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형환 한나라당 대변인은 5일 국회 브리핑을 통해 "정부가 추진해온 4대강 살리기 사업을 반대해 왔던 민주당의 입장이 조금씩 합리적으로 바뀌고 있다"며 "민주당 및 소속 단체장의 입장 전환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민주당 지도부와 4대강사업 저지 특별위원회는 이날 이에 앞서 4대강사업에 대한 입장 변화가 없음을 거듭 강조했다. 당사자가 아니라고 하는데 상대 편이 맞다고 우기며 논평을 내는 우스꽝스런 풍경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안 대변인은 "그동안 민주당 내에서 소신 있게 추진의사를 밝혀 온 박준영 전남지사는 물론, '4대강 사업 반대' 구호를 외치며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이시종 충북지사, 안희정 충남지사도 최근 4대강 사업에 대해 원칙적으로 긍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주장했다.
또한 "박지원 원내대표도 4대강 사업 대안 발표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4대강 사업을 원천적으로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조정하자는 것'이라며 보다 진일보한 긍정적 변화의 입장을 밝혔다"고 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이 즉각 반박하고 나섰다.전현희 민주당 대변인은 오후 국회 브리핑을 통해 "남의 당의 입장을 자신들의 입맛에 맞게 아전인수격으로 해석하지 말라"며 한나라당 안 대변인의 논평에 강한 유감을 나타냈다. 4대강사업에 대한 민주당의 일관된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는 것.
전 대변인은 "운하를 염두에 둔 보건설과 준설을 반대한다는 민주당의 기존 입장은 전혀 변화가 없는데, 아마 안 대변인이 취임 첫날이라 민주당의 입장을 제대로 살펴보지 않은 채 브리핑한 게 아닌가 싶다"고 꼬집었다..
한편 민주당은 국토해양부가 민주당 소속 충남도지사와 충북도지사가 4대강사업에 찬성하고 있다는 취지의 보도자료를 낸 데 대해 관련자 문책을 요구하는 등 강력 대응하고 있다.
주영은 기자 chesill@daili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