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아 "구의역 사고 3주기, 150만원이던 월급 20만원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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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아 "구의역 사고 3주기, 150만원이던 월급 20만원 됐다"
  • 송정은 기자
  • 승인 2019.05.28 11: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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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아 "그 전 노동 현장 실습보다 훨씬 더 후퇴했다.. 오히려 안전 훨씬 보장 못 받고 있는 거나 다름없다" 호소
▲ 이은아 전국특성화고졸업생노조 위원장은 28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최근 현장 실습 환경에 대해 설명했다.(사진=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홈페이지 화면 캡처)
ⓒ 데일리중앙

[데일리중앙 송정은 기자] 3년 전 오늘 홀로 지하철 스크린도어를 설치했던 한 19살 청년은 스크린도어에 끼어 세상을 떠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구의역 김 군 사건' 3주기를 앞두고 연관 노동조합 등은 산업안전보건법 하위 법령의 개정을 촉구하고 나선다

구의역 김 군 사건이 일어난 후 이와 유사한 사고들이 생겼다.

재작년 고 이민호 군은 제주에서 음료 공장 현장 실습을 하며 자동 포장 적재기에 끼어서 사고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주에서 고 홍수연 양은 전화 콜수 압박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올해에 김태규 씨는 엘리베이터에서 추락해 세상을 떠났으며 이들은 특성화고를 다니는 재학생이거나 졸업생인 것으로 밝혀졌다.

오늘 추모 문화제를 진행할 예정이며 이은아 전국특성화고졸업생노조 위원장은 28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최근 현장 실습 환경에 대해 말했다.

과거 구의역 김 군 사고가 생겼을 때 이은아 위원장은 몇 살이었을까?

이은아 위원장은 "3년 전이면 저는 재학 중이고 한창 고등학교 2학년. 18살이었을 때인데 '특성화 고등학교 졸업생' 이라는 타이틀을 아예 달고 뉴스에 나온 게 처음이기도 했어서 수도권 쪽에서는 실제로 집회에 참가하거나 이게 굉장히 컸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그는 "제가 다녔던 고등학교가 워낙 지방에 있고 그럴수록 학교가 (그런 일에 대해) 말을 잘 안 하기도 하고 아무래도 몸이 좀 멀리 떨어져 있으니까 '아, 이런 일이 뉴스에 뜨네?'이런 정도의 감각만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갑자기 특성화고 출신의 이들이 모여서 이야기를 해 봐야겠다고 하게 된 계기는 무엇일까?

이은아 의원장은 "3년 전, 2016년에 그때 한 번 술렁이고 그 이듬해였던 거 같은데 제주도 생수 공장에서 실습을 하다 숨진 이민호 군 계셨고 전주 콜센터에서 돌아가신 홍 양. 그리고 뿐만 아니라 안양 공장에서도 사고 있었고 기타 지방에서, 특히 좀 현장 실습생 분들이 많이 돌아가신 사고가 진짜 분기별로 일어났다"고 밝혔다.

이어 "1년 단위도 아니고 분기별로 그것도 현장 실습생이, 나랑 비슷한 또래가 계속 사망하는 사건이 일어나니까 이때부터 학생들이 본인 문제라는 걸 확실히 인지하고 움직여야겠다는 자각을 하게 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구의역 김 군 사고가 워낙 강렬했다. 그 후에도 큰 변화가 없었냐? 왜 이런 사고가 줄줄이 계속 났냐?'는 진행자 질문에 이 위원장은 "현장 실습 제도가 개선돼야 된다는 거, 졸업생들이 이런 환경이 개선돼야 된다는 걸 이야기를 했는데 그때 당시에 바뀐 건 일하셨던 구의역의 하청 업체 직원분들이 전부 다 정규직으로 전환이 되고 노동조합이 생긴 것. 그 당시, 그 현장에서만"이라 말했다.

이어 "그 회사만 바뀌고 전체적인 제도는 거의 손대려고 하지 않았다"며 "현장 실습 제도 해결해라라고 하니까 오히려 현장 실습 제도를 없애려는 움직임이 있었고"라고 말했다.

그는 "현장 실습이 위험하면 현장 실습을 폐지하겠다, 안전을 위해. 이런 식으로 나왔었고"라며 "우리가 정말 필요한 건 현장 실습이 제대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을 하라는 것이지"라고 호소했다.

이은아 위원장은 "문제는 거기로 가서 과연 안전하게 학습만 하고 있는지 감독이 제대로 되냐 이건데 전에 현장형 실습 제도랑 똑같이 감독은 제대로 잘 안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오히려 현장으로 갔는데 학생의 신분만 유지하고 노동자성을 완전 삭제해 버렸다"며 "일에 학습을 한다는 명목으로 투입한다는 사례가 실제로 주변에서 많이 들려오기도 했고 임금을 주는 게 아니라 실습비를 주는 걸로 좀 변경이 됐다"고 밝혔다.

그는 "그 실습비가 식비, 교통비 다 포함해서 20만 원 정도만 받을 수 있었다"며 "그건 절대로 사람이 생활할 수 있는 그런 돈이 아니고"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이전에는 얼마를 받았을까?

이 위원장은 "작년 기준 최저임금이었던 것 같다"며 "거의 150만 원 정도가 20만 원으로 훅 줄어든 거다"라고 밝혔다.

그는 "그전에 우리들이 가던, 진짜 노동을 하던 현장 실습보다 훨씬 더 후퇴했다, 오히려 안전도 훨씬 보장 못 받고 있는 거나 다름없다는거다"라고 호소했다.

그렇다면 특성화고 학생들이 현실적으로 원하는 개선은 과연 무엇일까?

이 위원장은 "사실 제일 원했던 거는 현장 실습을 가서 일을 하기는 하는데 그전에는 이렇다 할 감독이… 학교 선생님들이 그 현장을 돌았다"고 말했다.

그는 "진짜 일반적인, 상식적인 일자리에서 일을 배우고 싶다. 그래서 그 일에 안정적으로 적응을 해서 취업으로 계속 이어질 수 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송정은 기자 beatriceeuni@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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