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산업진흥원, 뇌물 준 업체와 버젓이 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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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통신산업진흥원, 뇌물 준 업체와 버젓이 계약?
  • 김주미 기자
  • 승인 2016.10.05 09: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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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체 대표는 진흥원 팀장 출신... 5년 동안 30건 31억6000만원 연구용역 계약
▲ 박홍근 더민주 국회의원은 5일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이 뇌물 혐의로 대표가 불구속된 업체와 또 다시 연구용역 계약을 체결했다며 업체와의 유착 의혹을 제기했다.
ⓒ 데일리중앙

[데일리중앙 김주미 기자]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이 직원들에게 뇌물을 준 혐의로 대표가 불구속된 업체와 또 다시 연구용역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불구속된 이 업체 대표는 정보통신산업진흥원 팀장 출신이어서 여러 의혹을 낳고 있다.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의원은 5일 "지난 5월 26일 검찰은 2012년부터 업체 대표로부터 연구용역 수주 대가로 7600만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의 사업총괄본부장과 팀장을 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이 두 직원은 현재 1심 재판이 진행 중이고 미래부는 이들에 대한 감사를 마치고 조만간 '파면' 의견을 담은 징계행정처분을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은 이들 직원이 구속된 지 한 달 뒤 해당 뇌물사건으로 대표가 불구속된 '00컨설팅'과 8000만원 규모의 연구용역 계약을 체결했다.

뇌물 수수로 면보직된 직원들이 구속됐는데도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은 뇌물 제공 업체로부터 6월 15일 제안서를 받아 6월 21일 최종평가를 통해 00컨설팅과 연구용역 계약을 체결한 것.

박홍근 의원은 "이는 '계약의 체결·이행과 관련하여 뇌물을 준 자는 입찰 참가자격을 제한'하도록 한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 제 27조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 계약운영요령' 제64조를 정면으로 위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불구속된 00컨설팅 대표는 정보통신산업진흥원 팀장 출신으로 구속된 직원들과 함께 근무했던 것으로 밝혀져 논란이 예상된다.

실제 00컨설팅은 2012년 이후부터 현재까지 5년 동안 30건 31억6000만원 규모의 연구용역을 싹쓸이 수주한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은 퇴직직원들에 대한 관리규정 자체가 없다.

단순 예산만 2360억원이고 정부 ICT R&D 자금까지 모두 합치면 1조원이 넘는 예산을 다루는 ICT공공기관치고는 퇴직직원들에 대한 관리가 매우 허술하다는 지적이다.

박홍근 의원은 "2014년 발생했던 임직원 뇌물 수수사건 이후 또 다시 뇌물 사건이 발생한 것은 이러한 비리업체와의 뿌리 깊은 유착과 비리 불감증 때문"이라며 "연이은 비리사건에 대해 원장뿐만 아니라 미래부도 책임을 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이번 뇌물사건에 연루된 업체들은 모두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의 퇴직 직원들이 창업하거나 취업한 업체들"이라면서 "관련 업계에 종사하는 퇴직직원들에 대한 현실적인 관리방안을 수립해야 한다"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김주미 기자 kjsk@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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