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 전기원 산업재해 조직적 은폐·축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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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력, 전기원 산업재해 조직적 은폐·축소
  • 김주미 기자
  • 승인 2013.10.21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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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재 211명 중 28명으로 은폐... 배전협력업체 997명 없는데도 있는 것처럼 속여

▲ 국회 전순옥 의원은 21일 국감자료를 통해 한국전력이 전기원들의 산업재해를 조직적으로 은폐·축소해왔다고 주장했다.
ⓒ 데일리중앙
한국전력이 전기원들의 산업재해를 조직적으로 은폐·축소해왔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민주당 전순옥 의원은 21일 "한국전력이 지난 10년 간 전기원들의 산업재해를 은폐·축소했다"고 주장했다.

전 의원은 이날 한국전기안전공사와 한국전력으로부터 2008년부터 2012년까지 한국전력 소유의 배전설비공사를 담당하는 전기원들의 산업재해 현황 자료를 제출받아 공개했다.

한전에서 제출한 전기원 산업재해자는 28명으로 한국전기안전공사에서 제출한 산업재해자의 211명의 13%에 불과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4명이 사망했는데 한전의 자료에는 사망자가 단 한 명도 없었다.

또한 2008년부터 2012년까지 발생한 211명의 산업재해 중 133명만 산재보험으로 처리돼 중증장애를 남기는 3도 이상의 화상도 의료보험 등으로 처리됐다.

전기원들의 산업재해가 조직적으로 은폐·축소해왔다는 정황을 뒷받침하는 대목이다.

2만2900볼트의 전류가 흐르는 배전 현장은 대단히 위험해서 감전 사고는 사망에 이르는 중대재해이며, 살아도 중증장애를 남겨 대단히 심각한 문제다.

또한 전기공사를 수행하는 한전의 배전협력업체가 적정인원보다 훨씬 적은 인원으로 공사를 수행하기 때문에 산업재해가 줄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배전협력업체는 한전의 배전공사를 안정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연간 공사규모와 도급액을 정하고 도급액에 따른 적정인력을 보유해야 한다.

한전에서 제출받은 명단을 가지고 전순옥 의원실이 건설노조와 함께 현장실사를 한 결과, 배전협력업체는 전기원 2726명을 보유해야 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1729명만이 있어 997명이 허위 인원으로 밝혀졌다.

배전협력업체가 한전에 허위 명단을 제출한 것이다.

전 의원은 지난해 국감에서 문제의 심각성을 지적하고 한전에서 현황을 파악하고 철저하게 안전관리를 할 것을 주문했으나 상황은 달라지지 않은 것이다.

이에 전 의원은 "2만2900볼트의 고압전기를 다루는 전기원의 안전과 생명이 무엇보다 소중하다"면서 "배전공사가 수차례 하도급으로 이뤄져도 근본적인 책임은 한전에 있다. 한전이 책임지고 적정인원이 안전하게 작업할 수 있도록 제도개선을 하고 안전관리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주미 기자 kjsk@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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