연중 저점대비 19.3% 올랐고, 폴란드 즈워티화도 18.4% 절상됐다. 이밖에 루마니아, 불가리아, 우크라이나의 화폐 가치도 3월 이후 모두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외환 시장의 안정으로 주가도 뛰어오르고 있다.

헝가리 주가 지수는 지난 3월 12일 연중 최저치(9461.29)를 기록한 이후 가파르게 상승하며 2일 현재 1만5607.37까지 65% 뛰었다. 체코와 폴란드의 주가 지수도 연중 저점대비 각각 47.6%, 47.5% 올랐다. 루마니아, 불가리아, 우크라이나 주가 지수 역시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우크라이나 주가 지수는 연중 저점대비 무려 123.3%나 치솟앗다.

이밖에 국가 부도 위험의 척도인 CDS(Credit Default Swap) 프리미엄도 3월 이후 내림세에 접어들었고 동유럽 각국의 외화채권 발행도 재개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처럼 동유럽 금융 시장이 안정되고 있는 이유에 대해 코트라는 "국제통화기금(IMF) 등 국제기구의 구제금융 지원과 함께 글로벌 금융 위기가 진정됨에 따라, 금융 기관들의 위험 회피 성향이 완화되면서 동유럽 등 신흥 시장에 대한 투자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그러나 실물 경제의 회복에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1분기 경제성장률이 체코(-3.4%), 불가리아(-3.5%), 헝가리(-5.8%), 루마니아(-6.4%), 우크라이나(-20.0%) 등 대부분의 나라에서 마이너스를 기록했고, 폴란드만 1.3%의 플러스 성장을 유지한 정도다.

동유럽의 경기 침체 지속은 현지 진출 우리 기업의 매출 부진으로 이어지고 있다. 코트라가 접촉한 16개 기업 대부분이 매출 부진을 겪고 있고, 일부 기업들은 판매 대금 회수에도 어려움을 호소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품목별로는 자동차와 생활가전의 매출 부진이 심한 반면, TV와 휴대폰 매출은 예년 수준을 유지하거나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폴란드 LG전자의 올해 매출액이 전년 대비 30% 이상 증가하고 있고, 휴대폰 역시 새 제품 출시와 함께 동유럽 소비자들의 휴대폰 교체 주기가 짧아지면서 매출에 큰 영향이 없는 것으로 분석됐다. 불가리아에 소재한 LG전자와 삼성전자 역시 생활가전의 매출은 줄어든 반면, 휴대폰 매출은 전년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코트라가 동유럽 바이어 20개사를 접촉한 결과, 최근 환율 안정으로 바이어들의 주문이 다소 회복되고 있으나 경기 침체로 수입 물량 감소는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수섬유를 수입하는 폴란드 Rob Tool사는 환율 불안으로 1분기까지는 수입을 전면 중단했으나, 3월 이후 환율이 안정되면서 한국으로부터 수입을 재개했다고 밝혔다. 또 IT 제품을 수입하는 헝가리 HRP Hungary사는 현지 소비 위축으로 매출이 줄고 있어 올해 한국으로부터의 수입 물량을 30% 정도 축소시켜야 할 상황이라고 했다.

코트라 통상조사처 조병휘 처장은 "3월 이후 동유럽 금융시장 안정으로 디폴트 위험은 상당부문 해소되었으나, 과다한 대외부채, 경상수지 적자 등 불안요인이 아직 해소되지 않고 있다"며 "앞으로도 동유럽 시장을 주의 깊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데일리중앙 기자 webmaster@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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