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중앙 석희열 기자] 지난해 10월 발생한 사상 초유의 '카카오 먹통 사태'에 대한 카카오의 대국민 보상안은 이용자 유인을 위한 미끼 상품에 불과했다는 비판이 국회에서 나왔다. 향후 카카오 김범수 센터장의 국회 출석도 예고됐다 .

국회 과방위 민주당 정필모 의원은 9일 과방위 전체회의에서 "카카오가 화재 사후조치에 대해 국회에 출석 해 국민께 설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 대다수가 사용하는 카카오톡이 멈추는 사상 초유의 방송통신 재난 사태에서 카카오 보상안이 결국 미끼 상품 프로모션에 불과했다는 지적이다.

사과와 보상의 취지가 퇴색된 것은 물론 우월적 지위의 플랫폼이 국민을 무시했다는 비판이다.

실제로 카카오가 보상으로 지급한 톡서랍 플러스 이용권의 경우 2개월차부터 자동 정기 결제되는 문제가 드러났다.

자동 정기 결제는 대표적인 다크 패턴이다. 다크 패턴은 이용자가 의도하지 않은 선택과 구매를 하도록 교묘하게 설계된 속임수 설계·디자인을 말한다. 유럽연합(EU)는 디지털서비스법(DSA)으로 다크 패턴을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정부와 국회가 다크 패턴을 금지하는 법령을 추진 중이다.

그런데도 카카오는 톡서랍 플러스의 해지 화면의 경우 이용자의 눈을 속이려는 다크 패턴을 이용하고 있다는 게 정 의원의 지적이다.

실제로 해지하기 버튼은 눈에 덜 띄는 회색으로 만든 반면 '구독 유지하기' 버튼은 카카오톡 전체와 동일한 노란색으로 표시됐다.

공적 성격의 국민 민원 처리 결과를 카카오가 감추는 문제도 드러났다.

정 의원은 "방송통신위원회가 접수한 34건의 국민 민원을 지난해 11월 8일 카카오에 이관했지만 방통위는 처리 결과도 보고받지 못했다"며 "긴급한 재난 상황에서 정부와 민간이 합의해 민원 창구가 단일화된 것인데 민원이 어디론가 증발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또한 카카오가 직접 취합한 8만여 건의 피해 신고를 어떻게 처리한 것인지 정부가 확인할 수 없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이러한 문제에 대해 카카오 김범수 센터장이 직접 설명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 의원은 "카카오의 재난 사후처리 행태를 보며 플랫폼의 자율규제는 시기상조라는 점이 확인됐다"면서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화재 사후조치에 카카오의 책임 있는 김범수 센터장이 국회에서 설명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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