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전 지사, 10월 재선거 불출마 전격 선언
상태바
손학규 전 지사, 10월 재선거 불출마 전격 선언
  • 석희열 기자
  • 승인 2009.09.20 19:40
  • 댓글 2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아직 반성 끝나지 않았다" 대선 밑그림... 민주당 지도부, 판단 제고 요청

"제가 지금까지 살아온 삶과 정치역정을 되돌아 볼 기회를 가졌습니다. 우리나라의 앞날과 국민이 바라는 세상을 그려보기도 했습니다. 바람직한 정치상에 대해서도 여러 가지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저 자신의 정치적 처신에 대해서도 여러 가지 반성할 기회를 가졌습니다."
"불출마 결정을 하기까지 수없는 고뇌를 했고 고독한 기도를 많이 했습니다. 그리고 멀더라도 옳은 길을 가는 것만이 지름길이라는 믿음으로 이번 결정을 내렸습니다. 저는 민주당, 나아가 민주와 진보진영 전체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묵묵히 고민하고 또 실천해 나가겠습니다."

정치 복귀를 위한 10월 재선거 출마가 유력하게 거론되던 손학규 전 경기지사(민주당 상임고문)가 20일 불출마를 전격 선언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즉각 판단을 제고해 줄 것을 요청했다.

손 전 지사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어 "수원 장안구 보궐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지난 정치 역정에 대한 반성과 자숙의 시간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것이 표면적인 이유다.

그는 지난해 7월 당시 통합민주당(민주당의 전신)의 당 대표직을 그만두고 홀연히 강원도 춘천 산골로 들어가 자연을 벗하며 반성의 시간을 갖고 있다.

"제가 지금까지 살아온 삶과 정치역정을 되돌아 볼 기회를 가졌습니다. 우리나라의 앞날과 국민이 바라는 세상을 그려보기도 했습니다. 바람직한 정치상에 대해서도 여러 가지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저 자신의 정치적 처신에 대해서도 여러 가지 반성할 기회를 가졌습니다."

산골 아저씨로 고구마 심고 배추 키우며 닭장을 오가며 지난 1년 자숙의 시간을 보낸 그는 아직도 반성의 시간이 끝나지 않았다고 고백했다.

손 전 지사는 "무엇보다 '정치가 국민의 희망이 되지 못하는 현실'에 대한 고민은 여전히 제게는 숙제로 남아 있다"면서 "저의 출마가, 제 한 몸이 국회의원에 도전하고 원내에 입성하는 것이 국민의 슬픔과 분노에 대한 해답이라고 생각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지금 민주당에게 필요한 것은 민주당이 국민의 지지와 신뢰를 받는 것입니다. 어려울 때일수록 정도를 가야합니다. 지명도와 지지도가 높은 '거물'로 당장의 전투를 이기고자 하는 것은 앞으로 다가올 더 큰 전쟁을 이기는 길이 아닙니다."
민주당에 대한 고언이 이어졌다.

"지금 민주당에게 필요한 것은 민주당이 국민의 지지와 신뢰를 받는 것입니다. 어려울 때일수록 정도를 가야합니다. 지명도와 지지도가 높은 '거물'로 당장의 전투를 이기고자 하는 것은 앞으로 다가올 더 큰 전쟁을 이기는 길이 아닙니다."

그는 민주당에 대해 사즉생의 각오로 나서야 한다고 충고했다. "민주당은 지금 앰플주사로 잠시 일어날 생각을 해서는 안되며, 보약으로 당장 기력을 회복하려고 해서도 안된다"고 지적했다."찬바람을 맞고 험한 길을 헤치며 처절한 각오로 자기단련을 하라"고 했다.

손 전 지사는 "민주당이 한국 사회의 미래에 대한 해법을 가지기 전에는 국민의 신뢰를 다시 찾을 수 없다는 것이 제 생각"이라며 "그런 점에서 손학규가 나가 이겨서 민주당을 살린다는 생각에 공감할 수가 없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민의 요구는 더 먼 곳에, 더 큰 곳에 있다는 것이 제 생각이다. 저 손학규는 스스로 민주진영 전체의 승리를 위한 도구로서, 거름으로서, 방편으로서 쓰였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말해 대권 도전의 큰 그림을 구상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손 전 지사의 불출마 선언으로 민주당으로선 대략 난감해졌다.

수도권에서 반드시 이기겠다며 정세균 대표를 비롯해 송영길·김진표 최고위원, 이미경 사무총장 등 당 지도부가 나서 3고초려를 해왔던 터라 충격적으로 받아들여진다. 당장 선거 전략 수정도 불가피해졌다.

우상호 대변인은 "손학규 상임고문이 재보궐선거 출마를 하지 않고 민주당의 후보로 결정된 후보를 도와 당선시키겠다고 한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라며 "민주개혁진영을 위해 다시 이 판단을 제고해줄 것을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민주당 지도부는 2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문제에 대해 대책을 논의하고 정세균 대표가 직접 손 전 지사에게 출마를 다시 한번 간곡히 권유할 예정이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2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산골소녀 2009-09-21 02:13:26
아무래도 국회의원보다는 대통령에 꿈이 있는듯......

임와룡 2009-09-20 21:36:14
조무래기들처럼 재보선에 나갈 생각이 없지
이미지 구길 일 잇나 그런데 나가게
자기는 2012년 대통령 선거에 출마할 생각을 하고 있느데
민주당에서 재보선에 선수로 좀 뛰어달라고 하니 당치도 않는 소리지.
대권 도전할 사람에게 동네 선거에 나가라고 하면 누가 나가겠나.
정세균은 그런 큰 수를 못읽는다니까.