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업체 따라가는 저축은행... TV광고로 물량공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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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업체 따라가는 저축은행... TV광고로 물량공세
  • 최우성 기자
  • 승인 2015.09.14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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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계·대부업계 은행이 고금리 흐름 주도... 김기식 "금리상한 25% 이하로 낮춰야"

▲ 2013~2015년 광고비 집행 규모 상위 5개 저축은행(단위: 원). 자료=금융감독원
ⓒ 데일리중앙
[데일리중앙 최우성 기자] 저축은행들이 광고비 지출을 늘이면서 평균 28%대의 고금리를 받고 있어 대부업체의 영업 방식을 그대로 따라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정무위 새정치연합 김기식 의원이 14일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최근 3년간 저축은행 광고비 집행 현황'에 따르면 79개 저축은행 전체의 광고비 지출은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2013년 325억원에서 2014년 778억원으로 급증했으며 2015년 상반기에만 이미 538억원이 집행됐다.

대부업체에 준해 TV광고를 제한해야 한다는 국회 부대의견에 따라 자율규제로 TV 광고를 줄이기로 했으나 전체 집행 규모가 어찌될지는 알 수 없는 상황이다.

특히 2014년과 2015년 상반기 광고비 집행 규모에서 상위권을 차지한 저축은행은 일본계(SBI, JT친애)나 대부업계(웰컴), 혹은 일본 대부업계(OK)인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대부업계열로 분류되는 OK 저축은행과 웰컴 저축은행은 각각 2014년 7월과 2014년 4월 대부업체에서 인수한 뒤 광고비 규모가 급증했다.

2개 저축은행에서 집행한 광고비가 2014년 153억원에서 2015년 상반기에만 256억원으로 상반기에 이미 전년도에 집행한 광고 비용을 크게 넘어섰다.

한편 2015년 상반기 기준으로 광고비 집행 규모 상위 4개 업체가 가계신용대출 잔액도 동일하게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었다. 가계신용대출 잔액은 SBI 8691억원, OK 7457억원, JT친애 6112억원, 웰컴 6026억원 순이었다(2015.7 잔액 기준).

TV광고로 노출을 최대화해서 일단 고객을 유치하는 영업 방식의 결과라는 지적이다.

뿐만 아니라 저축은행들의 고금리도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가계신용대출 잔액 상위 10개 저축은행을 대상으로 신용등급별 가중평균금리를 조사한 결과 평균적으로 1등급조차 17.7%의 이자를 받고 있었다. 전체 평균은 28.6%나 됐다.

▲ 상위 10개 저축은행 신용등급별 가중평균금리(2015년 7월말 잔액기준, 단위: %). 자료=금융감독원
ⓒ 데일리중앙
10개의 저축은행 중 10%대의 평균금리를 유지하는 곳은 단 한 곳에 불과했다.

페퍼 저축은행(2013년 호주계 페퍼그룹이 인수)의 경우 전체 평균 금리는 18.8%였고 1등급 11.9%부터 6등
급 20.4%까지 '10%대 중금리 신용대출' 중심의 영업을 하고 있었다.

이에 대해 김기식 의원은 "이는 저축은행이 10%대 중금리 신용대출로도 영업이 가능하다는 것을 방증하는 사례"라고 지적했다.

이들 10개 저축은행 중 특히 대부업계 저축은행이 대부업체의 영업전략을 그대로 가져와 TV광고 등 물량공세로 일단 고객을 유인한 뒤 일괄적으로 고금리를 부과하는 흐름을 주도하고 있었다.

금융당국은 대부업체들의 저축은행 인수를 승인하면서 중금리 대출 활성화를 조건으로 제시했다.

김기식 의원은 "저축은행이 서민금융 공급이라는 본연의 역할은 외면하고 대부업체의 영업방식을 벤치마킹하며 고금리 장사를 하는 등 대부업체화되어 가고 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어 "대부업체 이자율을 29.9%로 인하할 경우 대부업체와 차별화된 저축은행의 영업기반이 무너질 수 있다"며 "저축은행 이용자들은 물론 저축은행 업권 발전 측면에서도 저축은행의 금리 상한을 25% 이하로 낮춰 대부업체와 차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우성 기자 rambo435@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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