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벚꽃 개화 늦어져 지자체들 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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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벚꽃 개화 늦어져 지자체들 울상
  • 송정은 기자
  • 승인 2024.04.01 0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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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었던 겨울이 끝나고 전국 곳곳에서 봄의 시작을 알리는 '벚꽃축제'가 시작됐다. 그러나 예상보다 늦어진 벚꽃 개화로 각 지자체들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벚꽃 없는 벚꽃축제'를 맞게 됐다.

지난해 유독 빨리 피어버린 벚꽃에 서울은 물론 각 지자체들은 벚꽃이 다 지고 난 뒤 벚꽃축제를 열 수밖에 없었다. 이에 올해에는 너나 할 것 없이 벚꽃축제 기간을 개화 예상 시기에 맞춰 약 일주일가량 앞당겼는데, 봄을 시샘하는 꽃샘추위가 길어지며 축제 기간에 '벚꽃 만발'은커녕 꽃 자체도 보기 어렵게 됐다.

31일 서울 영등포구에 따르면 서울의 봄을 대표하는 '여의도 벚꽃축제'는 29일 개막했다. 보통 축제 개막 당일부터 벚꽃들이 절정을 이루기 마련이지만, 올해 윤중로 일대 벚꽃들은 이제 막 꽃봉오리를 하나둘씩 터뜨리고 있었다.

구 관계자는 "일부 어린 벚꽃들은 꽃을 피운 상태지만 나머지 벚꽃들은 이제 막 봉우리를 터뜨리는 단계"라며 "벚꽃을 제외한 개나리나 산수화 등은 모두 피었지만 벚꽃의 경우 일부는 개화하고, 일부는 개화하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여의도 벚꽃축제' 기간은 다음 달 2일까지다. 그러나 주말 내내 최저 기온이 영상 2도 수준으로 예보되는 등 비교적 날씨가 따듯하지 않을 것으로 보임에 따라 축제 기간에 만발한 벚꽃을 보긴 어려울 수 있다.

영등포구는 만발한 벚꽃이 없어 아쉽지만 우선 정해진 행사 기간 최선을 다해 행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윤중로에 대한 교통통제는 4일까지 진행, 이 기간에 더 많은 이들이 축제를 즐길 수 있도록 한다.

서울 송파구 석촌호수 벚꽃축제의 상황도 비슷하다. 27일 개막 후 며칠 지나며 조금씩 벚꽃이 꽃을 피우고 있지만 여전히 '절정' 수준은 아니다.

서강석 송파구청장 역시 개막식 당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봄은 이미 와서 노란색 개나리는 다 피었지만 연분홍 벚꽃은 아직 그 꽃망울을 터뜨리지 않았다"고 아쉬움을 전했다.

구는 예상보다 늦어진 벚꽃 개화에 축제 기간을 연장하는 방안에 대해 검토했으나 예정대로 축제를 진행하기로 했다. 구 관계자는 "축제 기간뿐만 아니라 벚꽃이 피는 기간 내내 많은 이들이 석촌호수를 찾는다는 점을 고려해 축제 기간을 연장하지 않기로 했다"며 "축제가 끝난 뒤에도 안전·인파 관리 등에 신경쓸 것"이라고 했다.

벚꽃 없는 벚꽃 축제는 서울만의 문제가 아니다. 강원도 속초시는 '2024 영랑호 벚꽃축제' 개막을 사흘 앞둔 27일 긴급 공지를 통해 올해 벚꽃축제를 2번에 나눠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속초시는 SNS에 "죽을죄를 졌습니다. 하늘을 이길 수가 없습니다"라며 축제를 1차 3월 30일~31일, 2차 4월 6~7일 진행하겠다고 전했다.

경북 경주시는 이달 22~24일로 예정됐던 '대릉원 돌담길 벚꽃축제'를 1주일 연기해 29~31일 연다. 강릉시도 이달 29일부터 다음 달 3일까지 열릴 예정이던 '경포 벚꽃축제'를 일주일 연기했다.

서울의 한 자치구 관계자는 "지난해 유독 빨리 피어버린 벚꽃에 올해 벚꽃 축제 일정을 앞당겼는데 올해는 또 꽃이 피지 않아 당황스럽다"며 "해가 갈수록 벚꽃 개화 시기를 예측하기가 어려워지지만 축제 기간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송정은 기자 blue1004sje@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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