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만여 간호사들, 강력한 대정부 투쟁 예고
상태바
2만여 간호사들, 강력한 대정부 투쟁 예고
  • 석희열 기자
  • 승인 2024.05.23 17:1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한간호협회, 23일 국회 앞에서 간호법제정 촉구 결의대회... 2만여 명 집결
21대 국회에서 간호법 제정되지 않으면 간호사 업무 관련 시범사업 보이콧
여야 정치권 향해서도 "간호법 제정 지연시키면 역사적 심판을 마주할 것"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와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일정에 합의하라"
24일과 27일 용산 대통령실 앞과 국회 앞에서 다시 간호법 제정 촉구 집회
전국에서 모인 2만명의 간호사들은 23일 국회 앞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고 21대 국회에서 간호법안이 제정되지 않으면 의료공백 사태로 인해 정부가 진행 중인 간호사 업무 관련 시범사업을 전면 보이콧하겠다고 선언했다. 여야 정치권을 향해서도 강력한 투쟁을 에고했다. (사진=대한간호협회copyright 데일리중앙
전국에서 모인 2만명의 간호사들은 23일 국회 앞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고 21대 국회에서 간호법안이 제정되지 않으면 의료공백 사태로 인해 정부가 진행 중인 간호사 업무 관련 시범사업을 전면 보이콧하겠다고 선언했다. 여야 정치권을 향해서도 강력한 투쟁을 에고했다. (사진=대한간호협회)
ⓒ 데일리중앙

[데일리중앙 석희열 기자] 간호사들이 21대 국회에서 간호법안이 제정되지 않으면 의료공백 사태로 인해 정부가 진행 중인 간호사 업무 관련 시범사업을 전면 보이콧(거부)하겠다고 선언했다.

자신들의 요구안이 관철되지 않는다면 강력한 대정부 투쟁 등 실력행사에 나서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국민의힘과 민주당 등 여야 정치권을 향해서도 간호법 제정을 방해하거나 지연시키는 세력은 역사적 심판을 마주할 것이라고 엄중히 경고했다.

자신들의 이익 관철을 위해 집단행동에 나서고 있는 의사협회 등 의사들에게는 "고통 속에 신음하는 환자를 나 몰라라 팽개친 과오에 대해 왜 반성하지 않고 간호법안에는 무조건 반대하느냐"고 질타했다.

대한간호협회는 23일 국회 앞에서 전국 간호사 2만여 명이 모인 가운데 '전국 간호사 간호법안 제정 촉구 결의대회'를 열고 "21대 국회 내에 간호법안이 제정되지 않는다면 간호사 업무 관련 시범사업을 전면 보이콧하겠다"고 밝혔다.

간호계를 대표해 간호법안 제정을 이끌어 온 대한간호협회 신경림 간호법제정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비롯한 결의대회 참석자들은 '국회와 정부의 간호법 제정 약속 미이행 시 강력 투쟁 선언문'을 채택했다. 5월 24일과 27일 국회 보건복지위 전체회의가 열리지 않고 간호법 통과가 무산되면 강력한 투쟁에 나선다는 내용이다.

전국에서 모인 2만 간호사들은 "간호법 통과를 위한 마지막 기회인 5월 24일과 27일에 회의가 열리지 않는다면 강력한 대 정부 투쟁을 직면하게 될 것"이라며 "그동안의 의사 파업 등으로 인한 의료대란과는 비교할 수 없는 큰 물결로 다가설 것"이라고 정부와 정치권에 경고했다.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와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에게 즉시 만나서 국회 의사일정에 합의할 것을 요구했다.

탁영란 대한간호협회 회장은 "간호법안은 21세기와 2024년을 관통하는 '시대정신'임을 명명백백하게 천명한다"며 "간호법안을 반대하는 자와 지연시키려는 세력은 먼 훗날이 아니라 바로 오늘, 이 자리에서 그리고 머지않은 장래에 반드시 역사적 심판을 받게 되리라"고 엄중 경고했다.

이어  "22대 국회가 열리고 의대 증원이 부른 의료 상황이 해소되면 간호사들은 또다시 범법자로 내몰리게 된다"며 "간호와 관련 법이 없어 법적 보호를 받지 못한 채 과중한 업무와 불법에 간호사들이 내몰리는 열악한 상황을 이대로 보고만 있을 거냐"고 따져 물었다.

탁 회장은 21대 국회를 향해 "약속한 시간은 이제 일주밖에 남지 않았고 간호사들은 오늘도 위기의 의료 현장을 지키고 있다"며 "국민들 앞에 한 간호법안 제정 약속을 지켜 달라"고 호소했다.

간호사들은 병원을 뛰쳐나가 환자를 돌보지 않고 자신들의 이익 관철을 위해 집단행동을 벌이고 있는 의사들을 향해 볼멘 목소리를 높였다.

탁영란 회장은 의사협회에 대해 "의정갈등이라는 황당한 국면을 만들어놓고 고통 속에 신음하는 환자를 나 몰라라 팽개치고 병원을 뛰쳐나간 스스로의 과오에 대해 반성하지 않고 국민 건강을 더 잘 보살피고 '노인돌봄·간호사 처우개선'을 지향하는 간호법안에는 왜 무조건 반대하느냐"며 "반대하기에 앞서 스스로 기억상실, 양심불량이 아닌지 성찰부터 하라"고 질타했다.

언론에 대한 쓴소리도 나왔다.

탁영란 회장은 "진실·사실·팩트 앞에선 국민의힘도 민주당도 의사협회도 언론들도 결코 예외가 될 수 없다"며 "대의와 시대정신 앞에서 통 크고 정직한 그런 정치인들을 보고 싶고 어떠한 경우에도 환자를 저버리지 않는 의사다운 양심적인 참 의사들을 만나고 싶고 시대정신과 개혁을 무시하지 않는 그런 언론이 그립다"고 말했다.

또 간호법 제정의 당위성을 역설했다.

탁 회장은 특히 "초고령사회와 국민의 보편적 건강 확보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간호사들의 역할을 강화하고 이들을 보호하는 것이 바로 '시대정신'이고 '의료개혁'"이라고 주장했다.

대한간호협회 손혜숙 제1부회장은 대국회 호소문을 통해 "의료법의 간호사 업무 중 '진료의 보조'.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어떤 업무를 어떤 기준으로 해야 하는지 아무것도 정해지지 않은 모호한 '진료의 보조'로 의료현장의 간호사는 의료기관장으로부터 불명확한 업무를 무분별하게 지시받고 수행하도록 강요받고 있다"며 "우리가 다시 시작한 4번째 도전이 또다시 끝나지 않도록 도와 달라"고 호소했다.

전국 17개 지부와 10개 산하단체를 대표해 대국회 호소에 나선 대구시간호사회 서부덕 회장은 "지금 현장의 간호사들은 매우 지쳐 있다. 이렇게 소진돼 가면서도 현장을 떠날 수 없는 간호사를 이렇게 외면하실 것이냐"며 "국민들의 절실한 요구에 귀를 기울여 달라"고 국회에 요구했다.

국회 앞 의사당대로를 가득 메운 간호사, 발령 대기 중인 신규 간호사, 간호대학생 등 2만여 명은 "간호사가 법적 보호 속에서 국민과 환자에게 최선의 간호를 제공할 수 있도록 여야와 정부가 합의한 간호법안을 21대 국회에서 반드시 제정해 달라"고 국회를 향해 소리를 질렀다.

이날 결의대회에는 의사 집단행동으로 인한 의료공백 속에서도 환자 곁을 끝까지 지킨 전국 각지의 간호사들이 흰색 상의를 입고 모여 의사당대로를 흰색 물결로 가득 채웠다.

2만여 간호사들은 "21대 국회는 간호법안을 즉각 통과시켜라!" "약속을 지켜라, 간호법!" "제정하라, 간호법, 통과시켜라, 간호법!" "간호법, 약속을 지켜라!" "국민 곁을 지키자, 간호법 투쟁" 등을 줄기차게 외쳤다.
 
이들은 시민들에게 간호법안 제정의 정당성을 알리고 여야 정치권을 압박하기 위해 국민의힘 당사와 민주당 당사까지 거리 행진을 벌였다.

이날 전국 2만 간호사들의 간호법안 제정 촉구 결의대회는 대한간호협회 공식 유튜브채널 'KNA TV'를 통해 실시간 생중계됐다

한편 대한간호협회는 오는 24일과 27일 용산 대통령실 앞과 국회 앞에서 다시 한 번 간호법안 제정을 촉구할 예정이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