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관광개발이 운영관리하는 88골프장의 스프링클러 공사를 둘러싸고 관련 업체들이 공사를 나눠먹기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특히 88골프장 쪽이 공사업체의 담합을 방조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26일 민주당 우제창 국회의원에 따르면, 88관광개발은 2006년부터 2010년까지 4단계에 걸쳐 '스프링클러 개·보수 보완공사'를 추진했다.

그런데 88관관광개발 내부 문건에 따르면, 1~4단계에 이르기까지 이 회사의 소요예산 추정액과 낙찰금액 간 차이가 거의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회사 내부에서 중요 정보인 낙찰예정가격 정보가 사전 유출됐을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는 대목이다.

또한 계약 응찰 업체들의 담합 의혹도 강하게 제기됐다.

2006~2010년 사이 4회에 걸쳐 치러진 88골프장 스프링클러 공사 가운데 3회를 (주)서원양행이라는 특정업체가 수주했다.

2006년 1단계 공사 입찰에 참가한 업체는 (주)그린월드와 (주)서원양행 2개 업체로, 그린월드가 협상 1순위 업체로 선정됐으나, 조달청 심사 결과 부적격 업체 판정을 받아 서원양행이 공사를 따냈다.

2008년 시행된 2단계 공사는 기기의 호환성과 사업의 연속성 필요에 따라 수의계약으로 서원양행에 발주됐다.

문제는 가장 큰 규모(약 3억5000만원)의 3단계 공사. 3단계 공사 계약 1차 입찰에는 (주)그린월드, (주)이제이이엔씨, (주)서원양행, (주)서원양행건설 등 4개 업체가 응찰했다. 이 가운데 그린월드가 협상 1순위, 이제이이엔씨가 2순위로 선정됐으나, 적격업체 심사 결과 그린원드가 자격을 상실했다.

또 이제이이엔씨는 적격심사 자료 미제출로 부적격 판정을 받아 결국 입찰이 무산됐다.

이후 2차 입찰(09.2.24)에는 서원양행건설 단독 응찰로 유찰됐고, 3차 입찰(09.3.3)에는 입찰 참가 업체가 없어 유찰되는 등 파행을 겪었다.

2009년 5월 20일 진행된 4차 입찰에는 서원양행, 서원양행건설, 다원산업, 토정공영(주)이 응찰해 최저가를 써낸 서원양행에게 낙찰됐다.

1차 입찰시 협상 1, 2순위 업체였던 그린월드와 이제이이엔씨가 2~4차 입찰에 참가하지 않은 것은 의문이다.

3차 입찰에 단독 참가한 서원양행건설(2005.10.17 설립)은 서원양행(1985.9.11 설립)의 계열사로 주소지가 부천시 원미구로 같은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서원양행건설은 현재 충북으로 주소지를 옮겼다고 회사 쪽이 밝혔다.

또 4차 입찰에 참가한 다원산업은 '주형 및 금형제조업체', 토정공영은 '냉난방 공사'업체로 스프링클러 개·보수 공사와는 거리가 있는 업체다. 결국 입찰업체와 골프장 쪽 '짜고 치는 고스톱'을 했다는 것이다.

우제창 의원은 "서원양행이 계열사인 서원양행건설 및 다원산업, 토정공영 등과 담합해 입찰 참가 후 공사계약을 수주했을 개연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88관광개발 쪽은 "사실무근"이라며 제기된 의혹에 대해 전면 부인했다.

이 회사 경영관리본부 홍정범 국회담당은 <데일리중앙>과 통화에서 "서원양행은 스프링클러 미국 부품을 수입해 88골프장에 독점 공급하는 업체"라며 "어느 업체가 하든지 서원양행을 통해서만 해당 부품을 공급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주)서원양행 관계자는 제기된 의혹에 대해 회사 입장을 정리해 발표하겠다며 답변을 유보했다.

88관광개발은 국가유공자의 복지 증진에 소요되는 보훈기금 증식 사업의 하나로 건설된 88골프장을 운영·관리하기 위해 보훈기금법에 의거 1987년 7월 설립된 상법상의 법인. 국가보훈처 소관의 기타공공기관이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