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화산 편지 332] 개미군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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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화산 편지 332] 개미군단
  • 한상도 기자
  • 승인 2015.06.15 08: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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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도(농부 작가)

▲ ⓒ 데일리중앙
밭가에서 풀을 뽑다가 보았습니다. 우리가 수시로 입에 담는 개미군단의 실체를.

뭐가 그리 바쁜지 잠시도 쉬지 않고 움직이는 녀석들. 얼핏 보면 난잡하고 무질서한 것 같지만 자세히 보니 그렇지도 않습니다. 조직적인 것도 같고, 질서도 있어 보입니다.

개미는 1억년전 공룡시대부터 존재했다고 합니다. 우리 인간보다도 역사가 훨씬 오래되었습니다. 저렇게 작고 보잘 것 없는 개미가 그렇게 오랫동안 번성하며 종족을 유지해 왔다니,

실로 놀랍고 대단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전문가들은 그 원인을 협동에서 찾고 있습니다. 개미마다 태어날 때부터 나름의 역할이 있고, 자신을 희생해서라도 그 역할을 다한다는 것입니다.

또한 녀석들은 미래에 대비할 줄 안답니다. 잎을 자르고, 부수고, 나르는 분업활동을 통해 양식을 축적하고, 더러는 버섯까지 기른다고 합니다.

분업을 통한 생산활동과 미래에 대한 대비. 작지만 강한 개미군단의 힘입니다. 어떠한 환경에도 적응하고 살아남는 비결입니다.

옆에 쪼그리고 앉아 그런 녀석들을 보고 있자니 아련한 칠팔십년대의 기억들이 떠오릅니다. 그때는 우리도 저 개미군단과 같았는데, 지금은 너무 멀어져만 간다는 생각.

저 혼자만의 지나친 기우였으면 좋겠습니다.

한상도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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