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연구원, 유흥업소에서 법인카드 '펑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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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연구원, 유흥업소에서 법인카드 '펑펑'
  • 김용숙 기자
  • 승인 2013.10.21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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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5년간 3억7000만원 탕진... 연구원 "부당 사용액 다 회수했다"

▲ 기초기술연구회 산하 7개 출연연구기관의 법인카드 부당 사용 내역(단위: 건, 개, 원)
ⓒ 데일리중앙
한국원자력연구원 임직원들의 도덕적 해이가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밝혀졌다.

최근 5년 간 원자력연구원 임직원들이 룸싸롱이나 단란주점과 같은 유흥업소에 들락거리며 쓴 돈은 3억7000만원이다. 술값은 모두 법인카드로 긁었다.

감사원은 지난해(9.10~10.31) 기초기술연구회 소관 7개 출연연구기관을 대상으로 2008.1.1부터 2012.9.30까지의 법인카드 사용내역을 표본 점검했다.

사용실태에 대한 실지감사 결과, 한국원자력연구원을 비롯한 7개 출연연구기관 소속 임직원 284명은 실제 업태가 유흥주점이거나 노래방인 곳에서 1287회에 걸쳐 2억6800여 만원을 부당하게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가운데 한국원자력연구원이 1억9024만7600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 기간 유흥업소에서 법인카드를 사용한 원자력연구원 직원은 모두 169명으로 전국 385개 업소에서 909건의 결제가 이뤄졌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18명 31건, 한국한의학연구원 4명 22건 등에 비하면 엄청난 규모다.

이에 감사원은 7개 출연연구기관의 장에게 주의 요구 및 부당사용액에 대한 회수를 통보하고 법인카드 사용 실태를 파악해 자체 지침에 따른 적정한 조치를 요구했다.

원자력연구원은 자체 감사에서도 법인카드를 유흥업소에서 사용하는 등 부당사용에 대해 2009년부터 2012까지 총 1억8000만원을 적발했다. 자체감사 결과는 감사원의 적발한 건수와 중복되지 않은 건수다.

따라서 감사원 감사 결과와 자체 감사 결과를 합산하면 최근 5년 간 법인카드로 유흥주점 등에서 사용한 부당사용 내역은 1751건에 3억7229만원에 이른다.

그러나 원자력연구원은 솜망망치 조치에 그쳐 '제 식구 감싸기'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국회 미방위 민주당 노웅래 의원은 21일 "감사원 감사결과를 포함한 5회의 감사내역을 분석한 결과 3명의 직원은 4회에 걸쳐 적발됐지만 이들 모두 '주의 및 경고'조치에 그침으로써 계속 이 같은 행위를 지속적으로 발생하게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 국회 미방위 민주당 노웅래 의원.
ⓒ 데일리중앙
2012년 원자력연구원 자체감사에서는 과도하게 많은 금액을 유흥업소 등지에서 사용한 직원이 3명 발견됐지만 이들도 모두 '주의 및 경고' 조치만 받았다.

반면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의 경우 감사원 감사결과에 따라 총 5명을 징계했으며 부당
사용 금액도 200만원 이상 임직원에 대해 적용해 대조를 이뤘다.

결국 원자력연구원은 법인카드 부당 사용자들의 건수와 금액이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에 견줘 10배 이상임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인 '징계'를 내리지 않은 것이다. 이는 법인카드 부당 사용에 대해 관행적으로 '제식구 봐주기' '솜방망이 처벌' 조치를 해왔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노웅래 의원은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연구기관이 5년간 3억7000만원을 유흥업소 등지에서 탕진한 것은 심각한 일"이라며 "더 큰 문제는 적발된 직원들에게 관행적으로 '솜방망이 처벌'을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노 의원은 이어 "법인카드 부당사용 관행은 한국원자력연구원만이 아닌 정부 출연 연구기관 전체적인 문제"라며 "감독 기관인 미래부가 정확한 실태조사를 하고 강력하게 처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회의 이러한 지적에 대해 한국원자력연구원은 법인카드 부당 사용에 대해서는 전부 회수조치했다고 밝혔다.

원자력연구원 홍보협력부 관계자는 <데일리중앙>과 통화에서 "감사원 지직을 받았던 법인카드 부당 사용
에 대해서는 다 회수 조치가 끝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김용숙 기자 news7703@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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