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의 전쟁' 권희로씨, 한많은 일생 마감... 향년 82세
상태바
'김의 전쟁' 권희로씨, 한많은 일생 마감... 향년 82세
  • 석희열 기자
  • 승인 2010.03.26 13:5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김희로씨 사건을 다룬 영화 <김의 전쟁>이 1992년 국내에 개봉돼 큰 화제를 뿌렸다. 주인공 김희로 역에는 유인촌(현 문화부 장관)씨가 맡았다.
ⓒ 데일리중앙
영화 <김의 전쟁>의 실제 주인공 재일교포 권희로씨가 26일 오전 6시50분 부산 동래구 봉생병원에서 한많은 생을 마감하고 눈을 감았다. 향년 82세.

권씨는 1968년 2월 20일 '조센진, 더러운 새끼'라는 모욕에 격분해 일본 야쿠자(조직폭력배) 2명을 총으로 쏴 죽인 혐의로 일본에서 무기수로 복역하다 한국에서 일어난 귀국 운동에 힘입어 1999년 9월 7일 가석방됐다. "부산으로 가라"는 어머니의 유언에 따라 영주 귀국해 지금까지 부산에 정착했다.

재일 한국인 2세로 24년을 복역한 일본의 최장기수였다. 대한민국에 돌아올 때까지 김희로(金嬉老)라는 이름을 사용하며 일본의 민족 차별에 저항했다.

그는 일본 야쿠자 살해 사건을 일으킨 뒤 하이바라 군으로 도주해 한 온천 여관에서 투숙객 13명을 인질로 잡고 경찰과 대치했다. 대치 당시 그는 일본 사회를 향해 "한국인 차별을 고발하기 위해 사건을 일으켰다"라며 일본 경찰의 사과를 요구했다.

▲ 영화 <김의 전쟁>의 실제 주인공 재일교포 권희로씨가 26일 82세를 일기로 부산 동래구 봉생병원에서 한많은 생을 마감하고 눈을 감았다.
ⓒ 데일리중앙 김중화
사건 발생 88시간 만에 경찰에 체포된 아들에게 어머니 박득숙씨는 "일본인에게 붙잡혀 더럽게 죽지 말고 깨끗이 자결하라"며 흰 한복을 전했다고 한다.

이 사건을 모티브로 1991년 기타노 다케시 주연의 <김의 전쟁>과 1992년 유인촌(현 문화부 장관)씨 주연의 <김의 전쟁>이 국내에 개봉돼 큰 화제를 뿌렸다.

권희로씨의 빈소는 봉생병원 장례식장 2호에 마련됐다. 장례는 3일장으로 치러지며 28일 오전 8시30분 발인한다. 고인의 유언에 따라 시신은 화장될 예정이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