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우리 스스로의 저력을 믿자" 역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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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 "우리 스스로의 저력을 믿자" 역설
  • 석희열 기자
  • 승인 2008.10.27 10:52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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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시정연설... "경계대상 1호는 공포심... 단언컨대 외환위기는 없다"

"전 세계를 쓰나미처럼 휩쓸고 있는 전대미문의 금융위기로 인해 국민들께서 얼마나 불안해하고 고통을 받고 계신지 잘 알고 있습니다... 국민들의 고통은 저에게도 뼈저린 아픔입니다. 그럴수록 저는 이 어려움을 반드시 극복해야 한다는 소명을 한 시도 잊지 않고 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27일 한국의 경제 위기와 관련해 "구제금융을 받아야 했던 10년 전과는 상황이 판이하다"며 "단언컨대, 지금 한국에 외환위기는 없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2009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에 대한 시정연설'에서 "10년 전에는 아시아의 금융위기였지만 지금은 미국과 유럽에서 시작된 금융위기가 전 세계로 파급되고 있는 것"이라며 "무역 의존도가 매우 높은 우리가 더 걱정하는 것은 금융 위기가 실물 경제의 침체로 파급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해법도 10년 전과는 달라야 한다"며 "국제 공조에 적극 나서면서, 유동성을 충분히 공급하고, 내수를 활성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선 외화 유동성 문제는 지금 보유한 외환으로도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며 "올 1월에서 9월까지 유가 폭등과 외국인의 주식 매도로 경상 수지 자본 수지가 모두 적자에 빠졌지만 외환보유고는 2600억 달러에서 2400억 달러로 약 8% 감소하는 데 그쳤다"고 말했다.

▲ 이명박 대통령이 27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새해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 데일리중앙 이성훈
이 대통령은 지금의 경제위기 극복에 대해 "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그러면서 "우리 스스로의 저력을 믿자"고 역설했다.

A4 17장 분량의 이날 시정연설에서 대통령은 "정부는 시장이 불안에서 벗어날 때까지 선제적이고(preemptive) 충분하며(sufficient) 확실하게(decisive) 유동성을 공급할 것"이라며 "문제는 오히려 심리적인 것으로, 실제 이상으로 상황에 과잉 반응하고 공포심에 휩싸이는 것이야말로 경계해야 할 가장 무서운 적"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는 세계적 실물 경제 침체에 대비해 재정의 적극적인 역할을 확대하고자 한다"며 "예산 지출을 과감하게 확대하고, 수출 증가 둔화에 대응해 내수를 활성화하는 선제적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감세는 경기 진작의 일환으로 필요하다"면서 내년에 13조원의 감세를 통해 가처분 소득을 늘리고 투자를 촉진해 내수를 활성화할 뜻을 밝혔다.

이 대통령은 "정부의 이런 재정 기능 강화에 국회도 적극 호응해 줄 것을 간곡히 부탁드린다"며 새해 예산 심의 과정에서 세출을 늘려줄 것을 의회에 호소했다.

대통령은 특히 "모든 위험이 사라질 때까지 기다리는 배는 결코 출항할 수 없다"며 "몸 부풀리기에 급급한 일부 금융권의 행태도 문제지만, 그렇다고 위험 회피만을 위한 전당포식 금융 관행에 안주해서도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경제 규모에 비해 경쟁력이 뒤떨어진 금융 산업을 방치할 순 없으며, 진입 장벽을 낮추고 경계를 허물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대신 옥석을 제대로 가리는 신용평가기능과 자산의 건전성에 대한 감독을 강화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아울러 경제 난국을 극복하기 위해 과감한 규제 개혁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규제가 줄어야 투자가 늘어나고 일자리가 생겨나며, 세계 표준과 동떨어진 낡은 규제와 결별해야 한다"며 이른바 '덩어리 규제'를 과감하게 풀 뜻을 적극 내비쳤다.

이 대통령은 "국정과제 추진에는 예산의 뒷받침이 필수적이다. 내년도 예산안은 '일자리 창출과 성장능력 확충', '서민생활 안정과 삶의 질 선진화', '녹색성장과 안전한 사회 구현 등 미래대비 투자'에 중점을 두고 짰다"며 "대통령으로서 이 엄중한 상황을 헤쳐 나갈 수 있도록 조속히 예산을 확정해 달라"고 의회의 초당적 협력을 거듭 당부했다.

대통령은 끝으로 국민을 향해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위기를 딛고 발전해 온 우리 역사의 원동력이었다"며 "제가 가장 무거운 짐을 지고 앞장서겠으니, 자신감을 가지고 다함께 힘차게 나아가자"고 호소했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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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정이 2008-10-27 22:39:02
너무 길다

박종윤 2008-10-27 21:22:02
그렇고는 싶지만 워낙 살기기 힘들어서
누가 뭐라고 해도 믿기지가 않는다.
세상이 어쩌다가 이렇게 되었는지 정말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10년 주기로 우리나라에 이런 경제위기가 찾아오는 것인가.
정말로 살기 힘든다. 정치권은 민초들의 한숨 소리가 안들리는지.

불분명 2008-10-27 14:23:07
재정지출 확대하자면서 감세정책이라.
이거 어느 나라 수법인데? 누구 머리에서 나왔나.
국민을 바보 천치 얼간이로 아나벼. 이게 대통령의 입에서 나올 말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