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드레퓌스 사건 으로 불리는 유서대필 의혹으로 억울한 옥살이를 했던 강기훈(51) 씨가 24년 만에 누명을 벗게 된 소식이 알려져 놀라움을 주고 있다.
대법원 2부(주심 이상훈)는 14일 강 씨의 재심사건 상고심에서 자살방조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 씨의 유서대필 사건은 민주화 운동이 한창 진해된 과거 1991년 5월 서강대 건물 옥상에서 전국민족민주운동연합(전민련) 사회부장 김기설(당시 25세) 씨가 몸에 불을 붙이고 노태우 정권 퇴진을 외치며 투신 자살하면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전민련 총무부장이던 강 씨를 배후로 지목하고 유서를 대신 써주고 자살을 방조한 혐의로 구속기소한 사애다.
당시 국립과학수사연구소는 강 씨의 필체와 유서의 필체가 일치한다는 필적 감정 결과를 내놓았다.
법원은 여기에 이적단체 가입 및 이적표현물 소지 혐의(국가보안법 위반)를 더해 징역 3년에 자격정지 1년 6월을 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 씨는 과거 1994년 8월 만기 출소했다.
사건이 일어난 지 16년이 지난 2007년 11월 진실ㆍ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는 "김 씨가 유서를 작성한 것으로 보인다"고 진실규명결정을 내렸다.
강 씨는 이듬해 5월 재심을 청구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2010년 10월에야 재심 개시를 확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심을 맡은 서울고법은 지난해 2월 "유서의 필적과 강 씨의 필적이 동일하고 김 씨의 필적과는 상이하다는 1991년 국과수 감정 결과는 신빙성이 없어 그대로 믿기 어렵다"고 강 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상황이다.
송정은 기자 beatriceeuni@dailian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