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 K푸드 수출 거점이 되레 모럴 해저드의 거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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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T, K푸드 수출 거점이 되레 모럴 해저드의 거점?
  • 송정은 기자
  • 승인 2023.10.17 12: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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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지사 곳곳에서 회계, 근태, 사업 등 업무 전반에 도덕적 해이 문제 드러나
미국중국 등 17개 해외지사에 91명의 직원 두고 연간 130억원의 혈세 쏟아부어
aT 해외지사 전반에 방만한 운영 실태가 국정감사에서 확인되면서 질타 쏟아져
안병길 의원 "해외지사가 K푸드 수출거점 역할할 수 있도록 근무기강 확립해야"
aT "자정 작용을 통해서 시스템이 미비한 부분은 잘 보완하는 등 조치하겠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K-푸드 수출 거점이 되레 모럴 헤저드(도적적 해이)의 거점이 되고 있다는 질타가 국회 국정감사에서 쏟아졌다.copyright 데일리중앙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K-푸드 수출 거점이 되레 모럴 헤저드(도적적 해이)의 거점이 되고 있다는 질타가 17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쏟아졌다.
ⓒ 데일리중앙

[데일리중앙 송정은 기자]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K-푸드 수출 거점이 되레 모럴 헤저드(도적적 해이)의 거점이 되고 있는 것으로 국정감사에서 드러났다.

aT는 K-푸드 수출 확대를 위해 미국, 일본, 중국 등 17개 해외 지사를 두고 수출 기업 육성, 판로 개척, 현지 통관 및 물류 애로 해소 지원 등의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AT는 해외 지사 운영을 위해 파견직 37명, 현지 직원 54명 등 모두 91명의 직원을 두고 연간 약 130억원의 혈세를 쏟아붓고 있다.

곳곳에 해외 지사들이 있다 보니 김춘진 사장이 김치의 날 행사에 참석하는 등 해외 출장이 서너 차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K-푸드 수출 거점을 위해 운영되고 있는 aT의 해외 지사 전반에 방만한 운영 실태가 국정감사에서 확인되면서 국회의 질타가 쏟아졌다.

국회 농해수위 국민의힘 안병길 의원은 17일 "aT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aT의 파리, 두바이, 청뚜, 블라디보스톡, 도쿄, 홍콩, 쿠알라룸푸르 등 해외 지사 전반에 걸쳐 회계, 인사, 행정 업무가 방만하게 운영되고 있는 점들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파리 지사의 경우 2019년부터 2022년까지 출장 숙박비를 지급받은 관할지 내 공무 출장 71건에 대해 숙박비 지출에 대한 어떠한 증빙도 제출하지 않았던 걸로 나타났다. aT 내부 규정에는 공무 출장의 경우 숙박비에 대한 증거 자료를 갖춰 출장명령부에 첨부하도록 하고 있다.

회계 업무 역시 엉터리로 이뤄진 것으로 지적됐다. 

파리 지사는 2019년 3월부터 2022년 8월까지 발생한 27건의 수익 내역과 관련해 발생 시점에 수입 또는 대체결의서를 작성하지 않았다. 지출 금액과 상계처리하거나 실제 지출 금액에서 수입 금액만큼 마이너스로 조정하는 방식으로 임의대로 회계처리한 사실이 드러난 것.

두바이 지사에서도 비슷한 일이 발견됐다.

2019년 3월부터 2022년 8월까지 실시한 총 82건의 관할지역 내 공무 여행을 확인한 결과 3건을 제외한 나머지 79건에 대해 지사장 결재도 없이 이뤄진 걸로 확인됐다. 그 결과 일부 출장의 경우 출장의 목적과 일정의 적정성조차 제대로 평가하기 어려울 정도로 출장 내역이 부실하게 작성된 문제도 발견됐다.

쿠알라룸푸르 지사의 경우 연말 사업이 바쁘다는 이유로 정당한 채용 공고를 게시하지 않고 임의적으로 직원을 추가 면접 대상자로 선정한 뒤 선발한 일이 드러나기도 했다.

또 일부 해외 지사의 경우 파견직원이 아닌 현지 직원으로만 운영되고 있어 출퇴근 등록 시스템이 제대로 운영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aT는 2019년부터 출근 등록 시스템을 통해 해외 지사 현지 직원의 출퇴근을 관리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청두와 블라디보스톡 지사의 경우 지난 3년 동안 이러한 출퇴근 등록 시스템을 제대로 갖추지 않아 온 것으로 확인됐다. 그 결과 현지 직원들의 근태 관리를 파악할 수 있는 기록이 미비하고 실제 현지 직원들의 사내 인트라넷 접속 기록조차 없는 경우가 상당수 발견됐다. 근태 관리가 엉망인 aT 해외 지사에 혈세가 줄줄 새고 있었다는 것이다.

이밖에 도쿄 지사의 경우 국가계약법 상 의무사항인 보안각서, 비밀유지협약서, 청렴계약각서를 수십건에 걸쳐 누락했다. 홍콩 지사는 5명으로 구성해야 하는 계약 제안서 평가위원회를 임의대로 4명으로만 구성하고 평가 점수 산출 기준 역시 규정을 어기고 임의대로 사용한 사실이 드러났다.

안병길 의원은 "aT 해외 지사의 모럴 해저드는 K-푸드 발전을 저해하는 위협 요인이 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안 의원은 이어 "aT 해외 지사가 K-푸드 수출 거점으로서 책임을 다 할 수 있도록 근무기강을 철저히 확립해야 한다"고 aT에 주문했다.

이에 대해 aT 쪽은 그렇게 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해외 지사의 근태관리와 관련해서는 적극 해명했다.

aT 관계자는 <데일리중앙>과 통화에서 "자정 작용을 통해서 시스템이 미비한 부분은 보완하고 국회에서 지적된 사항에 대해서는 잘 조치를 해서 앞으로 보다 나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해외 지사 근태관리가 미비하다는 지적에 대해선 "직원이 출근을 안했다는 게 아니고 해외 지사의 경우 출장이 많은데 나주 본사처럼 스피드 게이트를 다 도입하는 등의 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았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aT는 해외 지사마다 스피드 게이트를 도입하기에는 예산 부담이 크다는 입장이다.

송정은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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