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자원개발 날림 심사, 성공불융자 7500억원 혈세 낭비
상태바
해외자원개발 날림 심사, 성공불융자 7500억원 혈세 낭비
  • 허윤하 기자
  • 승인 2015.06.11 14: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명박 정부 때 집중, 3824억원 날려... 박완주, 심사위원·내용공개 촉구

▲ 새정치연합 박완주 국회의원은 11일 정부가 해외자원개발에 투자한 성공불융자금 7500여억원을 부실심사로 날렸다고 밝혔다.
ⓒ 데일리중앙
[데일리중앙 허윤하 기자] 정부가 지난 30년 간 부실심사로 인해 해외자원개발에 투입한 성공불융자금 중 7500여억원을 날린 사실이 드러나 혈세 낭비라는 비판을 면치 못하고 있다.

성공불융자금이란 정부가 해외자원개발, 기술개발 등 위험도가 높은 사업에 뛰어든 공기업과 민간기업에게 낮은 금리로 필요한 자금을 지원하는 제도를 일컫는다.

사업이 실패하면 융자 원리금의 전부 또는 일부를 면제해주고, 성공하면 원리금과 함께 특별부담금을 추가로 징수할 수 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위 새정치연합 박완주 의원은 11일 정부가 제출한 성공불융자심의회의록을 분석한 결과 지난 1984년부터 최근까지 7553억7920만원의 혈세를 낭비했다고 밝혔다.

해당 기간 동안 정부가 지원한 성공불융자금은 총 3조2007억원으로 날린 금액만 무려 24%에 달한다.

특히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2008년 이후에만 3824억원이 증발한 것으로 나타나 사라져버린 7500억원의 무려 약 50%가 이 시에 집중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같은 결과는 과연 이 정부가 융자 심의를 제대로 한 것인지 의심을 받을 수 밖에 없는 대목이다.

박 의원에 따르면 실제 러시아 캄차카 Tigil 및 Icha 육상강구 탐사사업(2009년) 융자심의회의록에선 심사위원들이 경남기업의 워크아웃 진행 상황을 알았음에도 제대로 된 논의도 없이 대출 해주기도 했다.

특히 당시 위원장은 경남기업이 자료조차 제출하지 못했음에도 나중에 보완하는 조건으로 21억원을 융자해줬다.

하지만 5년이 지나도록 전액 회수하지 못하고 있을 뿐 아니라 책임을 지는 사람조차 없다.

성공불융자 융자심의회는 그동안 비공개로 심의와 의결이 이뤄졌고, 위원 모두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임명하므로 사실상 정부가 부실지원을 주도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해당 회의록에서 위원들의 이름은 모두 삭제되고, 혈세를 감면하는 특혜를 주도한 위원이 누구인지 조차 알 수 없어 '비난 회피'로 의심된다.

▲ 지난 6년간 석유개발사업 전체 안건 196건 중 부결은 고작 5건에 불과해 부실심사가 의심된다. (자료=해외자원개발협회)
ⓒ 데일리중앙
해외자원개발협회에서 제출한 '석유개발사업 융자심의회 안건 대비 부결건수'(2009~2014)를 보면 총 안건 수 196개 중 부결은 겨우 5건에 불과한 것을 알 수 있다.

실체를 알 수 없는 심의위의 밀실심사, 부실심사에 대한 검토가 필요한 부분이다.

박 의원은 "정부는 항상 해외자원개발 사업이 높은 위험만을 강조하지만 정작 투명해야 할 융자심사는 밀실에서 거수기를 시켜 멋대로 진행해왔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잘못된 지원에 대한 책임을 지도록 위원 명단과 회의내용을 공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허윤하 기자 yhheo616@dailiang.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