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150만원 이상 사교육, 일반고 재학생보다 영재학교 6.1배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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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150만원 이상 사교육, 일반고 재학생보다 영재학교 6.1배 많아
  • 석희열 기자
  • 승인 2024.01.15 12: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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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고 5.4배, 자사고 4배, 외고/국제고 3배 더 많아
다양한 학교 선택권을 보장하기 위해 도입된 고교체제가 오히려 사교육 부추겨
강득구 의원·사교육걱정없는세상, '희망 고교 유형별 사교육 실태 조사' 결과 발표
"대한민국 사회가 교육을 하고 있는 건지, 학습노동을 실시하고 있는 것인지 의문"
"대입 격차가 지속될 경우 일반고 황폐화는 가속화되고 입시 만능주의 팽배해질 것"
강 의원 "교육부는 현 상황을 더이상 방치하지 말고 특단의 교육정책 내야 한다"
국회 교육위 민주당 강득구 의원과 교육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15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현 교육체제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교육부는 현 상황을 더이상 방치하지 말고 특단의 교육정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촉구했다.copyright 데일리중앙
국회 교육위 민주당 강득구 의원과 교육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15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현 교육체제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교육부는 현 상황을 더이상 방치하지 말고 특단의 교육정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 데일리중앙

[데일리중앙 석희열 기자] 월 평균 150만원이 넘는 고액 사교육비를 지출하는 중3 학생의 경우 일반고를 희망하는 학생은 7.2%에 불과했지만 과학고를 희망하는 학생은 42.9%나 되는 걸로 나타났다. 또 영재학교 25%, 외고/국제고 19.5%, 자사고 15.7% 등이었다.

그 차이가 크게는 5.9배에서 작게는 2.1배에 이른다. 이러한 격차는 현재의 고교 체제로 인해 중학생들이 얼마나 사교육에 내몰리고 있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고1 학생들이 고액 사교육비를 지출하는 비율도 고교 유형에 따라 큰 격차를 나타냈다. 

일반고에서는 7.1%에 불과했던 고액 사교육비 지출 현황이 영재학교에서는 무려 6.1배에 이르는 43.8%로 치솟았다. 그리고 과학고는 5.4배, 자사고는 4배, 외고/국제고는 3배에 달하는 결과를 보였다. 

다양한 학교 선택권을 보장하기 위해 도입된 고교체제가 오히려 사교육을 부추기고 선택 기회도 사교육 접근성이 높은 이들에게만 담보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교육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과 국회 교육위 민주당 강득구 의원은 15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런 내용의 '2023년 희망 고교 유형별 사교육 실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설문 조사는 2023년 12월 4일부터 12월 15일까지 전국 17개 시·도 내 413개 학교를 대상으로 이뤄졌다. 중3 및 고1 학생 5594명, 해당 학교의 중·고교 교사 1742명이 응답했다.

나성훈 사교육걱정없는세상 홍보국장은 "중학교 단계에서는 심야 사교육이, 고등학교 단계에서는 주말 사교육이 심각한 상황"이라며 "대한민국 사회가 교육을 하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학습노동을 실시하고 있는 것인지 의문을 품을 수밖에 없다"고 개탄했다. 

나 국장은 "학생들이 선행 학습을 필연적인 것으로 여길 수밖에 없는 데는 여러 교육 제도와 환경이 작용한다"며 "선행 학습을 받지 않아도, 학교 공부만 충실히 해도 학교에서 불이익을 받지 않을 수 있는 교육제도 및 환경을 구축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교육당국에 촉구했다.

이번 설문 조사에서는 고교 서열화와 관련한 인식도 조사했는데 전체 응답 교사의 65.7%가 '서열화된 현 고교체제에 문제가 있다'고 답했다.

'문제 있음'으로 응답한 교사들에게 '고교 서열화가 야기한 문제점'이 무엇인지 추가 질문을 던졌다. 그 결과 '사교육 비용 증가에 따른 가계의 경제적 부담'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고교 서열에 따른 대입 결과 격차'에 대해서는 응답 교사의 95.5%가 '문제 있다'고 답했다.

또 '우수 학생의 특정학교 쏠림 현상으로 인한 일반고 황폐화 문제가 있느냐'는 물음에 응답 교사의 94.8%가 '그렇다'고 답했다.

신소영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정책팀장은 "대입 격차가 지속될 경우 일반고 황폐화는 가속화되고 입시 만능주의는 더 팽배해 질 수 있다"면서 "현장 교사들만큼 교육당국이 상황의 심각성을 엄중히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강득구 의원은 "설문조사 결과 현재의 서열화된 고교체제가 중·고등학생들의 고액 사교육비, 심야 및 주말 사교육, 소속 학교에 따른 위화감, 일반고의 황폐화 등 수많은 문제들을 파생시키고 있다"며 "교육부는 현 상황을 더이상 방치하지 말고 특단의 교육정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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