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국회의원 77명, 출판기념회 91회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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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대 국회의원 77명, 출판기념회 91회 개최
  • 김영민 기자
  • 승인 2024.03.24 15: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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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실련, 음성적 정치자금 모금 통로 변질 '출판기념회' 실태 발표
민주당 55명(66회), 국민의힘 17명(17회), 정의당 3명(6회) 개최
송영길, 8회로 최다... 강은미 4회, 김두관 3회, 윤준병·이용우 2회
경실련 "출판기념회 정치자금 거래 제한하고 그 내역을 공개하라"
21대 국회에서 가장 많은 출판기념회를 개최한 사람은 송영길 민주당 전 국회의원으로 송 전 의원은 총선을 앞두고 지난해 11~12월 한 달 사이에 8차례 출판기념회를 연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송영길 페이스북) copyright 데일리중앙
21대 국회에서 가장 많은 출판기념회를 개최한 사람은 송영길 민주당 전 국회의원으로 송 전 의원은 총선을 앞두고 지난해 11~12월 한 달 사이에 8차례 출판기념회를 연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송영길 페이스북)
ⓒ 데일리중앙

[데일리중앙 김영민 기자] 음성적 정치자금 통로로 변질됐다는 비판을 받는 출판기념회가 21대 국회에서 모두 91회(77명) 개최된 것으로 나타났다.

정당별로 보면(21대 총선 당시 당적 기준) 민주당 의원 55명(66회), 국민의힘 의원 17명(17회), 정의당 3명(6회) 순으로 출판기념회를 많이 개최했다.

현재 당적을 기준으로 하면 민주당 의원 49명(53회), 국민의힘 의원 16명(16회), 녹색정의당 3명(6회), 개혁신당 3명(3회) 순이다. 

오늘날 출판기념회는 정치인이 선거에 출마하는 출정식의 의미와 함께 정치후원금을 모집하기 위한 행사로 변질됐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정치자금법'상 출판기념회 활동이 선거관리위원회에 신고할 의무가 없고 금액 한도와 모금 액수에 제한이 없는데다 과세 의무도 없다. 더군다나 출판기념회에서 받은 후원금은 추적도 쉽지 않은 현금으로 거래가 이뤄지기 때문에 음성적 정치자금의 온상이 됐다는 비판도 있다.

연간 한도가 기본 1억5000만원인 정치후원금은 선관위에 내역을 신고해야 하지만 출판기념회는 경조사로 분류돼 규제를 받지 않는다.

이러다 보니 정치인 입장에서 출판기념회가 법에 저촉되지 않으면서 합법적으로 정치자금을 모을 수 있는 수단이 되고 있는 셈이다. 

경실련은 21대 국회의원을 대상으로 출판기념회 실태를 조사해 그 결과 24일 발표했다. 

조사 대상은 의원직 상실 포함 318명(의원직 상실 23명 포함된 수치)이다. 조사 기간은 21대 국회가 개원한 2020년 6월 1일부터 출판기념회 개최가 가능한 2024년 1월 10일까지다. 현행 '공직선거법' 제103조는 선거일 전 90일부터 선거일에 한해 출판기념회 개최를 제한하고 있다. 

조사는 뉴스검색 사이트인 빅카인즈(Big Kinds)에서 1차로 조사했고 2차로 포털 사이트에서 누락이 없는지를 중복 확인했다고 경실련은 설명했다.

조사 결과 조사 대상 318명 가운데 77명이 출판기념회를 개최한 것으로 나타났다. 개최 횟수는 모두 91회로 집계됐다. 한 사람이 2회 이상 개최한 경우도 있다는 얘기다.

연도별 출판기념회 개최 국회의원 수, 횟수. (자료=경실련)copyright 데일리중앙
연도별 출판기념회 개최 국회의원 수, 횟수. (자료=경실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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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기념회 개최 연도별로 보면 2021년에 3명(5회), 2022년에 2명(2회), 2023년에 58명(68회), 2024년에 16명(16회) 등이었다. 

특히 출판기념회 91회 중 67회(73.6%)는 지난해 11월 이후 총선을 앞둔 70여 일에 걸쳐 집중됐다. 지난해 11월부터는 하루에 한 차례 현직 국회의원의 출판기념회가 열린 셈로 총선에 근접할수록 출판기념회가 부쩍 늘어난 것이다. 오늘날 출판기념회가 총선을 앞두고 정치인들이 세력을 과시하며 정치자금을 모금하는 통로로 변질됐다는 비판이 어느 정도 사실로 드러났다고 볼 수 있다.

출판기념회 개최 장소는 해당 국회의원 지역구가 41명(42회), 기타 지역이 20명(29회), 국회가 19명(20회) 순으로 나타났다. 지역구 국회의원들은 주로 해당 지역구에서 출판기념회를 개최했으며 비례대표 당선자들의 경우 국회나 기타 지역에서 개최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정당별 출판기념회 개최 국회의원 수, 횟수(21대 총선 및 재보궐선거 당시 당적 기준). (자료=경실련) copyright 데일리중앙
정당별 출판기념회 개최 국회의원 수, 횟수(21대 총선 및 재보궐선거 당시 당적 기준). (자료=경실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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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기념회를 2회 이상 개최한 의원은 송영길 전 국회의원(8회), 강은미 녹색정의당 의원(4회), 김두관 민주당 의원(3회), 윤준병 민주당 의원(2회), 이용우 민주당 의원(2회)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송영길 전 의원은 지난해 11월 9일부터 12월 3일까지 서울, 천안, 목포 광주, 세종 청주, 대구, 부산 등 전국에 걸쳐 8차례 '송영길의 선전포고' 제목으로 출판기념회를 개최했다.

경실련은 "정치인들의 출판기념회가 문제가 되는 것은 출판기념회가 '정치자금법'의 규제가 부재한 상태에서 선거를 앞두고 편법적으로 정치자금을 조달하는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기 때문"이라며 "출판기념회의 경우에도 거액의 후원금을 정치인에게 전달할 경우 명백한 향응 접대, 뇌물의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경실련은 출판기념회 정치자금 거래 제한 및 판매 내역의 공개를 비롯한 정치개혁에 합의하고 이를 22대 국회 국회개혁 제1호 공약으로 통과시킬 것을 여야 정치권에 요구했다. 

구체적으로 ▶출판기념회 정치자금 거래를 제한하고 출판물을 구매한 사람과 금액 등 전반이 공개되도록 할 것 ▶출판기념회 개최 제한 기간을 현 선거일 전 90일부터 선거일까지에서 선거일 전 120일부터 선거일까지로 확대 ▶현직 국회의원 및 해당 선거 예비후보자가 출판기념회를 개최하는 경우 개최일 전 3일까지 개최 일시, 장소, 출판사명 등을 선관위에 실사를 받도록 하고 도서 구매 외 일체 금품을 받을 수 없도록 하는 한편 도서는 정가로만 판매하도록 하며(1인당 구매 한도 2권 이내) 판매는 카드 결제나 현금영수증 발행을 의무화해 구매 내역이 드러나도록 할 것 ▶그리고 출판기념회의 수입과 지출 등 회계 내역을 15일 내에 선관위에 보고하고 선관위가 해당 회계 내역을 인터넷에 공개하도록 할 것 등이다.

21대 국회에서 다수당이자 출판기념회 개최 비중이 많은 민주당이 출판기념회 제도개선에 보다 책임있는 자세가 필요해 보인다.

김영민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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