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바이트 전문 포털 알바천국이 최근 배달 알바 경험이 있는 알바생 239명을 대상으로 '배달·배송 아르바이트 실태' 설문을 진행해 그 결과를 13일 발표했다.
설문 결과 37.2%가 배달 알바를 하던 중 사고나 재해를 당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24%는 보호장구도 없이 일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교통사고의 주된 원인 1위로는 41.7%가 '제한시간 내 배달 완료를 위해 무리하게 운전'을 꼽았다. 과거 연이은 배달원 사고로 기업들이 폐지했던 '시간배달제'가 암암리에 재차 성행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실제로 배달 1건 당 평균 소요 시간을 알아본 결과 '10~20분 미만'이 47.7%에 달해 1위를 차지했고, '10분 미만'도 26.4%나 됐다.
즉 전체 73.1%가 20분도 채 안 되는 시간에 배달 업무를 처리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돼 상당수 배달원이 '총알 배달'로 인한 사고 위험에 노출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밖에 주된 교통사고 원인으로는 △상대방 운전자 부주의(21.3%) △뒤 순서 고객에게 불만을 듣기 싫어 무리하게 운전(11.1%) △경험 부족에 따른 운전 미숙(10.2%) △건당 추가 인센티브를 받기 위해 무리하게 운전(8.3%) △오토바이, 헬멧 등 노후 된 장비 탓(7.4%)이 있었다.
보호장구 착용 여부에 관해서는 4명 중 1명이 '보호장비 없이 일했다'(24.2%)라고 답해 안전 사각지대에 놓인 배달 알바생이 상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주목할 점은 배달 업무 중 상해를 입어도 제대로 된 보상을 받는 경우가 드물다는 것이다.
알바천국 조사 결과 실제 배달 알바생 4명 중 3명(74.9%)은 산재보험에 가입되지 않았으며, 그 중 20.1%는 가입해야 하는 사실조차 모르고 있었다.
배달 알바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가장 개선돼야 할 점으로는 '부족한 배달 인력 충원'(22.8%)을 꼽은 응답이 가장 많았다. 인력 대비 과도한 업무량에 시달리고 있다는 얘기다. '시간배달제 폐지' 의견(22.4%)도 많았다.
이와 함께 △오토바이 면허 취득 나이 상향 조정(17.4%) △충분한 안전 수칙 교육(17.4%) △배달 건별 지급하는 수당 시스템 폐지(10.4%) △보호장비 지급(9.5%) 등이 시급하다는 의견이 이어졌다.
이성훈 기자 hoonls@daili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