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의대 증원 재조정 더 큰 혼란 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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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 의대 증원 재조정 더 큰 혼란 발생
  • 송정은 기자
  • 승인 2024.04.01 0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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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지난주 이종섭 주호주대사의 면직안을 재가하는 등 대통령실발 총선 악재를 하나둘 정리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의대 정원 증원을 중심으로 하는 의료개혁에 대해서는 원칙을 강조하고 있어 당정 및 정부·의료계 갈등을 어떻게 풀어나갈지 고심하는 분위기다.

31일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통화에서 의대 정원 2000명 증원 방침에 대해 "지역별로 입학 계획을 짜고 있고, 수험생들도 이에 맞춰 준비하고 있는데 (의대 정원을) 조정하면 더 큰 혼란이 생긴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의대 정원 문제에 대해 의료개혁의 시작일 뿐이라는 입장이다. 지금 사실상 확정된 2000명 증원은 10년 후에나 의료 현장에 투입되기 때문에 앞으로 10년간 부족한 필수 의료 인력을 메우는 것을 더 큰 과제로 보고 있다.

정부가 내년 예산안에 필수 의료 특별 회계를 신설하고 의료 개혁 5대 사업 중심으로 예산을 편성하겠다고 밝힌 것 역시 이와 같은 맥락이라고 볼 수 있다.

현재 성형외과 등 일부 의료 분야로 치우친 의료 체제를 바꾸기 위해 정부 차원에서 대대적인 예산을 투입하겠다는 것이다.

대통령실은 의대 정원 문제와 관련해 전공의협의회를 비롯한 의료계와 대화를 위한 노력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앞서 한덕수 국무총리는 지난 29일 5대 병원장과 간담회를 하고 의료계와 정부 대화체 구성에 힘써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문제는 의료계의 강경한 태도다. 새 대표를 뽑은 대한의사협회에서는 "국민 생명을 담보로 '러시안룰렛'을 하는 것", "의협 손에 국회 20~30석 당락이 결정될 만한 전략을 가지고 있다"는 등 정부를 향한 강경 발언이 끊이지 않고 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의료계와) 대화는 지난 일주일 내내 요청했고, 전공의협의회장에게도 문자를 보내 만나자고 했다"며 "여러차 차례 물밑으로 조율하고 있다. 하지만 의료계는 2000명 증원을 오히려 줄이자고 하고 있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이 관계자는 "계속 (국민들에게) 의료개혁 내용을 설명하고 의료계와도 대화의 노력을 계속 해 한다"고 덧붙였다. 대통령실 일부 고위 관계자는 통화 연결음에 정부의 의료 개혁을 지지해 달라는 취지의 통화 연결음을 해놓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국민의힘은 내부에서는 의료계 집단행동이 장기화되면서 여론이 악화하자 단계적 증원론 등 다른 대응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나경원 국민의힘 공동선대위원장은 지난 30일 페이스북을 통해 의대 증원 문제와 관련해 "정부와 의료계는 모든 의제를 협상테이블에 올려놓고 새롭게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며 "의료 현장 공백부터 해소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미 (각 지역 대학에 의대 정원을) 배정했는데 어떻게 다시 조정을 할 수 있겠냐"며 사실상 여당 내부에서 나오는 의대 정원 재조정 요구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송정은 기자 blue1004sje@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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