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교포 강경희씨, 미네소타서 날아와 문재인 선거 자원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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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교포 강경희씨, 미네소타서 날아와 문재인 선거 자원봉사
  • 김용숙 기자
  • 승인 2017.05.02 14: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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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 순간 함께하고 싶어 귀국... 미국인 남편과 초등학교 1학년인 아들도 미국서 응원해줘
▲ 미국 미네소타 주 교민인 강경희씨는 지난 4월 9일 문재인 민주당 대선 후보 선거 자원봉사를 위해 미 미니애폴리스 공항~시카고 오헤어 공항~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서울 노원구에서 자원봉사를 하고 있는 강씨는 문재인 후보가 김대중~노무현 정부에 이어 민주정부 3기를 이끌어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 (사진=강경희씨 페이스북)
ⓒ 데일리중앙

[데일리중앙 김용숙 기자] 문재인 민주당 대통령 후보를 위해 자원 봉사하는 강경희씨(43). 그는 재미 교포다. 자그마치 1만1054㎞ 떨어진 곳에서 문 후보 지지를 위해 서울에 왔다.

미국 미네소타 주 교민인 강씨는 미 미니애폴리스 공항~시카고 오헤어 공항~인천국제공항 코스로 20시간을 날아 왔다.

지난 4월 9일 한국에 도착해 서울 노원병 지역구에서 유세를 벌이고 있다. 이 지역은 국민의당 안철수 대통령 후보가 국회의원을 했던 곳이다.

강씨는 "미국에서 촛불집회에 참가하고 싶었지만 마음 뿐이었다"며 "대통령 선거가 당겨져 열리게 되니까 정권교체를 하는 역사적 순간에 함께하고 싶어 귀국해 자원봉사를 하게 됐다"고 말했다.

미국에서도 강씨가 사는 곳에는 우리 교포들이 많지 않다고 한다. 조국의 촛불집회 소식을 전해들으며 마음으로 응원했다고.

강씨가 애초 관심이 없던 정치에 눈을 돌리게 된 계기는 세월호 참사. 미국인 남편이 세월호 참사를 자신에게 알려줬다고 한다. 그 기가 막힌 일이 벌어지는 것을 보고 이래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페이스북 등 소셜 미디어와 미국의 한인 주부들 모임 사이트 '미시유에스에이'에서 활발하게 활동했다.

대선에서 자원봉사를 하고 싶다는 마음을 먹었지만 상황은 녹록치 않았다. 은행에 다니는 남편이 공인재무분석사(Chartered Financial Analyst) 시험을 준비하고 있었기 때문. 1년에 한 번 6월에 치르는데 자신이 4,5월 집을 비우는 게 걱정.

초등학교 1학년생인 아들 잭(한국명 강은우)도 돌봐줘야 했다.

그러나 오히려 용기를 준 것은 남편이다. 한국에서 6년 간 살았고 부인 모국이어서 한국 상황에 늘 관심을 갖고 있던 남편은 평소 문재인 후보 기사가 나오면 스크랩해서 강씨에게 보내주곤 했다.

남편은 "일생에서 정말 하고 싶은 일이 있는데 때를 놓치면 안 된다. 한국에서 자원봉사를 하는 게 행복하다면 다녀오라"고 부인을 격려하며 힘을 보태줬다.

귀국하기 두 달 전부터 강씨는 자원봉사를 위해 체육관에 다니면서 매일 1시간씩 체력을 키웠다고 한다. 그는 미시유에스에이 사이트 '정치방'에 귀국 소식을 올렸고 많은 응원을 받았다고 한다.

"우리는 못가니 우리 몫까지 해달라" "재미교포 대표로 가니까 우리 대신 몇배 뛰어달라"고 요청하는 댓글이 주를 이뤘다.

지난달 한국에 들어와 셋째 언니 집에 머물고 있는 강씨는 문재인 후보 유세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 출퇴근 인사, 율동과 유세 등 눈코 뜰 새 없다고 한다.

주로 활동하는 곳이 안철수 후보의 직전 지역구여서 처음에는 싸늘한 시선을 많이 받았다고. 출근 때 180도 몸을 굽히는 '폴더 인사'를 해도 그냥 지나치는 사람들이 많아 냉랭한 분위기를 피부로 느꼈다.

하지만 바닥을 열심히 누비고 유세 활동을 계속 다니면서 점차 분위기가 누그러지며 좋아지고 있다고 즐거워 했다. 이제 차창을 내려 손을 흔들어주거나 멀리서 보고 찾아와서 악수를 해주는 지역민들이 많아 졌다고 전했다.

이처럼 이역만리에서 찾아와 문재인 후보 자원봉사를 하는 이유가 궁금했다.

그는 "저도 예전엔 정치인은 정치, 우리는 우리, 이렇게 서로 다른 세계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세월호 참사, 보육대란 등을 보면서 그게 아니라는 걸 깨닫게 됐다.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더 많은 국민이 정치에 참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20대 젊은이들은 취업도 힘들고 연애도 힘들다는데 그럴수록 정치에 참여하고 선거 때 꼭 한 표를 행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래는 누구도 아닌 자신이 바꾸는 것이라고.

그는 사전투표를 하지 않고 5월 9일 국내 주소지인 전라남도 벌교에 가서 직접 투표할 계획이다.

김용숙 기자 news7703@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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