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 모르는 직장' 한국자산관리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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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도 모르는 직장' 한국자산관리공사
  • 석희열 기자
  • 승인 2010.10.18 19:54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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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리후생비·명퇴금 등으로 100억원 '흥청망청'... 공사 "신의 직장 아니다"

▲ 한국자산관리공사 선진화 추진 실태(단위 : 천원). (자료=감사원).
ⓒ 데일리중앙
한국자산관리공사(KAMCO)가 임직원들에 대한 복리후생비와 명예퇴직금 등으로 국민 혈세 100억원을 흥청망청 지급하는 등 도덕적 해이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명예퇴직자 61명에게 정부 기준보다 55억6399만원을 과다 지급하고, 연차휴가보상금으로 10억214만원을 추가 지급하는 등 100억원에 가까운 돈을 펑펑 썼다. 그러나 이러한 자금 집행이 규정에 없거나 이사회 의결 없이 마구잡이로 써 버린 것으로 드러나 감사원 지적을 받았다.

자산관리공사의 내막을 들여다 보면 '신의 직장'을 넘어 '신도 모르는 직장'이라는 우스개 소리가 절로 나올 정도다.

미래희망연대 김정 국회의원은 18일 "한국자산관리공사에 대한 감사원의 '공공기관 선진화 추진실태'(처분일 2010년 8월 23일) 자료를 검토한 결과, 이사회 의결 없이 근로자의 날 행사비로 12억4600만원을 지급했고, 규정 근거도 없고 이사회 의결도 없이 창립기념품 6억4400만원을 지급했다"고 지적했다.

자산관리공사는 또 연차휴가 보상금의 산정 기준수를 규정에서 정한 209시간이 아니라 183시간으로 운영해 그 차이로 계산한 14억156만원을 과다 지급했다. 명예퇴직자 61명에게는 정부 기준인 30억6633만9000원보다 55억6399만8000을 더 지급했다.

휴가와 휴일을 과다 운영해 모두 4982일의 휴가를 사용했고, 연차휴가 보상금으로 10억214만7000원을 추가로 지급했다. 노조사무실 근무자 인건비 5100만원도 부당 지원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실상 100억원 가까운 돈(99억871만1000원) 돈을 근거 규정이 없거나 규정을 무시하고, 혹은 이사회 의결 절차 없이 지급하는 등 방만한 경영을 한 셈이다.

자산관리공사는 직원들에게 주택 구입자금과 전세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또 해마다 두 차례 체육대회를 하도록 복지규정에 정하고 있고, 근로자의 날에는 1인당 40만원의 행사비를 지원하도록 해 사실상 현금 지원이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학자금 지원 또한 상상을 뛰어 넘는다. 높은 등록금 때문에 휴학이 일상화되어 있는 대학생 자녀를 둔 보통의 가정과 비교하면 자산관리공사 직원들은 딴 나라 사람들인 셈이다.

학자보조금과 학자금 무이자 대여 2가지로 이뤄지는데 국내 학교는 등록금의 100%, 국외 학교는 국립 및 주립은 국내 국공립학교, 사립은 국내 사립학교를 기준한 등록금의 100% 이내로 하고 있어 해외 유학생까지 학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이렇게 해서 직원들에게 2010년 8월 말 기준으로 무이자 학자금이 12억6800만원 지급됐다.

▲ 김정 미래희망연대 국회의원.
ⓒ 데일리중앙
의료비 보조와 콘도 등 휴양 시설 이용도 최고 수준이다. 시간나면 언제든 가족과 함께 콘도 시설을 이용할 수 있도록 올해만 콘도회원권 9개를 추가로 구입해 모두 59개 콘도 계좌를 소유했다.

또한 차량도 올해 본사에서 3대를 신규 구매(6814만원)하고 3대는 임차했다. 지사에서도 차량 9대(1억9892만원)를 새로 구입했다.

이쯤되면 이른바 '신의 직장' '신이 부러워하는 직장'이라는 소리를 들을 만하다. 김정 의원은 '신도 모르는 직장'이라고 꼬집었다.

김 의원은 "신의 직장이라는 한국거래소도 방만한 경영으로 질타를 받았지만 거래소 못지 않은 신의 직장 내지 신도 모르는 직장이 많다"면서 "규정도 무시하며 퇴직금을 더 주고, 휴가비도 더 주고, 행사비 등으로 100억원에 가까운 돈을 낭비하는 것을 보고 채무자들이 어떻게 생각하겠냐"고 자산관리공사의 방만경영을 질타했다.

김 의원은 "돈이 없어 기업이 넘어가고 주식이 휴지가 되고 채무자는 거리에 나앉는데, 부실 채권을 회수한다는 자산관리공사가 이런 식으로 하는 것은 도덕적 해이 수준이 아니라 대국민 사기행위나 마찬가지"라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이에 대해 자산관리공사 쪽은 감사원의 지적사항에 대해서는 인정하면서도 이사회 의결을 거치지 않았다는 지적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자산관리공사 인사부 박상원 복리후생팀장은 <데일리중앙>과 통화에서 "감사원 지적은 다 맞는 말이다. 다른 공사(기관)도 마찬가지 지적을 받았다"며 "지급에 앞서 이사회 의결을 거치지 않았다는 부분은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감사원 지적은 이사회 의결을 거쳤지만 정부 기준과 맞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라는 것.

박 팀장은 또 "공기업 평균 연봉으로 따지면 우리는 최하 수준이다. 감사원 지적은 맞지만 신의 직장이라는 말은 맞지 않다"며 억울해 했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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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자 2010-10-18 23:02:19
신이 요즘 어떻게 사나 햇더니...

미리네 2010-10-18 22:40:24
알면 알수록 대한민국이라는 나라 대단한 것 같다.
저런 인간들이 마음 편히 발 뻗고 잘 수 있는 나라가 대한민국 밖에 더 있겠나.
저건 사기가 아니라 완전히 날강도 도둑놈보다 더 극악한 인간들이다.
국민들 심정이 어떨까. 당장 잡아서 모조리 족치고 싶지 않겟는가. 분통터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