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화산 편지 339] 안개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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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화산 편지 339] 안개꽃
  • 한상도 기자
  • 승인 2015.06.24 07: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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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도(농부 작가)

▲ ⓒ 데일리중앙
엊그제 공동체 형님댁에 들렀다 보았습니다.

마당 한쪽에 소박하게 피어있는 저 안개꽃을. 님께서도 그러실지 모르지만, 저 꽃을 보면 제일 먼저 꽃다발이 떠오릅니다. 꽃다발에 가장 많이 쓰이는 것이 바로 저 안개꽃이니까요.

장미든 백합이든 저 안개꽃으로 감싸고 받쳐줘야 꽃이 더 빛나고 돋보이기 때문입니다.

스스로 빛나기보다는 옆에서 빛을 내주는 꽃. 다른 꽃을 돋보이게 하기 위해 기꺼이 들러리가 되어 주는 꽃. 제가 안개꽃을 좋아하는 이유입니다.

그렇게 참하고 소박한 꽃이라 그런지, 꽃말 또한 '맑은 마음'이라고 한답니다. 꽃에 잘 어울리는 꽃말이 아닐 수 없습니다.

돌아보면 사람 중에도 그런 사람이 있습니다. 앞으로 나서기보다는 옆에서 묵묵히 도와주는 사람. 다른 사람을 위해 궂은 일을 도맡아하는 사람. 눈에 잘 띄지는 않지만, 없으면 금방 표가 나는 사람. 꼭 저 안개꽃 같은 사람 말입니다.

그런 사람들이 있기에 세상은 그래도 아름답고 더불어 살만한 곳이 아닌가 싶습니다.

"너로 인해 내가 더욱 빛난다!" 오래전 어느 자동차의 광고카피지만 저 안개꽃을 일컫는 표현이 아닌가 싶습니다.

저 또한 님에게 저 안개꽃과 같은 사람이면 좋겠습니다.

한상도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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