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도가니> 속 실제 학교폐지 청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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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도가니> 속 실제 학교폐지 청원
  • 송정은 기자
  • 승인 2011.09.26 15:1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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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각장애인 애끓는 사연... 분노의 물꼬 트나

▲ 작가 공지영 씨 소설 <도가니>가 영화로 상영되면서 청각장애인 학교에서 일어났던 성폭행 사건이 대중들의 가슴을 들끓게 하고 있다
ⓒ 데일리중앙
작가 공지영 씨 소설 <도가니>가 영화로 상영되면서 청각장애인 학교에서 일어났던 성폭행 사건이 대중들의 가슴을 들끓게 하고 있다.

권력구조에 핍박당해 피해자가 잊혀져가는 사태에 트위터 의견교류, 해당 학교폐의 청원이 이뤄지는 등 대중들의 절박한 분노가 치솟고 있다.

<도가니>는 지난 2000년부터 5년에 걸쳐 전라도 광주의 한 청각장애인 학교에서 일어난 아동 성폭행 사건을 바탕으로 제작됐다.

이 사건은 지난 2005년 MBC <PD수첩>에서 '은폐된 진실, 특수학교 성폭력사건'으로 보도됐다. 보도 이후 사회적 파장을 일으켰다. 그러나 학교와 재단의 족벌구조로 이 사건은 은폐됐다. 당시 이사장은 아버지, 교장은 첫째 아들, 행정실장은 둘째 아들이 맡았던 것.

인화학교 성폭력 대책위 카페에 따르면 영화에서 쌍둥이로 나오는 교장과 행정실장은 실제로는 학교 법인 설립자의 장남과 차남이다.

대책위 카페는 "성폭력 가해자가 처벌받고 학교에서 물러났지만 인화학교를 운영하는 주체인 법인의 대표가 설립자의 사위이며 설립자의 자녀들이 여전히 인화원과 인화학교 등 시설운영에 직접적으로 관여하고 있기에 성폭력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처벌과 해결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인권위조사, 경찰조사 등에서는 구체적으로 거론되지 않았지만 그 외 감춰진 폭행과 폭력에 가해자였다고 이야기되는 교사들이 많이 있는데 이들 중 일부는 복직한 상태다"고 전해 큰 충격을 주고 있다.

당시 피해자들은 엄청난 정신적 고통과 성적 가해를 당했다. 하지만 가해자들은 집행유예와 징역 10개월을 선고받아 가벼운 형량을 받는데 그쳤다.

이 문제로 수년 째 외로운 투쟁을 벌이고 있는 광주 인화학교 성폭력대책위원회 김용목 목사는 "당시 끔찍한 경험을 했던 학생들은 성인이 됐지만 아직도 가슴 속에 상처를 안고 있고 당사자들은 제대로된 치료, 피해보상, 사과 한 마디조차 없다. 아직도 현재진행형(문제)이기 때문에 영화가 화제로만 부각돼 당시 끔찍한 경험을 했던 학생들이 언론에 노출될까봐 두렵다"는 우려를 내비쳤다.

사건에 대한 신문기사를 읽던 공지영 작가는 "집행유예로 석방되는 그들의 가벼운 형량이 수화로 통역되는 순간 법정은 청각장애인들이 내는 알 수 없는 울부짖음으로 가득찼다"는 구절을 읽고 본격적인 <도가니>집필에 들어갔다고 전했다.

황동혁 영화감독은 "전작에 이어 실화가 소재고 어두운 이야기를 담고 있어서 고민이 많았다. 하지만 사건의 피해자들과 관계자들이 지금까지도 재조사 및 항소를 요구하는 등 많은 노력이 있다는 것을 알고 영화로 만들어지면 그런 노력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것같아 연출을 결심했다"고 고백했다.

<도가니>제작진 측은 실제 사건이 발생한 광주에서 청각장애인 위한 자막 시사를 결정해 눈길을 끌었다.실제 사건 피해자들의 아픈 상처를 조금이나마 어루만져주는 섬세한 배려이다.

지난 22일 개봉한 영화 <도가니>는 개봉 첫 주 90만을 넘는 관객을 동원하며 잊혀져가던 사건에 활력의 숨결을 불어넣고 있다. 소설과 영화의 배경이 된 실제 장애인학교 폐지 청원이 이뤄지며 누리꾼들의 관심도 증폭하고 있다.

11년전 상처입은 피해자들의 마음에 작은 희망을 심어주고자 용기있는 많은 이들의 힘이 모이고 있다.

25일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에는 '인화학교성폭력대책위에서 우석법인과 감독기관에게 요구합니다'청원이 서명인원 1500명을 가뿐히 넘어섰다. 청원목표는 5만명이다.

송정은 기자 beatriceeuni@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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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상철 2011-09-26 15:52:04
청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