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리뷰] 뮤지컬 '프랑켄슈타인'... 인간이 신의 영역에 도전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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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리뷰] 뮤지컬 '프랑켄슈타인'... 인간이 신의 영역에 도전하면?
  • 석희열 기자
  • 승인 2021.12.05 03: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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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이 되려 했던 인간과 인간을 동경했던 괴물... 둘의 갈등과 애증의 복수극 그려
민우혁·정택운의 명품 연기와 이봄소리의 아름다운 소프라노 음색에 박수갈채
4일 밤, 서울 구로구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에서 공연된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은 신이 되려 했던 인간, 인간을 동경했던 괴물 사이의 갈등과 애증의 복수극을 그렸다. (사진=㈜뉴컨텐츠컴퍼니)copyright 데일리중앙
4일 밤 서울 구로구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에서 공연된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은 신이 되려 했던 인간, 인간을 동경했던 괴물 사이의 갈등과 애증의 복수극을 그렸다. (사진=㈜뉴컨텐츠컴퍼니)
ⓒ 데일리중앙

[데일리중앙 석희열 기자] 인간이 생명 창조라는 신의 영역에 도전하면 어떻게 될까. 

4일 밤, 서울 구로구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이 관객들의 기다림 속에 압도적 대작의 귀환을 알리며 화려하게 막을 올렸다.

19세기 나폴레옹 전쟁 당시 스위스 제네바 출신의 과학자 '빅터 프랑켄슈타인'이 전쟁에서 죽지 않는 군인에 대한 연구를 하던 중 신체 접합술의 귀재 '앙리 뒤프레'를 만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뤘다.

작품의 줄거리는 1818년 출간된 영국의 작가 메리 셸리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빅터의 확고한 신념에 감명받은 앙리는 그의 실험에 동참하지만 1815년 워털루 전투에서 나폴레옹이 동맹군(연합군)에 패하면서 전쟁은 끝나고 연구실은 폐쇄된다.

제네바로 돌아온 빅터와 앙리는 연구실을 프랑켄슈타인 성으로 옮겨 생명 창조의 실험(죽은 사람의 신체를 접합하여 생명을 불어넣는 실험)을 계속해 나간다. 

둘은 실험 재료인 사람의 머리를 구하기 위해 장의사에게 접근하는데. 돈에 눈이 먼 장의사의 끔찍한 행위에 빅터는 장의사를 죽인다. 그러나 앙리는 빅터 대신 자신이 장의사를 죽였다고 자수한 뒤 단두대에서 최후를 맞는다.

생명 창조라는 이상을 포기할 수 없었던 빅터는 진정한 친구 앙리의 죽은 머리를 구해 혼자 실험을 완성하고 생명 창조에 성공하는데... 하지만 빅터에 의해 만들어진 앙리의 얼굴을 한 피조물은 잔인한 괴물이었다.

괴물은 자신의 창조주인 빅터의 주변 인물을 하나 하나 희생시키며 복수를 하기 시작한다.

이날 공연에서 민우혁('빅터' 역)·정택운('앙리/괴물' 역)·이봄소리('줄리아' 역)·김지우('엘렌' 역)·서현철('슈테판' 역)·김대종('룽게' 역)씨 등 정상급 뮤지컬 배우들이 최고의 무대를 선사했다.

민우혁씨가 연기한 빅터는 철학, 과학, 의학을 모두 아우르는 지식을 갖춘 천재이자 자신의 연구에 강한 집념을 지닌 인물이다. 그러나 자신이 창조한 피조물(괴물)에 의해 파국을 맞는다.

정택운씨가 맡은 앙리 뒤프레는 부상당한 적군을 치료해줄 만큼 의협심이 강하며 신체 접합술의 대가다. 전쟁에서 빅터를 만난 뒤 그의 진정한 친구가 되고 실험을 돕는다.

괴물(정택운 분)은 빅터에 의해 창조된 피조물이다. 인간을 동경했지만 창조주(빅터)에게 버림받고 이름조차 가지지 못하게 되자 인간을 증오하고 복수를 결심하게 된다.

줄리아는 빅터와 어린 시절부터 친구이자 약혼녀다. 일편단심으로 빅터를 사랑하고 걱정하며 그를 이해하며 포용해주는 사랑스러운 여인이다.

민우혁·정택운씨의 순도 100%의 명품 연기와 이봄소리씨의 아름다운 소프라노 음색이 몰입도를 끌어올렸다.

엘렌은 빅터와 프랑켄슈타인 가문의 비밀과 아픔을 가슴 속에 간직한 여인으로 빅터의 친누나다. 빅터와 함께 힘든 어린시절을 보냈지만 항상 동생을 걱정하고 보살핀다.

슈테판은 제네바시장이자 줄리아의 아버지다. 사위가 될 빅터의 괴이한 행동을 못마땅해 한다.

룽게는 프랑켄슈타인 가문의 충직한 집사로 빅터가 어렸을 때부터 그를 보살핀 인물이다.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은 이런 인물들을 중심으로 신이 되려 했던 인간과 인간을 동경했던 피조물 사이의 긴장과 갈등, 애증의 복수극을 장장 175분(쉬는 시간 20분 포함)에 걸쳐 그려냈다. 

둘은 결국 사람이 살지 않는 북극에서 최후를 맞이했다. 자연의 섭리에 도전한 인간의 최후는 비참했다.

한국 창작 뮤지컬의 신화라는 명성에 걸맞게 한 순간도 지루하지 않았다.

비극으로 치달으며 펼쳐지는 '프랑켄슈타인'의 흡입력 있는 서사. 여기에 웅장하고 섬세한 멜로디가 줄을 잇는 넘버, 카리스마넘치는 배우들의 존재감에 객석은 큰 박수로 화답했다.

4일 밤 서울 구로구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에서 공연된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에서는 민우혁·정택운·이봄소리·김지우·서현철·김대종씨 등 정상급 배우들이 최고의 무대를 선사했다.copyright 데일리중앙
4일 밤 서울 구로구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에서 공연된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에서는 민우혁·정택운·이봄소리·김지우·서현철·김대종씨 등 정상급 배우들이 최고의 무대를 선사했다.
ⓒ 데일리중앙

7분 간 이어진 커튼콜에서는 기립박수가 쏟아졌다. 배우들이 차례로 무대로 다시 나와 객석에 인사를 했고 마지막으로 민우혁씨가 정택운씨를 두 팔로 들어올리면서 3시간에 걸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민우혁·전동석·규현·박은태·카이·정택운·해나·이봄소리·서지영·김지우·이희정·서현철·김대종·이정수씨 등 국내 최정상급 배우들이 나오는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은 내년 2월 20일까지 서울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에서 공연된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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