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한국은행 털어 좋은 곳에 써도 좋다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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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 "한국은행 털어 좋은 곳에 써도 좋다는 것인가"
  • 김주미 기자
  • 승인 2016.10.21 11: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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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의 미르·K재단 언급 맹비판... "불법으로 갈취한 돈을 좋은 목적으로 사용한들..."
▲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20일 청와대에서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면서 미르·K스포츠 재단 의혹과 관련해 "어느 누구라도 재단과 관련해 자금 유용 등 불법행위를 저질렀다면 엄정히 처벌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청와대)
ⓒ 데일리중앙

[데일리중앙 김주미 기자] 박지원 국민의당 비대위원장은 21일 박근혜 대통령이 미르·K스포츠 재단에 대해 언급한 데 대해 "유체이탈 화법"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앞서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20일 청와대에서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면서 미르·K스포츠 재단 의혹과 관련해 처음으로 입장을 밝혔다. 의혹이 제기된 지 한 달 만이다.

박 대통령은 먼저 "재단들이 대통령의 퇴임 후를 대비해서 만들어졌다는데 그럴 이유도 없고 사실도 아니다"라며 "만약 어느 누구라도 재단과 관련해 자금 유용 등 불법행위를 저질렀다면 엄정히 처벌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문화체육 분야를 집중 지원하고 우리 문화를 알리며 어려운 체육 인재들을 키움으로써 해외시장을 개척하고 수익 창출을 확대하고자 기업들이 뜻을 모아 만들게 된 것이 두 재단의 성격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과거에도 많은 재단들이 기업의 후원으로 사회적 역할을 해 왔는데 전경련이 나
서고 기업들이 이에 동의해 준 것은 감사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대통령은 이어 "앞으로 두 재단이 시작할 때 미비했던 부분들을 다듬고 숙고해서 문화와 어려운 체육인들을 위한 재단으로 거듭나 더 이상의 의혹이 생기는 일이 없도록 감독 기관이 감사를 철저히 하고 모든 것이 투명하게 운영되도록 지도와 감독해달라"고 당부했다.

▲ 박지원 국민의당 비대위원장은 21일 "불법으로 갈취한 돈을 좋은 목적으로 사용했다고 합리화될 수 없다"며 전날 박근혜 대통령의 미르·K스포츠 재단에 대한 언급을 강하게 비판했다.
ⓒ 데일리중앙

이에 대해 박지원 비대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공식회의에서 "유체이탈 화법을 이용
해 또 다시 국민과 국회를 무시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박 위원장은 특히 대통령이 '두 재단은 좋은 방향으로 일을 했다'는 취지로 말한 것을 언급하며 "마치 한국은행을 털어서 좋은 곳에 써도 좋다는 이야기냐"고 반문했다.

박 위원장은 "미르·K스포츠 재단은 시작부터 불법이다. 처음부터 불법적으로 재벌로부터 800여 억원을 갈취해서 사용했다. 불법으로 갈취한 돈을 좋은 목적으로 사용했다고 합리화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은 대통령이 두 재단의 설립에 청와대 개입 사실을 사실상 인정했다며 미르게이트 수사는 청와대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금태섭 민주당 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우리는 대통령의 이번 발언을 최순실 게이트에 대한 최종적인 결론이 나올 때 반드시 기억할 것"이라며 "이제 검찰의 수사는 국민들의 불신과 분노가 시작된 곳에 모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 대변인은 "재단의 자금 유용 등 불법 의혹에 대해 누가 배후이며, 누가 실질적 조정자였는지 그리고 누가 이런 총체적인 불법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하는지 밝히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김주미 기자 kjsk@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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