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배숙-한승수, 산업은행 민영화 놓고 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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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배숙-한승수, 산업은행 민영화 놓고 공방
  • 석희열 기자
  • 승인 2009.04.09 11:00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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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말 한마디에 맹종해서야 되겠냐" - "당장 민명화하는 건 아니다"

▲ 9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경제 분야 이틀째 대정부질문에서 민주당 조배숙 의원(오른쪽)이 산업은행 민영화 문제 등에 집중 질문을 하자 한승수 총리가 답변하고 있다. 이날 두 사람은 시종 날선 공방을 주고 받았다.
ⓒ 데일리중앙 이성훈
민주당 조배숙 의원과 한승수 국무총리는 9일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산업은행 민영화 문제를 놓고 날선 공방을 주고받았다.

조 의원은 이날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한 총리를 상대로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을 통해 "글로벌 경제위기로 미국, 영국 등 금융선진국들이 투자은행을 국유화하고 있는 마당에 이 정부는 무모하게 국책은행을 민영화하겠다며 세계 금융의 변화에 역행하는 정책을 고집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 말 한 마디에 합리적인 판단을 하지 못하고 맹종해서야 되겠느냐"고 총리를 거칠게 쏘아붙였다.

그는 "자산 가치 145조원(2008년 3월 기준)이 넘고, 지분 49%만 20조원짜리 초대형 금융기관 각축전에 뛰어들 대상은 손으로 꼽을 몇몇 특정 재벌기업이나 외국기업"이라며 "산업은행 민영화 추진은 대기업에게 은행을 하나 떼어주려는 것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그러자 한 총리는 잡아떼듯 "그런 일은 절대로 없을 것"이라며 단호하게 일축했다.

그는 "산업은행이 갖고 있는 정책금융과 같은 본래의 공공적인 성격은 그대로 두고 민간적인 부분만 떼어내서 지주회사를 만들어 민영화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답변 과정에서 한 총리는 산업은행의 전통적인 정책금융 기능은 그대로 두겠다는 말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조 의원은 그러나 "해외자본조달과 기업구조조정의 핵심 역할을 담당해야 할 산업은행은 지금과 같은 금융위기 상황에서는 더더욱 민영화해서는 안 된다"며 "지금과 같은 경제 상황에서 산업은행을 민영화하는 행위는 그 누가 했든지 간에 역사에 죄인으로 남을 수 있다"고 압박했다.

이에 한 총리는 "지금은 검토 단계이지 당장 산업은행을 민영화하겠다는 것은 아니다"라고 공세를 피했다.

두 사람은 또 대기업 계열사 및 금융지지회사, 민영화된 공기업 등의 사외이사 선임 문제를 놓고도 격론을 벌였다.

최근 한 시민단체의 발표에 따르면, 올해 1월 1일부터 14일까지 민영화된 공기업 등 191개 주요 상장기업 중 89개 회사에서 147명의 신임 사외이사를 선임했다. 그런데 이 가운데 10.2%인 15명이 이명박 정부와 긴밀한 관계가 있는 인사로 채워졌다.

특히 ▲이명박 정부 초기 여성부 장관 후보에서 부동산 투기 의혹으로 낙마한 이춘호씨는 KT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의원의 사위는 현대제철 ▲한나라당 후보로 지난 총선에서 낙선한 충남 모 지역의 당원협의회 위원장은 SK에너지 ▲전 한나라당 의원은 대한통운의 사외이사로 각각 선임됐다.

조 의원은 "독립성과 전문성을 필수적으로 확보해야 할 사외이사가 정권과 유착된 인사의 기용을 통해 로비의 수단으로 변질되고 있다"며 "한나라당 당원협의회장이 대기업의 사외이사로 선임되는 것이 전체 주주의 이익과 회사의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무슨 도움이 되느냐"고 질책했다.

그러나 한 총리도 물러서지 않았다. 그는 "전직 국회의원, 당협위원장 등 정치가라고 해서 사외이사로서 자격이 없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맞받았다.

그러면서 "정치인 중에도 전문성이나 식견을 갖춘 사람들이 많다. 그들을 오히려 적극 활용하는 게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조 의원은 정부가 4월 국회에 제출한 추가 경정예산안에 대해 "저질 일자리 양산 추경·빚더미 추경"으로 규정하고 재고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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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부원군 2009-04-10 00:16:48
자기 자신의 색깔을 드러내는게 아니라
대통령의 색깔이 자기 것인양 행동하는 사람이잖아.
처세술에는 천재라고 하는걸 보면
권력자에게 손비비고 아부아양하는데는 능수능란한 모양이다.
안그럼 특별한 재주도 없이 어떻게 국무총리까지 할 수 있겠나 싶다.
날고 기는 재주를 가진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

강산해 2009-04-09 13:04:25
역시 한승수총리야.
여당 야당 여당 야당....... 헷갈린다. 정체가 뭐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