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호원들, 대통령에게 '국정기조 바꾸라'고 소리지르는 강 의원 강제로 끌어내
강 의원 "이 사건에 대해서 대통령은 정중히 사과하고 경호실 책임자 문책하라"
민주당, 국회의원을 범죄자 취급하듯한 대통령 경호처장의 즉각적인 파면 요구
국민의힘 "주목을 끌기 위해 고의적으로 소란 피웠다"... 강 의원의 사과 요구
대통령실 "악수하면서 소리를 질렀다. 경호상 위해 행위로 판단될 만한 상황"
[데일리중앙 송정은 기자] 전북특별자치도 출범식 자리에서 진보당 강성희 국회의원(전주시 을)이 대통령 경호원들에게 끌려 나가는 일이 벌어져 논란이 일고 있다.
야당에서는 '과잉 경호'라고 비판했고 여당에서는 강 의원이 주목을 끌기 위해 일부러 소란을 일으겼다고 주장했다.
지난 18일 오전 11시 전주 한국소리문화의전당에서 열린 전북특별자치도 출범식. 이 자리에는 윤석열 대통령과 김관영 전북도지사, 강성희 국회의원, 그리고 시민 등 수백명이 참석했다.
행사가 시작되자 윤석열 대통령이 입장했고 윤 대통령은 참석자들과 악수하고 인사를 나누며 이동했다. 자연스럽게 강성희 의원이 윤석열 대통령에게 인사하는 차례가 왔다.
당시 촬영한 방송 화면을 보면 강 의원은 윤 대통령과 악수하며 "국정기조를 바꾸지 않으면 국민들이 불행해집니다"라고 인사말을 건넸다.
그러자 주변에 있던 대통령 경호원들이 강 의원을 대통령에게 떼어 놓았고 윤 대통령은 지나가며 다음 참석자들과 악수했다.
이때 김 의원은 윤 대통령의 옆 모습에 대고 "이러시면 안됩니다 대통령님. 국정기조를 바꾸셔야 됩니다"라고 소리쳤다.
경호원들이 달려들어 강성희 의원의 입을 틀어막고 사지를 들어 행사장 밖으로 끌어냈다. 이 과정에서 강 의원은 안경을 빼앗기기까지 했다고 주장했다.
강성희 의원은 행사 직후 페이스북에서 "'국정기조를 바꾸지 않으면 국민들이 불행해집니다'라는 그 한마디가 그렇게 듣기 거북했느냐"며 "오늘의 사건에 대해서 대통령은 정중히 사과하고 경호실 책임자를 문책하라"고 촉구했다.
민주당도 대통령 경호처가 과잉 대응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임오경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대통령 앞에서 야당 국회의원이 직언하지 못한다면 독재정권과 무엇이 다르냐"며 "국민의 목소리를 전한 국회의원을 범죄자 취급하듯 끌고 나간 것에 대해 유감을 표하며 대통령 경호처장의 즉각적인 파면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강 의원이 논란으로 주목을 끌기 위해 고의적으로 소란을 피웠다며 사과를 요구했다.
정희용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논평을 내어 "전북특별자치도의 새로운 출발을 응원하고 축하해야 할 자리가 몰상식한 돌발 행위로 빛이 바랬다"며 "대한민국의 국격을 떨어뜨린 강성희 의원은 국민에게 석고대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강 의원이 악수하면서 소리를 지르고 대통령의 손을 놓아주지 않았다"며 "경호상 (대통령) 위해 행위로 판단될 만한 상황이었다"고 해명했다.
이에 진보당은 강성희 의원이 길을 막은 적도, 소리를 지른 적도, 소동을 일으킨 적도 없다고 반박했다.
손솔 진보당 수석대변인은 "민심을 전하는 국회의원의 입을 틀어막고 사지를 들어 올려 끌어낸 것이 사실"이라며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는 없다. 사과를 할 사람은 윤석열 대통령"이라고 밝혔다.
송정은 기자 shyeol@daili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