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경제연구원 ‘알파 기업은 고객에게 특별함을 입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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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경제연구원 ‘알파 기업은 고객에게 특별함을 입힌다’
  • 뉴스와이어
  • 승인 2009.11.01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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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와이어)
오늘날 소비자들은 수 많은 선택가능성에 직면해 있다. 이는 소비자들에게 혼란을 가중시키는 요인이다. 사람들은 고민하기 보다는 명확한 선택의 기준이 될 수 있는 ‘알파’를 원한다. 이 같은 행동이 전통적 관점에서는 비합리적으로 비춰질 수 있다. 하지만 현실세계의 인간 행동은 불완전하며, 편향적이다. 온라인 인프라의 확대와 웹의 활용이 일상화되면서, 분권화와 개인화가 확산되고 있지만 한편으로 알파적인 것에 대한 선호는 오히려 더욱 늘어나고 있다. 더욱이 오늘날 소비자들은 내적인 공허감, 현실과 이상의 불일치 등으로 더 강하게 마음을 사로잡을 무언가를 원하고있다. 알파 기업은 이러한 소비자들의 마음 속에 최선의 선택대안을 제시한다. 알파 기업의 전략은 유혹자들의 전략과 유사하다. 고객의 입장에서 스스로를 판단하고, 고객이 원하는 것 뿐 아니라 고객 스스로 인식하지 못했던 가치까지도 먼저 제시해줌으로써 고객을 특별한 존재로 느끼게 해준다. 내외면의 일치를 통해 신뢰감을 제공하며, 시장의 주도권을 장악한다. 알파 기업은 카리스마를 제시하거나, 신비감을 조성하기도 한다. 댄디즘과 같은 정신적 가치를 통해 고객의 마음을 파고든다. 모든 기업이 알파 기업이 될 수는 없지만, 이들의 방식을 배우고 참고할 수는 있다. 고객들의 마음을 얻기 위한 알파 기업간 경쟁은 더욱 증가할 전망이다.

Ⅰ. 혼란의 시대와 알파의 출현

1. 난세(亂世)의 영웅, 알파

동물의 세계는 하루하루가 종잡을 수 없는 무질서의 공간이다. 때문에 동물들은 본능적으로 생존을 위한 질서를 잡아줄 리더를 필요로 한다. 특히 무리생활을 하는 늑대와 영장류 등에서 이 같은 모습이 잘 관찰된다. 알파애니멀(무리의 우두머리 동물, Alpha animal)은 자칫 혼란과 무질서에 빠질 수 있는 무리의 질서를 잡고 그들의 운명을 결정하는 역할을 한다. 무리가 어떤 식으로 사냥을 하고, 외부의 위협에 대응할 것인지에 대한 룰을 제시하는 것이다. 알파메일(Alpha male)의 경우 다른 수컷들의 복종, 먹이에 있어서의 우선권을 얻는다. 이들은 육체적으로 다른 수컷에 비해 우월하며, 우수한 종자를 가졌을 확률이 높다. 때문에 알파메일은 뛰어난 유전 형질을 후세에 물려줌으로써 종족의 단절을 막을 수 있는 매력적인 선택대안이 된다. 알파메일은 동물들의 가장 본능적인 욕구인 생존과 번식에 있어 우선순위를 차지한다. 알파피메일(Alpha female)의 경우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인간의 역사에서도 유사한 모습이 관찰된다. 난세에는 영웅이나 절대권력이 등장하는 경우가 많았다. 과거 중국의 후한시대 삼국의 분열기 수많은 영웅들이 나타났다. 로마 공화정 말의 혼란기에는 시저(Caesar)라는 인물이 등장했다. 춘추전국시대(春秋戰國時代)의 정치사회적 혼란은 오히려 이를 해결해 줄 철학과 사상이 꽃핀 시기였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드라마 ‘선덕여왕’의 미실, 덕만 등도 혼란의 시대를 이끌어가는 알파적인 리더의 모습을 잘 보여준다. 이처럼 역사적으로 보아도 사람들은 혼란을 잠재워 줄 명확한 그 무엇을 갈구해 왔다. ‘난세가 영웅을 만든다’라는 말은 사실 혼돈과 불확실성이 잠잠해지기를 바라는 사람들의 바램을 표현한 말일 것이다. 민심을 등에 업고 나타난 영웅, 알파적 리더들의 힘은 강력했다. 사람들은 마음으로부터 그들의 말과 행동, 사상을 믿고 따랐으며 주변에 전파했다. 때문에 알파적 리더들은 그 사회의 틀이나 기존의 체제를 뒤흔들 만한 영향력을 발휘하기도 했다.

2. 소비자들이 처한 시장의 혼란

오늘날 소비자들이 직면한 상황도 불확실성과 혼란의 연속이다. 우리는 수 많은 선택 가능성에 직면해 있다. 예를 들어, MP3 플레이어를 하나 사기 위해서 우리가 고려해야 하는 정보는 수십 가지가 넘는다. 가장 기본적인 음악 재생 기능에서 동영상 지원, 게임, 기능 확장 여부, 유통 채널별로 천차만별인 가격, 각종 주변기기 등을 확인하는 것은 기본이다. 또한 유사한 성능을 제공하는 경쟁 제품들에 대해서도 똑같은 정보들을 다시 고려해야 안심이 된다. 그러면서도 ‘아… 과연 이걸 사도 후회하지 않을까?’하는 고민이 가시지 않는다. 좀 더 젊은 소비자들이라면 블로그를 통해 같은 제품이나 유사한 제품을 사용해본 사람들의 구매, 사용 후기까지도 꼼꼼하게 검토한다. 튜닝, 확장성 등 제품의 외관, 성능 개선에 대한 전문가 의견들도 제품의 선택을 주저하게 만든다. 비슷한 기종을 쓰는 사람들의 소비자 커뮤니티가 얼마나 잘 활성화되어 있는지, 거기서 논의되는 불만은 어떤 것이 있는지 등을 따지다 결국 주변에 기계를 좀 안다는 친구나 지인을 찾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신통치 않다. “싼 게 비지떡이야… 사람들 많이 쓰는 걸로 사…”. 결국 원점으로 돌아오는 일도 일쑤다.

이 같은 작은 기기 하나를 구매하는 데에도 우리 소비자들은 일대 혼란 속으로 빠져들게 된다. 심지어 MP3 기능을 제공할 수 있는 다른 기기들, 휴대폰, MP4 동영상 플레이어, 전자사전, 넷북 등으로 선택의 범위는 한층 넓어질 수도 있다. 결국 하나를 선택하고 나면, 구매의 기쁨보다 포기한 것에 대한 아쉬움에 허탈해 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는 어떤 선택으로 인해 포기해야 하는 잠재적 비용인 기회비용(Opportunity cost)이 높아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때문에 머리로는 이것저것 계산을 하고 싶지만, 무의식 중에 단순 명쾌한 선택을 할 수 있는 눈에 띄는 제품을 기대한다. 시장의 카오스(Chaos) 속에서 사람들은 과거 역사의 혼란기에 그랬던 것처럼, 강하고 거부하기 힘든 힘을 가진 ‘알파’에 눈을 돌리고 있다.

Ⅱ. 왜 알파가 주목 받나

1. 소비자 선택 관점에서 본 알파 선호

그렇다면 이처럼 강한 것, 알파적인 것에 대한 사람들의 선호는 과연 합리적인 행동인가? 고전적 소비자 선택 이론에 따르면 이러한 행동은 합리적이지 않은 것처럼 보인다. 특히 최근과 같이 막대한 정보와 편리한 선택이 가능한 시대에 가능한 편익을 하나하나 비교하지 않는 것은 기존의 관점에서 보면 ‘완전정보의 가정’을 포기하는 비합리적인 행동인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수년 전부터 일군의 학자들로부터 전통적 경제학이 가정하는 인간의 합리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소위 행동경제학(Behavioral Economics) 혹은 행태경제학으로 불리는 분야가 바로 그것이다. 행동경제학에서는 인간의 선택이 다분히 비합리적으로 이루어진다고 설명한다. 인간이 고려할 수 있는 정보의 양에는 한계가 있으며, 자신이 처한 상황에 따라 편의(偏倚, Bias)가 발생하는 것은 오히려 당연하다고 여긴다. 이 때문에 사람들, 특히 소비자들이 언제나 최적의 선택을 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사람들은 휴리스틱(주먹구구, Heuristic)한 방식으로 선택을 한다는 것이다. 더욱이 인간이 합리적 선택을 추구하더라도 인식능력과 정보, 지식의 현실적 한계로 그 목표를 이루기는 어렵다고 한다.

특히 우리가 살펴볼 알파 선호와 관련하여 행동경제학 분야에서는 몇 가지 흥미로운 이론들을 제시하고 있다. 먼저 사람들은 인지적 편향성을 갖는다는 것이다. 학자들은 외부 상황 인식에 있어 사람들이 엄밀한 객관성을 유지하기 보다는 어느 일방으로 치우친 편향성을 갖는다고 지적한다. 또한 가용성 휴리스틱(Availability heuristic)이라는 방식으로 사건의 발생가능성을 짐작하고 판단하기 때문에, 정확하고 객관적인 정보보다는 자기 주변의 지배적인 사건이나 정보에 영향을 받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이는 누구나 자기가 사는 세계를 전부로 착각하고 판단하고 행동하며, 따라서 주변의 선택에 휩쓸릴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소비자들의 선택이 대세와 유행에 휩쓸리기 쉽다는 것은 설득력이 있다.

2. 네트워크 관점에서 본 알파 선호

우월하고 지배적인 알파, 유행을 따르는 것은 네트워크 행동 관점에서도 당연한 현상이다. 이미 우리는 부지불식간에 알파를 선택하는데 익숙하다. 인터넷 뉴스의 하단 댓글 란에는 ‘베플(베스트 리플의 줄임말)’이란 것이 있다. 많은 사람들의 동의나 추천을 받은 의견이다. 여기에는 또다시 수십, 수백건의 의견들이 달린다. 많은 사람들이 따르고, 동의했기 때문에 사람들은 이 의견을 수긍하고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다. 우리는 모든 상황, 모든 사건에 대해 비판적이고 이성적으로 대응하기 어렵기 때문에, 다수의 지지를 받는 의견에 동조하는 손쉬운 선택을 한다.

네트워크 이론에 따르면 이 같은 쏠림 현상이 잘 설명된다. 네트워크 상에서 수많은 경로(Path)들이 모이는 결절점(Node, 혹은 교차점)은 더 많은 경로가 연결될수록 더 비대해진다는 것이 일반적이다. 현실 세계에서도 좋은 입지, 시설 등을 갖춘 공항이나 항만, 물류센터와 같은 곳으로 이동 수요가 몰리는 것과 유사하다. 웹 2.0기업들의 주된 전략도 이러한 쏠림을 극대화하려는 경우가 많다. 고객들에게 우월한 플랫폼,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초기에 많은 사용자를 모으고, 이를 바탕으로 네트워크 외부성을 창출하여 사업을 확장하는 것이다. 네트워크에서는 더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결절점이 더 우월해질 가능성이 높으며, 그럴수록 또 다시 선택을 받는 선순환이 나타나게 된다. 이는 집중화된 권력, 알파가 등장하기 쉬운 토대를 제공한다.

분권화로 대별되는 웹 2.0 시대에도 알파 선호는 지속

분권화와 개인화로 대표되는 웹 2.0 시대에도 중앙집중형 권력인 알파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분권화가 진행되고 있지만, 그 속에서 다시 집중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일종의 권력의 이동이다. 기존의 거대한 권위가 무너진 자리에, 그 보다 작은 규모로 세부적인 영역에서 새로운 알파적인 권력들이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웹 2.0은 이론적으로 개개인에게 완전한 힘의 분산을 가져다 줄 수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소수의 뛰어난 개인, 흥미로운 콘텐츠를 중심으로 새로운 권위가 등장하고 있음이 관찰된다. 블로그 세계에서는 맛집, 여행, 요리, 전자기기 등 저마다의 영역에서 파워블로거들이 온라인 권력을 독점한다. 뿔뿔이 흩어질 줄 알았던 사람들은 관심, 흥미, 필요에 따라 저마다의 알파를 중심으로 재집결하고 있다.

분권화보다는 오히려 주목경제(Attention Economy)라는 개념이 웹 2.0 시대의 새로운 경제와 비즈니스 방식을 잘 설명한다. 오늘날과 같이 수 많은 정보가 난립하는 세상에서 주목 받기 위해서는 남다른 차별성, 유용성/흥미와 같은 정보의 본질적 우월성, 자극성 등이 필요한 것이다. 사람들은 점점 더 시선과 관심을 잡아둘 수 있는 유혹적이고, 자극적인 것에 익숙해져 가고 있다. 이성적 판단에 따른 쏠림현상뿐 아니라, 감성적이고 본능적 판단에 따른 쏠림현상이 심화되면서 알파 선호의 경향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판단된다. 웹 2.0 시대의 새로운 시장으로 주목 받았던 롱테일(Long-tail) 시장의 경우 몇몇 기업들을 제외하고는 이렇다 할 성공 모델이 보이지 않는 것도 이러한 관점에서 설명이 가능하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롱테일 반대편의 ‘머리’ 부분의 매출은 여전히 높다. 소수의 인기 상품은 여전히 잘 팔린다. 블록버스터, 베스트셀러는 더 많은 관심을 받는다.

3. 사회 심리적 관점에서 본 알파 선호

왜 바람둥이가 더 인기가 많은가? 다소 엉뚱한 얘기일수도 있지만, 이 질문에 대한 해답은 오늘날의 소비자들을 이해하는데 약간의 힌트를 제공할 수 있다. 역사 속 바람둥이의 대명사인 카사노바는 수 많은 이성을 만나고 유혹했다. 그럴수록 그의 인기는 더해갔다. 남녀를 불문하고 우리 주변에도 이성에게 인기 있는 사람들 주위에는 더 많은 이성들이 모여드는 부익부빈익빈 현상을 자주 찾아볼 수 있다. 남들이 좋아하면 나도 좋아하게 되는 심리다. 사실 이것은 몇 가지 무의식의 판단과정을 거친 선택이다. 다른 사람들이 선택했다는 것은 그들에게 이미 일종의 ‘검증’을 거쳤다는 것이다. 이는 사회적이든 유전적이든 우월성을 갖는 ‘알파’일 가능성이 높음을 의미한다. 때문에 이성적으로는 거부감이 들면서도, 감정적으로는 바람둥이에게 호감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소비자들도 이와 유사한 과정을 통해 제품과 기업을 판단할 가능성이 높다. 많은 사람이 선택한 것이 더 좋을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는 소비자들을 잡아두는 강력한 요소다.

알파를 기다리는 오늘날의 소비자

하지만 이러한 모습이 강하고 유혹적인 것을 선호하는 오늘날 소비자들의 성향을 전부 설명하지는 못한다. 여기에 현대사회의 특징과 라이프스타일의 변화가 맞물려 알파에 대한 선호를 강하게 만드는 것으로 판단된다. 먼저 개인 관점에서 살펴보자. ‘유혹의 기술’의 저자 로버트 그린은 유혹의 대상을 몇 가지 유형으로 분류하였다. 그 중 현대 소비자들의 성향과 잘 부합하는 유형이 있다. 바로 ‘우상숭배자’ 유형이다. 오늘날 우리는 많은 것들을 남과 비교한다. 물질적 가치가 세계를 지배하면서 이러한 현상은 더욱 심화되는 상황이다.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현재에 만족하지 못한다. 내적으로 공허감이 커지면서 이들은 숭배할 대상을 찾는다. 영화, 전자제품, 패션 등 다양한 분야에서 수 많은 마니아들이 인터넷 세계를 뒤덮고 있는 상황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여기에 대중문화가 발달하면서 더욱 자극적이고, 환상적인 간접 경험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도 유혹에 약한 소비자들이 늘어나는 한 원인이 된다. 굳이 그린의 분류에 따르자면, ‘좌절한 몽상가’ 유형에 속한다. 이들 소비자들은 미디어와 인터넷을 통해 즐겁고 다양한 경험을 한다. 하지만 곧 이상과 현실의 괴리를 절감한다. 때문에 사람들은 이러한 불일치를 보상해줄 유혹을 기다린다는 것이다.

사회적 관점에서도 알파의 힘이 점차 증대

사회적 관점에서도 알파적인 대상에 대한 선호는 설득력을 갖는다. 최근의 소비자들은 모바일, 웹, 휴대폰, PC 등 다양한 기술과 기기로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때문에 우리의 사회적 관계는 현실 세계를 넘어, 온라인 공간으로 확장되었다. 온라인 공간에서는 나의 지인뿐 아니라 지인의 지인까지 관계가 기하급수적으로 확장되는데, 여기에서 알파 선호의 기제가 발동한다. 온라인 상에서 나타난 새로운 관계 속에서 사람들은 현실의 자신보다 더 나은 모습을 보여주고자 하는 욕구가 강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사람들의 미니홈피를 살펴보면, 좋은 곳, 좋은 물건, 행복한 시간을 기록한 것들이 많다. 인간의 과시욕은 웹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굳이 어둡고 힘든 것을 내보일 필요가 없는 것이다. 자신을 포장하고자 하는 욕구가 커지면서, 사람들은 보다 유혹적이고 우월한 알파적 성향의 제품을 구매한다. 물신(物神)의 시대, 소비는 나 자신을 투사하는 가장 훌륭한 수단이기 때문이다. 모든 사람들이 열망하고 원하는 알파적 제품을 구매함으로써 나는 사회적 관계에서 보다 우월한 구성원으로 인식될 수 있다.

이 같은 현상은 리처드 도킨스(1976)의 저서 ‘이기적 유전자(The selfish gene)’에 소개된 밈(Meme)의 개념으로도 잘 설명된다. 밈은 동물의 유전자가 유전형질을 전달하듯 문화의 전달에 있어 유전자와 유사한 역할을 하는 전달단위를 뜻한다. 우월하고 유혹적인 알파적 제품은 경쟁제품에 비해 뛰어난 밈을 가졌다고 볼 수 있다. 오늘날의 소비자들은 웹으로 연결된 거대한 군체(群體)다. 때문에 우월한 사회적 유전자를 소유함으로써 무리 내에서 유형을 선도하고, 최소한 뒤쳐지지 않기를 바란다. 이는 동물의 세계에서 뛰어난 유전자만이 살아남고, 열등한 유전자가 소멸되는 과정과 유사하다. 이러한 현상은 최신 기기(Gadget)를 다루는 블로그, 커뮤니티 등에서 종종 관찰된다. 자신이 구매한 최신형 전자제품의 사용기를 올리면, 그 사람은 부러움의 대상이 된다. 그렇지 않은 사람은 새로운 제품을 구매할 때까지 커뮤니티의 관심에서 멀어진다. 더욱이 웹을 일상적으로 활용하는 새로운 세대들이 주류 소비자로 유입되면서, 우월한 밈을 가진 알파적 제품, 기업에 대한 선호 현상은 네트워크를 통해 더욱 확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Ⅲ. 알파 기업의 특징과 전략

1. 누가 알파 기업인가

그러면 어떤 기업이 알파 기업인가? 단순히 시장점유율이 높다고 해서, 매출과 수익률이 높다고 해서 알파 기업인 것은 아니다. 고객들이 그 기업의 제품에 만족할 수 없지만, 시장에 다른 대안이 없어서, 또는 단지 가격이 저렴하기 때문에 선택하는 경우를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현란한 마케팅과 브랜드 전략만으로도 알파 기업이 될 수는 없다. 본질과 다른 화려한 외관이나 감언이설 만으로는 소비자들의 지속적인 선택을 받는 것이 불가능하다. 기술과 가치의 혁신만으로도 알파 기업이 되는 것은 아니다. 기업들에게 혁신 활동이 일상화되면서 선도적 지위를 유지하는 일이 점차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케이트 루드먼(2006)은 저서 ‘알파 신드롬(Alpha Male Syndrome)’에서 알파의 성향을 다음과 같이 제시한다. 일반적으로 지배욕이 강하며, 자신감과 책임감이 강하다고 한다. 또한 결단력을 갖추고 있으며, 공격적이고 경쟁을 좋아한다. 창의적, 혁신적이면서도 확고한 기준과 자신만의 정체성을 가지고 있으며, 미래에 대한 안목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특성 때문에 알파들은 주변을 매혹시키고 이끄는 힘을 갖는다. 사람들은 마음 속에 알파의 이미지를 각인시킨다. 이러한 관점에서 알파 기업은 자신만의 강점을 바탕으로, 고객들의 마음 속에 강한 이미지를 가진 기업이다. 즉 강한 것을 원하는 오늘 날의 소비자들에게 최선의 선택, 고객들의 마음 속에 최고 우선순위의 대안으로 인식되는 높은 마인드쉐어(Mindshare)를 가진 기업인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소비자들의 마음을 얻을 수 있을까?

2. 유혹자와 닮은 알파 기업의 전략

유혹을 현대적으로 해석하고 적극적인 전략으로 새로운 유혹의 방식을 제시하는 소수의 사람들이 있다. 한 때 뉴욕타임스 기자로 활동하기도 했던 닐 스트라우스(2006)의 논픽션 소설 ‘더 게임(The Game)’에서는 현대적이고 전문적인 유혹자들의 세계를 엿볼 수 있다. 소위 ‘픽업아티스트(Pick up Artist)’라고 하는 사람들은 상대의 마음을 얻는 방법을 연구한다. 특히 이들은 유혹의 게임을 지배하기 위한 ‘알파’적인 유혹을 강조한다. 상대의 마음 속에 최고의 우선순위가 되기 위해 노력한다. 픽업아티스트 전략은 크게 세 가지로 압축할 수 있는데, 이는 알파 기업의 특징과 일치한다.

먼저 유혹자들은 유혹의 상황을 철저하게 유혹의 상대 입장에서 파악한다. 이것은 유혹자 자신과 경쟁자의 가치를 더욱 객관적으로 파악하고, 유혹의 상대가 원하는 것에 한 발 더 가까이 갈 수 있도록 만드는 마인드 세팅이다. 유혹의 상대자는 ‘아! 이 사람은 나를 이해해주는구나!’라고 느끼게 되며, 유혹에 응할 마음의 상태로 빠져든다는 것이다. 알파 기업도 고객이 원하는 것을 정확하게 알고 있다. 때문에 고객들은 머리가 아닌 마음으로 알파 기업들을 선택하게 된다.

두 번째는 상대의 입장에서 본 자신의 강점을 바탕으로, 내면과 외면의 일치, 컨그루언시(Congruency)를 만드는 것이다. 스스로의 매력, 강점과 외모, 커뮤니케이션 방식 등을 일치시키는 것이다. 이는 상대에게 강한 자신감으로 전달되며 유혹의 효과는 극대화 된다. 컨그루언시가 갖추어지지 않을 경우, 유혹의 상대자는 유혹자의 불안감과 내면의 혼란을 직감하고, 마음을 열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유혹은 미묘하고 섬세한 감정적인 영역이기 때문이다. 마음을 얻기 위해서는 상호간 신뢰가 바탕이 되어야 한다. 고객들은 알파 기업의 일관된 전략, 커뮤니케이션, 제품 때문에 이들을 신뢰한다. 특히 신뢰는 알파 기업을 또다시 선택하게끔 하는 선순환의 고리를 만든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셋째, 이를 바탕으로 유혹의 상황을 지배한다. 흥미거리를 먼저 제시하고, 선택 상황에서 거침없는 결단력을 보여주는 등 자신만의 원칙을 유혹의 상대에게 제시한다. 경쟁자가 나타나는 등 우호적이지 않은 상황에서도 차분함과 여유를 유지하고, 질투심을 드러내지 않는다. 유혹의 상대자는 이를 통해 유혹자가 게임의 룰을 주도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고 한다. 알파 기업도 시장의 게임 룰을 주도한다. 때문에 많은 경우 알파 기업은 선발자가 된다. 때에 따라서는 전혀 새로운 룰을 제시함으로써, 경쟁자로부터 자유로운 신시장을 창출하기도 한다.

3. 알파 기업의 유형

기업마다 처한 특성은 제 각각이다. 강점과 약점이 다르고, 고객이 다르며, 시장과 환경 등 모든 것이 다르다. 때문에 고객을 사로잡는 방식도 이에 따라 달라진다. 역사 속 유혹자들의 유형과 알파적 인물들의 특성, 그리고 복잡성 증대, 가치관 변화, 기술의 발전 등 오늘날의 사회, 문화적 변화를 감안할 때 기업들이 참고할만한 알파의 유형은 크게 세 가지로 압축될 수 있다. 카리스마를 보여주거나, 스타적인 신비감으로 접근할 수 있으며, 정신적 귀족주의 댄디즘을 제시할 수 있다.

카리스마적 알파 기업

먼저 카리스마는 오늘날의 복잡성과 혼돈 속에서 더욱 빛을 발할 수 있다. 20세기 초 막스 베버는 문명이 발전함에도, 더 많은 카리스마적 유혹이 존재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로버트 그린은 카리스마적 유혹자를 열정적인 신념가로 표현했다. 카리스마의 매력은 내면에서 우러나온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본질적인 강인함은 외면적인 자신감, 에너지, 목적의식 등으로 표현된다. 행동과 저항으로 흑인 운동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던 말콤 엑스(Malcom X)의 리더십이나 성서의 모세와 같은 인물들은 카리스마를 바탕으로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말콤에게는 뛰어난 학식과 열정이, 모세에게는 신의 계시라는 본질적 우월함이 강력한 무기였다.

기업들도 이 같은 카리스마적 성향으로 알파 기업이 될 수 있다. 소비자들은 이러한 유형의 기업들에게 혼란 속의 명확한 기준을 바란다. 알파 기업은 시장에서 가장 혁신적이고, 본질에 충실한 제품을 제공함으로써, 소비자들이 믿고 선택할 수 있는 하나의 권위를 제시할 수 있다. 시장에서의 카리스마는 대표성, 산업의 표준, 동급 최강의 기능과 성능, 업계 최초의 혁신 등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시장에서 이 같은 카리스마를 확보하기 위한 경쟁은 치열하다. 럭셔리 자동차 제조사 벤츠(Mercedes Benz), BMW 등은 초고성능, 최고급으로 인식되기 위해 각각 AMG와 M이라는 라인업을 가지고 있다. 이 라인업은 기본 모델을 획기적으로 뛰어넘는 성능을 발휘한다. 일례로 벤츠의 준중형 세단 ‘C 클라스’ 최하급 모델의 경우 184hp의 힘을 가지고 있지만, AMG 라인의 ‘C63’ 모델은 최고 출력은 그 2.5배인 457hp에 달한다. 같은 급의 BMW ‘3 시리즈’ 최하급 모델의 경우 출력이 156hp지만, M 라인의 ‘M3’ 모델은 최고 출력은 420hp나 된다. 자동차 회사들이 고성능 경쟁을 지속하는 것은 다름아닌 시장의 카리스마를 차지하기 위한 경쟁인 것이다. 이 밖에도 아우디(Audi)의 ‘RS 라인’, 폭스바겐(Volkswagen)의 ‘골프(Golf) GTI’ 등은 각 세그먼트에서 알파제품으로 인정받기 위한 기업들의 노력이다.

스타적 신비감을 활용하는 알파 기업

스타적 알파의 힘은 시간이 지날수록 강해질 전망이다. 소비자들은 대중매체를 통해 환상적이고 흥미로운 문화, 콘텐츠 등의 자극에 노출되어 있다. 하지만 사람들의 현실은 그렇지 않다. 이상과 현실의 괴리에서 방황하는 이른바 ‘좌절한 몽상가’들이 넘쳐나는 시대다. 일반적으로 스타형 알파 리더들은 대중과 거리를 둔 채 호기심과 환상을 자극함으로써 매력을 강화시킨다. 이러한 알파들은 세련된 커뮤니케이션을 바탕으로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연예계에서도 최상급 스타들의 경우 신비주의를 통해 오랜 동안 자신의 매력을 유지한다. ‘유혹의 기술’에서는 미국의 케네디(John F. Kennedy) 대통령을 이러한 유형의 알파 리더로 꼽는다. 닉슨과의 TV 토론에서 케네디가 보여준 스타일은 할리우드 스타와 비견된다. 닉슨이 구체적인 자료를 인용하면서 이성에 호소하는 반면, 케네디는 자유와 새로운 사회, 미국의 개척정신 등 보다 추상적이고 이상적 가치를 제시하면서 대중의 상상력을 자극했다. 이 것은 전혀 새로운 방식의 정치적 설득이었다. 그는 현실과 이상을 오가며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뛰어난 알파적 리더였다고 평가 받는다.

일군의 기업들은 소비자들이 바라는 이상적인 삶의 방향을 제시하거나, 폐쇄적이고 신비주의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스타성을 유지한다. 애플은 이러한 유형에 상당히 잘 부합하는 알파 기업이다. 애플의 폐쇄적인 기업 운영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신제품 출시 전까지 모든 내용은 철저하게 비밀에 부쳐진다. 외주를 통해 모든 제품을 만드는 애플은 아웃소싱 업체에게 자신들의 제품만을 위한 별도의 공간, 팀을 요구하는 등 철저한 보안 유지를 중대 조건으로 내건다. 투자자들이나 시장과의 커뮤니케이션에도 인색해서 가끔 열리는 신제품 발표회를 통해서나 소식을 들을 수 있다. 반면 신제품이 출시되면, 세련되고 획기적인 방식으로 시장과 커뮤니케이션 한다. 2007년 애플의 MP3 플레이어 ‘아이팟 터치 1세대’ 제품이 처음 등장했던 신제품 발표회에서는 멀티터치 방식의 사진 확대축소 기능이 소개되었다. CEO 스티브 잡스의 프레젠테이션은 SF 영화에서나 볼 수 있었던 기술을 현실에 접목함으로써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었다.

댄디즘(Dandyism)을 자극하는 알파 기업

삶의 질이 향상되면서 소비자들은 물질적 가치를 넘어 정신적인 가치를 추구하고 있다. 제품에 있어서도 기능, 성능, 내구성과 같은 본래적 가치뿐 아니라 문화, 철학, 스타일과 같이 한 단계 더 높은 가치를 요구한다. 라이프스타일의 다양성이 확대되고, 개개인에게 부여된 권력과 영향력이 증대되면서 정신적으로 만족할 수 있는 삶을 원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 때문에 사람들은 ‘정신적 귀족주의’ 댄디즘을 동경한다. 로버트 그린은 댄디적 유혹이 자유롭고, 통속적이지 않기 때문에 강렬하다고 설명한다. 세련되고 섬세하기 때문에 한 가지 유형으로 정의될 수 없다고도 한다. 댄디는 시대가 요구하는 가치를 자신만의 방향으로 독특하게 해석해서 제공한다. 때문에 댄디적 유혹 방식은 다양화하는 고객 가치를 만족시켜주는데도 적합하다.

고급 AV 제품을 만드는 뱅앤울룹슨(Bang&Olufsen)은 단순하면서도 독창적인 스타일을 제시한다. 100년 역사의 로벤타(Rowenta)의 경우 주방용 가전, 미용가전 등에서 감각적인 디자인으로 유럽인들의 이목을 사로잡는다. 소위 하이컨셉(High concept) 기업들로 분류할 수 있는 이들은 전통적인 혁신의 한계를 돌파하기 위해 독특한 아이디어와 창의력을 활용한다.

사회적 유전자 밈의 역할은 이들 기업에 있어 특히 강한 것으로 판단된다. 일례로 오늘날과 같이 웹을 통해 자신의 삶을 전시(展示)할 수 있는 사회에서, 이들 기업의 제품 하나를 자신의 블로그나 미니홈피에 올려두는 것만으로도 주변으로부터 세련된 사람으로 인식될 수 있다. 때문에 댄디형 알파 기업의 제품을 구매한 고객들은 일종의 과시적 목적에서 구매한 제품의 사진 등을 게시한다. 웹 상에서 이들 기업의 제품이나 스타일에 대한 정보를 얻기 쉬운 데는 이러한 이유도 한 몫 한다.

최근 들어서는 공존, 분배, 환경 등 한 차원 높은 철학이나 이타적 가치를 비즈니스와 접목한 기업들이 늘고 있다. 이처럼 새로운 시대정신(Zeitgeist)을 선도하는 기업들이 앞으로의 댄디형 알파 기업의 한 유형이 될 것이다. 이러한 기업들은 주로 ‘먹고 살만한’ 선진지역에서 등장한다. 댄디형 알파 기업은 순수한 이타적 동기 외에도 내면적 만족감, 과시적 욕구에 의해 자신들의 제품을 구매하리라는 것을 날카롭게 파고든다. 이들은 자신들의 고객들에게 단순히 먹고 사는 것만이 아닌 삶의 격조와 풍미를 제공한다. 도요타의 하이브리드 자동차 ‘프리우스(Prius)’와 같은 제품은 댄디즘을 잘 파고든 제품이다. 프리우스는 하리브리드 자동차 시장의 상징으로, 친환경적 이미지와 디자인이 적절하게 조화되어 있다. 사람들은 프리우스를 구매하면서 자부심, 우월감과 같은 정신적 만족을 얻게 된다. 소득이 증가하고, 가치의 다양성이 증가할수록 개개인의 소비자는 점점 더 특별한 삶을 원하고 있다. 유혹의 기본은 유혹의 상대자가 스스로 특별한 존재로 느끼도록 만드는 것이다. 댄디형 알파는 이러한 유혹의 정석에 탁월하다. 앞으로 댄디형 알파기업들이 더 많은 분야에서 등장할 것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Ⅳ. 알파 기업에서 배운다

사실 시장에서 모두가 알파 기업이 될 수는 없다. 각 시장과 산업의 특성상 그렇게 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할 수도 없다. 하지만 혼란과 경쟁 심화는 모든 시장에서 나타나고 있는 일반적인 현상이다. 고객들의 눈에 들고, 마음을 사로잡는 일은 점점 더 어려워질 것이다. 하지만 알파 기업은 다르다. 고객들이 먼저 알파 기업을 떠올린다. 때문에 우리 기업들도 알파 기업의 전략을 살펴봄으로써 고객들에게 한걸음 더 다가가고, 경쟁에서 우위를 획득할 수 있는 힌트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고객이 진정으로 이해받고 있다는 느낌을 제공

먼저 유혹자들이 상대의 관점에서 게임을 바라보는 것처럼, 알파 기업도 철저하게 고객의 관점에서 자사의 가치와 강점을 이해한다. 오늘날 많은 기업들이 고객 관점, 고객가치를 내세운다. 과거에 비해 고객 관점의 접근은 많은 발전을 이루었다. 그러나 여전히 부족한 점은 많아 보인다. 유혹자들은 진정한 상대의 니즈를 알기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 역사적인 유혹자 카사노바(Giovanni Giacomo Casanova)는 이성을 만난 순간부터 그에 대해 연구했다. 기분을 맞추고 즐겁게 해주는 것을 넘어, 유혹의 상대자의 삶에 없는 것을 파악해 그 부분을 채워주었다.

상대의 생각을 읽고 적절한 대응을 해주는 것은 이해받고 있다는 느낌을 제공하며, 유혹의 대상을 특별한 존재로 느끼게 해줄 수 있는데, 오늘날의 기업들에게도 매우 중요한 시사점을 던진다. 고객이 원하는 것뿐 아니라, 고객 스스로 인식하지 못했던 고객가치까지도 먼저 제시해 줌으로써, 고객을 특별한 존재로 느끼게 해주는 것이 바로 알파 기업이 되기 위한 전제조건이 될 것이다. 사람들이 애플의 맥(Mac) 노트북을 사용하면서 느끼는 ‘개인적 자유, 고유한 생활양식, 개성’ 등의 감정은 스스로를 좀 더 특별한 존재로 인식하게끔 함으로써, 고객을 재구매로 이끄는 강한 힘을 발휘한다. 대만의 IT기업 아수스(Asus)는 보다 간편하면서도 저렴하게 인터넷을 사용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잠재적 욕구를 간파했다. 아수스는 이러한 요구를 저가 프로세서와 작은 화면을 가진 ‘Eee PC’라는 제품으로 만들어 냈으며, ‘넷북’ 시장의 강자로 등장했다. 초기 Eee PC 사용자들은 스스로를 실용적이면서도 유행과 기술을 선도하는 소비자로 느낄 수 있었다. 넷북 시장의 급성장과 함께 아수스는 과거의 부품기업이라는 이미지를 넘어, 노트북, PC 등 완성품 시장에서도 ‘이름값’을 높이고 있다.

기업 전반에 걸친 언행일치가 필요

두 번째로, 기업들은 자신들이 제시하는 가치와 커뮤니케이션, 제품 등 기업 전반에 있어서 일관성을 유지해야 한다. 유혹자들이 주장하는 일치, 즉 컨그루언시가 기업의 비전, 핵심역량, 제품, 디자인, 마케팅, 가격전략 등 모든 기업 활동에서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고객들이 인식하는 기업의 가치, 이미지에 컨그루언시의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 즉 내가 잘하는 것을 중심으로 전략적인 정합성을 가지는 것보다는, 시장에서 나에게 요구하는 방향으로 전략의 일치가 나타나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조직의 관성, 무관심 등 내부적 요인뿐 아니라, 시장의 빠른 변화와 경쟁 등 외부적 요인으로 인해 컨그루언시를 유지하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유혹의 세계에서도 과도한 언변, 화려한 외모만으로는 ‘아첨꾼’이나 ‘눈요기’ 정도로 밖에는 어필하지 못하듯, 제품의 특성과 동떨어진 브랜드, 과도한 마케팅 등은 기업을 의심하게 하고, 소비자들의 마음을 멀어지게 만든다. 오늘날의 고객들의 정보력은 기업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강하다. 내부의 사소한 불협화음도 고객의 신뢰를 저해한다. 신뢰가 없이는 유혹도, 고객의 선택도 없음을 인식해야 한다.

또한 컨그루언시는 장기적인 관점에서도 중요하다. 유혹자들이 몰락한 많은 경우를 살펴보면, 자신의 가치, 태도, 커뮤니케이션에서 일관성을 갖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 배신 당한 유혹의 상대는 더욱 차갑게 돌변한다. 마찬가지로 알파의 지위는 강하지만, 그 만큼 유지하기도 어렵다. 적어도 기업에 있어 유혹은 장기적인 관점의 접근이 필수적이다.

스와치 그룹에 속한 고급 시계 ‘오메가(Omega)’의 경우 기술, 디자인,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 이러한 모습을 잘 보여준다. 오메가는 첨단 기술과 심플한 디자인을 가진 시계다. 주로 올림픽, 스포츠 경기 등에서 시간을 표시하는 란에 ‘오메가 마크(Ω)’가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처럼 오메가는 1930년대부터 기술력, 역동성의 이미지를 전달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1969년에는 ‘아폴로11’의 우주비행사들이 오메가를 착용하고 달에 다녀오게 되었다. 이는 무중력과 극한의 저온과 고온에 견디는 오메가의 기술력을 소비자들에게 강하게 각인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오메가는 기술적 우월성, 세련되고 역동적인 이미지, 커뮤니케이션 방식의 일치를 통해 자신만의 차별적인 지위를 갖는 시계로 인정받고 있다.

공격적이지만 차분한 게임의 주도자로서 행동 관점을 변화시키고, 일치를 이루었다면 마지막으로는 시장의 게임을 주도해야 한다. 유혹자들이 자신만의 프레임으로 유혹의 게임을 만들어나가듯, 기업도 혁신적인 기술, 비즈니스 모델 등 시장을 주도할 수 있는 새로운 이슈를 지속적으로 제시해야 한다. 이같은 행동은 실제로 시장의 선발자가 되는 방법이면서, 고객과 경쟁자, 협업 상대자들의 마음속에 시장을 지배하는 알파 기업이라는 인상을 주는 방법이기도 하다. 새로운 경쟁자의 도전이나 경쟁기업의 비방 등에도 맞대응하기 보다는 원칙과 본질적인 우월함을 앞세워 초연하게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례로 마이크로소프트의 사장 스티브 발머는 애플의 새로운 OS ‘스노우 레오파드(Snow Leopard)’와 관련하여 공공연하게 애플을 자극했지만, 늘 그렇듯 애플은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았다. 강한 유혹자들은 불안해하거나 질투하지 않는다. 오히려 유혹의 경쟁자를 자신의 프레임에 끌어들여 이를 역이용한다. OS 시장의 마이너 플레이어였던 애플의 ‘스노우 레오파드’는 오히려 MS와 비교되면서 장점이 부각되는 반사적 이익을 얻었다. 유혹의 게임에서 경쟁자가 조급해질수록 경쟁자의 가치는 떨어지고, 나(유혹자)의 가치는 상승하는 원리와 같다.

알파 기업·제품의 지배력은 더욱 커질 것

유혹은 인간의 역사와 함께 존재해 왔다. 카사노바와 같은 실존 인물뿐 아니라, 돈 주앙(Don Juan)과 같은 전설, 가공의 유혹자도 있다. 도덕과 윤리의 문제는 차치하고라도 사람들은 이러한 인물들에게 매력을 느낀다. 이들을 주제로 한 많은 영화, 문학, 새로운 스타들의 등장은 이를 반증한다. 과거에도 현재도 사람들은 알파를 찾는다. 시장에서도 마찬가지다. 고객을 유혹하고 마음을 사로잡는 알파 기업의 수는 점점 더 늘어날 것이다.

현대적 유혹자를 다룬 ‘더 게임’에 등장하는 대부분의 인물들은 처음에는 유혹의 게임을 이해하지 못했다. 이들은 유혹을 자신과 상대 이성만의 게임으로 착각한다. 하지만 유혹자들이 늘어나는 세계에서 상대 이성은 이들을 잘해야 고만고만한 ‘선택대안’ 중 하나로 생각하거나, 심지어는 눈에 띄지 않는 ‘투명인간’으로 여길 수도 있다. 오늘날의 기업들 중에도 자만이나 편견에 빠져, 스스로가 아쉬운 대로 선택된 고만고만한 대안이거나 눈에 잘 띄지 않는 ‘투명인간’ 기업임을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의외로 많다.

오늘날의 혼란한 시장 상황에서 ‘이 정도 가격이면, 이 정도 디자인이면 고객들이 봐 주겠지…’라는 생각은 위험하다. 고객들의 마음을 얻기 위해서는 어느 때보다도 강하고, 차별적인 자극이 있어야 한다. 남들 보다 조금 낮은 가격, 조금 더 좋은 스펙으로 시장의 혼란에 일조하기 보다는 우월한 유혹자, 알파 기업이 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살면서 수천번, 수만번의 유혹을 받았을 매력적인 이성에게 진부한 유혹은 ‘지루함’을, 고만고만한 유혹은 ‘선택의 혼란’을 야기할 뿐이다. 유럽의 유명 픽업아티스트 ‘배드보이(Badboy)’는 “유혹은 로켓(폭탄)이 떨어지는 것 같은 충격이 느껴져야 한다(Die Anmache muss sich anfu¨hlen wie der Einschlageiner Rakete)”고 주장했다. 시장의 경쟁을 감안하면 앞으로 소비자들이 직면할 유혹은 현재 우리가 생각하는 이상이 될 것이다.

*위 자료는 LG경제연구원이 발표한 보고서의 주요 내용 중 일부 입니다. 언론보도 참고자료로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보도자료 출처 : LG경제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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