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수 "흉악범은 선별해 빨리 사형집행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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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수 "흉악범은 선별해 빨리 사형집행해야?"
  • 주영은 기자
  • 승인 2010.03.11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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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 또다시 사형집행 논란 불거져... 여당 "선별적 집행" - 야당 "신중한 접근"

▲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가 11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모두발언을 통해 흉악범의 사형집행을 강력히 촉구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한나라당)
ⓒ 데일리중앙
온 국민을 충격과 분노 속에 빠트린 부산 여중생 성폭행 살해 사건 피의자 김아무개(33)씨가 검거된 가운데 사형집행 문제가 정치권에서 또다시 논란이 되고 있다.

한나라당은 흉악범의 선별적 사형집행에 무게를 싣고 있는 반면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창조한국당, 진보신당, 국민참여당 등 야당은 화풀이하듯 사형집행이 이뤄져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는 1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강한 톤으로 성폭행 살인범 등 흉악 범죄자에 대한 사형집행의 당위성을 역설했다.

안 원내대표는 "형사소송법 제465조 제1항은 사형집행의 명령은 '사형판결이 확정된 날로부터 6월 이내에 해야 한다' 이렇게 강제규정을 두고 있다. 헌법재판소도 사형제도는 합헌이라고 일관되게 선고하고 있다"고 운을 뗐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김영삼 정부 시절인 지난 1997년 이후 13년째 사형이 집행되지 않고 있다. 현재 59명의 사형수가 있지만 김대중 정부 이후 10년 넘게 사형을 집행하지 않아 국제사회는 우리나라를 '실질적 사형폐지국'으로 분류하고 있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그러나 "(10년 넘게 사형을 집행하지 않는 것은) 명백히 형사소송법을 위반한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며 "법치주의는 엄격한 법의 집행을 생명으로 한다"고 강하게 지적했다.

그는 더 나아가 "우선 사형이 확정된 자 중에 증거가 명백하여 의심의 여지가 없고 그 범행이 흉악하고 짐승보다 못한 범죄, 인간이기를 포기한 방법으로 범행을 한 성폭행살인범과 연쇄살인범에 대해 선별하여 신속히 사형을 집행해야 한다는 여론이 비등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사실상 이명박 정부를 향해 일부 흉악범의 사형집행을 촉구한 것으로 여겨진다.

안 원내대표는 "그렇게 하는 것이 정의의 관용과 법치주의 이념에 맞고 또 사회의 경종을 울리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우리 국민 대다수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민주당 등 야당은 인간의 생명을 박탈하는 사형집행을 화풀이하듯 해서는 안 된다며 신중한 접근을 거듭 주문했다.

민주당 노영민 대변인은 "흉악범에 분노하는 국민들의 심정에 대해서 충분히 이해한다"며 "그러나 사형제 논란은 화풀이하듯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노 대변인은 "엄격한 사형집행이든 유보든 논의는 충분히 해야 하겠지만 흉악범 사건으로 국민들의 여론이 들끓는 시점에서 감정을 앞세우거나 상황에 떠밀리듯 한 주장은 사형제 논란의 무게를 무시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번 부산 여중생 살해 사건을 계기로 우선해야 할 일은 사형제 논란이 아니라 재발 방지를 위한 법적, 제도적 장치를 점검하는 것"이라며 "민주당은 이번 사건과 같은 범죄의 재발 방지를 위한 성폭력 관련 법안을 빨리 정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자유선진당 박선영 대변인은 개인 입장임을 전제하고 "한나라당 원내대표의 사형집행을 촉구하는 듯한 발언은 매우 유감스럽고, 또다른 포퓰리즘"이라고 비판했다. 박 대변인은 사형제 폐지론자이다.

주영은 기자 chesil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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