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수, 5.18묘역 상석 밟다... 5.18단체·야당, 강력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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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수, 5.18묘역 상석 밟다... 5.18단체·야당, 강력 반발
  • 석희열 기자·김주미 기자
  • 승인 2011.01.26 18:06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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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민주묘역 참배하는 과정에서 상석 위에 올라가...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사과

▲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가 26일 광주 5.18민주묘역을 참배하면서 민주열사의 상석을 밟고 있다.
ⓒ 데일리중앙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가 26일 광주 망월동 5.18민주묘지를 참배하는 과정에서 잠들어 있는 민주열사들의 상석을 발로 딛고 올라 선 것으로 밝혀져 5.18단체와 야당이 강력 반발하는 등 논란이 일고 있다.

안 대표는 이날 오전 10시께 김무성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와 함께 민주묘역 앞에 도착해 방명록에 "5.18의 숭고한 정신을 이어받아 국민 화합을 반드시 이루겠습니다"라고 적었다. 이어 5.18희생 영령들에 대한 묵념을 하며 그들의 고귀한 희생정신을 기렸다.

한나라당 지도부는 잠시 묘역을 둘러본 뒤 개별 묘역으로 이동, 5.18 당시 전남대 총학생회장이었던 박관현 열사의 묘소 앞에 이르러 또 묵념했다.

이러는 과정에서 안 대표는 민주열사들이 잠들어 있는 묘역의 상석을 밟았다. 김무성 원내대표와 정두언·정운천 최고위원, 박재순 전 최고위원, 심재철 정책위의장, 원희룡 사무총장, 배은희 대변인, 원희목 대표비서실장 등이 함께 있었지만 이를 말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5.18단체들과 민주당은 안 대표의 무례를 지적하며 강력 항의했다. 안상수 대표는 "매우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5.18민주유공자유족회, 5.18민주화운동부상자회, 5.18구속부상자회, 5.18기념재단 등 5.18 관련 4개 단체는 보도자료를 내어 안상수 대표에게 깊은 유감의 뜻을 나타내며 사과를 요구했다.

5.18단체는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의 이번 행위가 설사 많은 사람들과 함께 참배 과정에서 일어난 실수라 하더라도 숭고한 5.18민주화영령이 잠들어 있는 묘역의 상석을 밟는 다는 것은 5월 영령에 대한 큰 결례이며, 정부여당을 대표하는 정치인의 바른 행동이 결코 아니다"라고 질타했다.

이어 안 대표가 5.18민주묘지 참배 후 '1980년대 시대정신이 불의에 맞서는 항거였다면 2011년 시대정신은 국민화합, 국민통합'이라며 한나라당을 지지해 줄 것을 당부한 것을 언급하며 "그의 경솔한 행위로 인해 과연 진정성이 있는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5.18단체는 특히 "묘지를 참배하는 사회지도층 인사들의 경솔한 자세와 관련해 이를 관대하게 인내했으나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게 됐다"며 "입법을 책임지는 정부여당 대표는 오월영령의 잠들어 있는 묘비의 상석 밟기와 같은 행위에 대해 스스로 크게 뉘우치고 책임 있는 자세로 사과할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 차영 민주당 대변인은 26일 국회 브리핑을 통해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의 5.18묘역 상석 위에 올라간 데 대해 "민주화운동의 숭고한 정신을 짓밟았다"고 맹비판했다.
ⓒ 데일리중앙 윤용
민주당은 안상수 대표를 향해 '기본'이 안 돼 있다고 강력 비판했다.

이춘석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안상수 대표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마음가짐'"이라고 따금하게 충고했다.

이 대변인은 "대통령에게 잘못했다고 머리 조아린 지 얼마 되지 않아, 상석에 올라선 안상수 대표는 국민통합을 입에 올릴 자격이 없다"며 "안 대표는 5.18 민주화운동에 대해 '할 말'은 준비했는지 몰라도 '마음가짐'은 준비하지 못했다. 국민들이 진정 바라는 것은 '기본'"이라고 강조했다.

차영 대변인은 "안상수 대표가 5.18 광주 민주화운동의 숭고한 정신을 짓밟았다. 상석을 밟아서 상식을 드러냈다"며 "안상수 대표는 이제 제발 제물이 되어달라"고 꼬집어 비판했다.

민주노동당 우위영 대변인은 "한나라당이 이미 떠나간 민심의 끝자락이라도 잡고 싶다면, 대표부터 교체하라"고 충고했다.

이러한 논란에 대해 안상수 대표는 본의 아니게 상석에 올라선 것을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안 대표는 배은희 대변인을 통해 "관리소장의 안내로 비석을 두 손으로 감싸면서 어쩔 수 없이 비석에 가까이갈 수밖에 없었고, 이 과정에서 본의 아니게 상석에 발을 올린 것에 대해 매우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안 대표는 이어  "묘역을 참배하는 과정에 오직 추모에만 열중했으며, 진정한 추모를 위한 마음뿐이었다"고 이해를 구했다.

석희열 기자·김주미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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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벨 2011-01-27 05:27:54
그밥에 그나물 누가 한짓하고 똑같네 당신은 밥상에 발올리는가부지? 그래놓고 애들이 그러면 안된다고 야단치지 않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