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총, 노동개악저지 농성... 김무성 "노동개혁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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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노총, 노동개악저지 농성... 김무성 "노동개혁 불가피"
  • 석희열 기자
  • 승인 2015.07.14 18: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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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계 "왜 맨날 노동자만 희생해야 하냐"... 새누리당 "노동계 스스로 구조개혁 나서야"

▲ 김동만 한국노총 위원장이 13일 정부의 노동시장 구조개혁(쉬운해고·임금삭감·노조무력화) 저지를 위한 서울 여의도 농성장에서 삭발 시위를 벌이고 있다. 한국노총 지도부는 이날부터 무기한 천막농성에 들어갔다. (사진=한국노총)
ⓒ 데일리중앙
[데일리중앙 석희열 기자] 한국노총 지도부가 박근혜 정부의 노동시장 구조개혁에 맞서 무기한 천막농성을 시작했다.

특히 김동만 위원장은 정부가 강한 드라이브를 걸어 밀어붙이고 있는 노동개혁(쉬운해고·임금삭감·노조무력화) 저지를 위해 삭발 시위를 벌이며 결연한 의지를 내보였다.

한국노총은 지난 13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옆 천막농성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정부는 재벌자본가의 이익만 대변하는 노동시장 구조개악정책을 중단해야 한다"며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노동시장 구조개악 정책을 강행한다면 총파업투쟁으로 맞서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기자회견에는 한국노총 지도부 및 조합원 300여 명이 참석했다. 한국노총은 하루 30여 명의 지도부 및 간부들이 무기한 농성을 이어갈 계획이다.

김동만 위원장은 "한국노총 투쟁은 쉬운해고, 임금삭감,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 비정규직 확대 등 노동자들을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는 정부의 친재벌 반노동 정책을 저지하기 위한 것"이라며 총력 투쟁을 통해 정부의 구조개악을 멈추게 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한국노총은 ▲노동기본권 보장 ▲사회안전망 강화 ▲정리해고 요건 강화 ▲고용안정성 확대 ▲노사자율의 임금피크제 ▲청년일자리 창출을 위한 장시간근로 해소 및 일자리 나누기 ▲통상임금범위 확대 및 임금 안정성 확보 등을 촉구했다.

이런 가운데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14일 한국노총 지도부 천막농성장을 찾았다. 집권여당 대표가 노동계의 투쟁 현장을 찾은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김무성 대표는 노동시장 구조개혁의 불가피성을 설명하며 노동계의 이해를 구했다.

김 대표는 먼저 "노동계와 소통없이 노동자의 희생만을 강요하는 일방적인 구조개혁은 반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 노동시장 구조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차이가 큰 기형적인 양극화 구조를 가지고 있다. 노동계 스스로 내부개혁에 나설 필요도 있다"고 노동 구조개혁 필요성을 역설했다.

김 대표는 이어 "노동가치에 대한 이해와 존중을 바탕으로 노동시장 구조개혁에 대한 정부와의 대화구조가 만들어져야 할 것"이라며 "노동시장 양극화 해소가 상생고용과 궁극적인 생산성 확대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대표는 끝으로 "지금은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이 노동시장의 불확실성으로까지 전이되고 있는 시기"라며 "비정규직 차별과 청년실업 심화로 더 큰 고용절벽에 봉착하기 전에 낡은 제도와 관행은 뼈를 깎는 심정으로 고쳐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무성 대표의 이날 한국노총 지도부 농성장 방문에는 김정훈 정책위의장, 김성태·권성동·김학용 국회의원이 동행했다.

한국노총 지도부는 김무성 대표의 이러한 설득에 "왜 맨날 노동자만 희생해야 하느냐"며 항변했다.

강훈중 한국노총 대변인은 <데일리중앙>과 통화에서 김무성 대표에게 어떤 반응을 보였냐는 질문에 "'노동자들에게 희생만 강요하는 정부의 노동시장 구조개악정책에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다. 투쟁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고 밝혔다.

강 대변인은 특히 정부의 노동개혁을 거꾸로 가는 정책이라고 비꼰 뒤 "지금은 경제(성장)를 걱정할 때가 아니고 분배를 걱정할 때다. 분배가 제대로 되지 않아 양극화와 내수가 쪼그라들고 있는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한국노총은 오는 23일 서울역에서 전국단위노조대표자 및 상근간부 상경투쟁을 예고하고 있다. 다음달 22일에는 노동시장 구조개악 저지를 위한 총력투쟁에 나서기로 해 노정 갈등이 갈수록 격화할 전망이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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