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북스, 시집 '선을 넘는 녀석들 이상, 백석, 윤동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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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북스, 시집 '선을 넘는 녀석들 이상, 백석, 윤동주' 출간
  • 김영민 기자
  • 승인 2023.09.08 13: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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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장본으로 고풍스럽게 제작된 청년시인 3인방의 전 시집
일제강점기 시를 통해 위로를 전한 한국인이 가장 사랑한 시인들
'천재'라는 말이 따라붙는 이상과 백석 그리고 둘을 존경한 윤동주
"청년시인 3인방의 주옥같은 시들이 청년들에게 위로와 힘을 줄 것"
스타북스가 시집 '선을 넘는 녀석들 이상, 백석, 윤동주'(양장, 전3권, 세트)를 펴냈다. (표지=스타북스)copyright 데일리중앙
스타북스가 시집 '선을 넘는 녀석들 이상, 백석, 윤동주'(양장, 전3권, 세트)를 펴냈다. (표지=스타북스)
ⓒ 데일리중앙

[데일리중앙 김영민 기자] 스타북스가 시집 <선을 넘는 녀석들 이상, 백석, 윤동주>(양장, 전3권, 세트)를 8일 펴냈다.

한국인이 사랑하는 시인들로 27년의 짧은 생을 살다간 이상과 윤동주, 그리고 북한에서 돌아오지 못한 백석의 전 시집이 고급 양장본으로 제작돼 한 자리에 모였다. 

스타북스는 청년시인 3인방의 주옥같은 시들이 힘들게 살아가는 청년들에게 위로를 주고 힘이 되어줄 것이라고 출간 취지를 전했다.

유일하게 '천재'라는 말이 꼬리표처럼 따라붙는 두 명의 시인이 있다. 천재 이상과 백석이다. 그리고 그들을 존경하고 사랑했던 윤동주까지. 이들에겐 동시대를 살았다는 것 말고도 공통점이 하나 더 있다. 일제의 억압 속에서도 펜을 들고 꿋꿋하게 자유를 눌러 썼다는 것이다. 

이상 전 시집 '건축무한육면각체'는 '이상 전집' 제2권을 초판본 순서 그대로 정리해 첫 발간 당시의 의미를 살리되 표기법은 기존 초판본 시집의 느낌을 최대한 훼손하지 않게 현대어를 따라 만들었다.

시인들이 가장 존경하는 시인이자 윤동주가 사랑했던 시인 백석의 전 시집 '나와 나타샤와 힌당나귀'는 총 3부로 구성돼 있다. 존재하는 백석 시집 중 가장 많은 106편의 시를 수록했다. 1부는 그의 첫 시집이자 유일한 시집 '사슴', 2부는 해방 이전의 시, 3부는 해방 이후 북에서 창작한 시다. 3부의 경우 남북 북단 이후 사회주의 체제 고착화가 이뤄진 뒤 발표한 작품이다. 

4연으로 이뤄진 시 '나와 나타샤와 흰당나귀'는 1930년대 '문단의 꽃미남' 시인 백석과 기생 자야(본명: 김영한, 법명: 길상화)의 운명적인 사랑을 그린 작품이다.

함흥권번의 기생 자야와 사랑에 빠진 백석.

서울 종로3가 단성사 극장에서 둘이서 본 영화 <전쟁과 평화> 속 여주인공 나타샤를 자야에 빗대 쓴 시 '나와 나타샤와 흰당나귀'를 남기고 근ㄴ 1939년 홀로 만주로 훌쩍 떠났다. 

그리고 해방과 전쟁, 분단. 얄궂은 운명은 이 둘을 영영 갈라 놓았다.

백석은 북에서, 길상화(자야)는 남에서 죽을 때까지 서로를 그리워하다 90년대 4년 터울로 나란히 세상을 떴다.

윤동주 시인은 백석 시인의 첫 시집 '사슴'을 구하지 못해 도서관에 가서 모든 시를 직접 필사해 품에 가지고 다니며 봤다고 한다. 동생인 윤일주에게 편지를 보내며 백석 시인의 시집을 꼭 읽어 보라고 했을 정도로 윤동주 시인은 백석 시인을 존경하고 사랑했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국민시인 윤동주.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는 서시의 원제다. 윤동주가 후쿠오카 형무소에서 생체 실험으로 살해당한 이후 그의 시집을 낼 때 강처중이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가 서문 성격에 맞는다고 해서 서시로 바꾸고 제목까지 함께 바꿔 냈다. 윤동주 시인은 이 시집의 제목을 '병원'이라고 지었다. 초판본에 보면 병원이라는 한자가 희미하게 남아 있는 걸 볼 수 있다.

윤동주 전 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는 모두 9장으로 돼 있다. 1948년 정음사에서 최초로 출간됐는데 윤동주의 시 31편이 1~3부에 걸쳐 실려 있어 이 책에도 1~3장에 걸쳐 실었다. 여동생 윤혜원이 서울로 남하하며 고향집에 있던 윤동주의 원고를 가지고 오면서 공개된 시 57편 중 35편은 3부 참회록에 이어 실었고 나머지 22편은 동시라 5부로 독립돼 실렸으며 6부에 산문 5편이 실렸다.

윤동주 시집은 초판본 이후 증보판이 나올 때마다 서문과 발문이 교체되거나 추가됐는데 이 책에는 모두 한 곳에 모아 9부에 실었다.

혹자는 윤동주가 일본식 이름인 히라누마 도쥬(平沼同柱)로 바꿨기 때문에 친일을 한 게 아니냐는 말이 있지만 어불성설이다. 한글로 시를 쓰는 것이 죄인 시대에 윤동주는 오로지 한글로만 시를 썼다. 게다가 윤동주는 자신이 일본식 이름으로 바꾼 것에 대해 부끄러워하는 시 '참회록'을 남겼다. 시대의 강요로 어쩔 수 없었다고 말할 수 있었지만 윤동주는 그러지 않았다. 부끄러워하고 참회했다. 부끄러움을 아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 

김영민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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