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사제·수도자 5038명, 쌍용차 사태 해결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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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 사제·수도자 5038명, 쌍용차 사태 해결 촉구
  • 김용숙 기자
  • 승인 2013.08.26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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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받는 노동자에게 '선한 사마리아인' 돼 달라" 기도... "약속은 목숨" 정치권 압박

"벌써 4년이 지났습니다. 77일간의 옥쇄파업 이후 소중한 형제들이 우리들 곁을 떠났고 지금 이 시간에도 삶과 죽음의 경계를 희미하게 넘다드는 생명들이 있습니다. 오랜 시간 안타까운 마음만으로 노동자들의 죽음을 지켜보던 수많은 사제들과 수도자들이 이들 곁으로 달려왔습니다. 그리고 함께 울었습니다."
천주교 사제와 수도자들이 교회를 나와 길거리에서 고통받고 있는 노동자들을 위해 기도했다.

나승구 신부(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대표) 등은 26일 서울 대한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쌍용자동차 사태의 해결을 염원하는 천주교 사제·수도자 5038인 선언'을 했다.

기자회견에는 각 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위원장들과 원로사제 안충석·문규현 신부 등 사제와 수도자 50여 명을 비롯해 평신도, 쌍용자동차 해고 노동자, 시민 등 100명이 참석했다.

이번 서명에는 전국 15개 교구 사제 1178명, 21개 남자 수도회의 사제와 수도자 470명, 48개 여자 수도회의 수도자 3390명 등 모두 5038명이 함께했다.

"벌써 4년이 지났습니다. 77일간의 옥쇄파업 이후 소중한 형제들이 우리들 곁을 떠났고 지금 이 시간에도 삶과 죽음의 경계를 희미하게 넘다드는 생명들이 있습니다. 오랜 시간 안타까운 마음만으로 노동자들의 죽음을 지켜보던 수많은 사제들과 수도자들이 이들 곁으로 달려왔습니다. 그리고 함께 울었습니다."

이용훈 주교(한국천주교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 위원장)는 장동훈 신부가 대신 읽은 인사말을 통해 고통받는 노동자들을 위해 '선한 사마리아인'이 되어 줄 것을 국민에게 호소했다.

이 주교는 "오늘 마련된 '쌍용자동차 사태의 해결을 염원하는 천주교 전국 사제 수도자 선언'은 지치지 않는 항구한 마음의 표현이자 결코 고통받는 이들을 두고 떠나지 않겠다는 사제들과 수도자들의 자기고백인 것"이라며 "신뢰하는 항구함이 세상의 무정을 이길 것"이라고 기도했다.

이 주교는 또 쌍용차 노동자들에게 "여러분의 의로운 투쟁과 희생은 자신의 권리와 행복을 온전히 누릴 수 없는 이 땅의 수많은 노동자들과 가난한 이들의 고난이기도 하다"며 결코 용기를 읽지 말 것을 당부했다.

박근혜 대통령과 여야 정치인에게 간곡하게 요청하고 호소했다. 약속은 목숨이라고 했다.

이 주교는 "이미 국민들 앞에서 했던 약속을 저버릴 수 는 없는 일"이라며 "경제 활성화를 위한 노동시장의 유연화와 같은 관념의 궁전을 내려와 이 땅의 평범한 일상들의 애환을 먼저 바라보시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특히 박 대통령을 향해 "더 큰 불행이 닥쳐오기 전에 먼저 귀를 기울이고 헤아리는 지혜를 구하시길 희망한다"고 기도했다.

▲ 26일 서울 대한문 앞에서 열린 '쌍용자동차 사태의 해결을 염원하는 천주교 사제·수도자 5038인 선언' 기자회견에 참석한 김영미 수녀가 '수도자로서 노동자들과 함께했고 또 함께 해야 할 날들에 대한 고백'을 하고 있다. (사진=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 데일리중앙
'천주교 사제 수도자 5038인 선언자' 일동은 "시대의 죄악 앞에 사제와 수도자로 부끄럽게 살며 목 놓아 울지 못했음을 고백한다"며 "이제 더는 잊지 않고, 더 이상 한 생명도 잃지 않겠다"고 했다.

이들은 또한 "인내와 신실을 다해 노동자들의 곁을 지키며 박근혜 대통령의 약속이 지켜질 때까지 또렷이 기억하며 정의롭게 다그치겠다"고 밝혔다.

사제와 수도자들은 끝으로 "주님 저희를 굽어 살피소서"라고 기도했다.

김용숙 기자 news7703@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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